[프로젝터] 벤큐 W4000i, 간단한 첫인상
한국 기준 오늘(6월 5일) 정식 출시되는 벤큐의 신상 프로젝터 W4000i를 체험해 볼 기회가 있었기에, 간단한 첫인상을 적어 봅니다.
1. 제품 체험 환경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 주변광이 잘 차단되는 편이고 차광도 완벽한 공간
- Da-lite JKP 어피니티 1.3게인 스크린/ 16:9 기준 133인치 투사
- 재생 기기는 오포 UDP-203/ 4K UltraHD Blu-ray 타이틀 재생
개중 JKP 어피니티는 필자도 사용하는 스크린이라, 투사 사이즈는 다르지만 프로젝터 특성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포 역시 계속 사용해 온 익숙한 기기라서, 따로 설정한답시고 헤맬 일이 없어서 편했고.
* 참고로 본 프로젝터의 자세한 기능 소개나, 다른 환경에서 투사한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DP 공식 리뷰도 게재되어 있으니, 그쪽을 참조하셔도 좋겠습니다.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dpreview&wr_id=69928
2.
위 환경에서 UDP-203의 HDR Auto 세팅을 통해, 최근에 리뷰를 해서 컨텐츠 특성을 잘 알고 기억하는 4K UltraHD Blu-ray 타이틀 셋(블랙 아담, 샤잠! 신들의 분노,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을 감상해 본 결과는 이렇습니다.
> 전반적인 해상감은 0.65인치 DLP 조합답게 우수한 편이며, 동적 해상감 측면에서도 좋은 인상
(* 샤프니스 세팅 및 픽셀 인핸서 세팅을 모두 0으로 조정한 상태 기준)
> (전작 X3000i와 마찬가지로)눈에 확 띄는 컬러 브레이킹도 없는 편
> 다만 일부 특정 패턴의 패닝 영상 등에서 살짝 저더 비슷한 끌림이 잠시 눈에 띄었는데, 소자 특성상 하드웨어 문제라기보다는 프로세싱 딜레이 등으로 추정
> 최대 밝기는 전작 X3000i에서 좀 더 올라간 3200안시루멘이되, (밝기가 중요한 HDR 입력 시 자동 권장 선택되는)HDR10 모드(WCG off) 기준 실제 투사 광량은 1900안시루멘 정도.
> 이 상태에서 기존 벤큐의 맵핑인 HDR-PRO만으론, HDR 다이내믹스 체감 확장에 큰 도움이 안 됨. (최대인 +2까지 올리면 블랙이 너무 뜨고, -2까지 내리면 화이트가 너무 죽는 식)
> 대신 W4000i부터 추가된 지역 대비 보정(Local Contrast Enhance)의 강도 조정(꺼짐/ 낮음/ 중간/ 높음까지 총 4단계)을 통해 HDR 맵핑을 보조할 경우 > 위에서 언급한대로 1.3게인/ 133인치 환경에서도 상당히 괜찮은 HDR 체감이 가능(= HDR 특유의 대비감과 화면 밝기 톤의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음)하며, 덕분에 X3000i의 HDR 구현력에 비해서도 발전했다는 체감을 받기 쉬움
> 색감의 경우 HDR10 모드 디폴트 상태에서도 아주 크게 틀어지는 기색은 아니며, WCG On의 경우 좀 더 광색역을 화사하게 낼 수는 있으나 > (일반적인 WCG 필터 공식을 감안할 때)최대 밝기가 Off 대비 대략 30%-40% 가량 다운되고 실제로도 그 정도 내려가는 것으로 보이므로 크게 권장하진 않음
> 색상 캘리브레이션 메뉴가 이전 벤큐의 비슷한 클래스 제품 대비 좀 더 상세해진 편이지만, 밝기 세팅이 다소 제한적(각 모드별로 지정 밝기값이 있고 유저가 변경할 수 있는 한도가 70-100% 구간뿐이다보니, 캘리든 HDR 맵핑 커스텀이든 다소 환경 제한이 따르는 편)이라서 > 모든 환경에서 빡빡한 표준 캘리가 가능할지는 다소 의문
> 그래도 HDR 맵핑 능력 발전 덕에, 특히 HDR10 투사 기준 전체적인 색감 등 종합 인상은 이전 벤큐의 비슷한 클래스 제품군 대비 분명 어필력이 더 향상
3.
복잡한 이야기 빼고 간단하게 말하면, 동사의 전작 X3000i 대비 크건작건 모든 면에서 발전감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단순 스펙 시트뿐 아니라 실투사 광량도 X3000i 동일 모드 기준 200-300안시 가량 올라갔고, HDR 맵핑 능력도 신 모드(지역 대비 보정) 덕에 향상되어서 > 종합적인 HDR 투사 능력이 올라간 게 고무적인 셈.
