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칼레이도스코프 추천하기가 애매하네요.

보통 하이스트물(혹시 용어가 생소하신 분이라면 강탈, 큰 규모의 절도라고 생각하시면 무방하겠죠)은 기본만 해도 시간은 아깝지 않기에 해당장르의 드라마나 영화는 시간이 되면 챙겨보는 편인데 이 칼레이도스코프(만화경이라는 뜻)는 구성이 참 특이합니다.

 총 9개의 에피소드인데 첫번째 에피소드는 그냥 오프닝크레딧만 보여주는 1분 남짓한 짧은 영상입니다.

인 봐도 무방... 

 이 드라마는 주인공(배우는 브레이킹 배드와 배터 콜 사울에서 구스타보 프링 역으로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의 주도아래 팀을 규합해 한탕하는 내용이긴 한데