동시에 제품의 기본 튜닝 지향점 자체가 뭔가 LCD TV스러운 느낌도 있고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a. 블랙의 경우 X3000i보다는 다소 나아진 인상이 있으되, DLP 자체 특성 및 광원 파워의 동적 조정 기능이 없는 W4000i의 한계상 온오프 블랙이 아주 획기적으로 나아진 것은 아니며 & 안시 블랙도 과거 고급형 DLP들의 수준까지 내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나
b. 대신 특히 HDR 맵핑 능력 향상의 영향으로, 기본적으로 쨍하면서 필요에 따라 짱짱한 기운도 들게 만들 수 있는 지극히 디지털스러운 영상의 구현에 성공
물론 X3000i도 이런 경향성이 엿보이긴 했지만 W4000i는 이 노선을 더욱 확실히 한 인상이고, 그 덕분에 아마 이 가격대에서 입문 혹은 이보다 낮은 가격대의 프로젝터에서 업그레이드를 고려하는 분들에게 소위 '눈도장 찍기' 상당히 좋게 만들어 놨습니다. 또한 그렇기에 소위 광학 스크린 계통의 (영상 제작 의도 재현이나 계조 등의 세부적인 면에서 정확한 화면 구현보다는)명암 강조형 스크린까지 조합하면, 아무래도 시너지가 커지면서 더 어필하기 좋겠다 싶기도 하네요.
4.
이외에도 (비록 수동이긴 해도)렌즈 쉬프트가 추가되면서 설치 편의성도 좋아진 점이나, 내장 스피커도 여전히 있고 LED 광원이라 갖는 장점(균일도가 괜찮은 편에 수명도 길고 열도 상대적으로 덜 나는 강점)도 여전히 가지고 있어서 > 특히 이 가격대에서 오래 쓸 프로젝터를 원하는 소비자 니즈에 잘 부합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소음은 (외부 측정에 따르면)피크 광량 기준으로 43.2dBA 가량 측정된다는지라, 37dBA 선에서 멈췄던 X3000i 대비 더 시끄럽긴 합니다. 그리고 함께 제공되는 스트리밍 동글이 모든 컨텐츠를 HDR 고정 투사(SDR 컨텐츠도 HDR로 투사)하는 약점이 있으므로, 스트리밍은 엥간하면 외부 플레이어 연결로 보는 게 좋겠다는 건 단점이겠네요.
아울러 (어쩌면 가장 큰)단점을 더 꼽는다면, X3000i 대비 상당히 비싸진 가격이겠습니다. 달러 기준 2999달러/ 국내 발매 정가 450만원대라는 가격은, 본격적으로 프로젝터와 AV에 투신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손댈 수 있는 영역으로 넘어가는 경계선? 쯤 되니까요. 그럼에도 요즘 많이들 채용하는 렌즈 메모리 기능이 없는 건 그럴 수 있다쳐도, 여전히 수동 조정 포커스/ 쉬프트라는 건... 아무래도 가격 대비 쌈마이한 느낌은 있었습니다.^^;
단지 필자는 예전에 X3000i의 간단한 감상을 언급하면서 '벤큐가 X3000i에서 두드러진 아쉬운 부분들까지 모두 챙기고 한화 500-600만원 정도에 투입하기라도 한다면 글쎄, 초중급형 프로젝터 시장은 꽤 긴장해야겠다는 생각은 든다.'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W4000i의 인상은 거기에 많이 근접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대신 그 반대급부로 X3000i 당시엔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의 가성비'가 돋보였다면 vs W4000i는 그보다 영상 퍼포먼스도 더 발전했고 쉬프트 등 편의성도 더 챙겨줬으되, 가격이 슬슬 '당연히 그정도는 해야한다'는 쪽으로 넘어가는 영역이라 > 상대적으로 X3000i 수준의 가성비 어필력이 나오는 건 아니다, 뭐 이런 모양새가 되긴 했네요.
결국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개인적으론 벤큐의 이런 선택 덕에 국내 정식 발매 프로젝터 중에서도 좀 더 퍼포먼스 지향 측면에서 선택기가 늘어났다는 생각은 듭니다. 소니 코리아가 프로젝터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엔 정말 고만고만한 단판 DLP들 사이에서 (3판 LCD 방식인)엡슨 LS12000 정도나 우뚝 솟은 그런 모양새였는데, W4000i 정도면 이런 상태인 한국 프로젝터 시장에 꽤 활력소가 될 듯 싶습니다.(덩달아 다른 DLP 제조사들도 자극받아서 분발하면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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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vc나 소니의 리얼4k 레이저프로젝터는 위 제품보다 안시루멘이 더 낮지만 가격은 훨씬 비싼데 실제 밝기를 비교해도 위 제품이 더 밝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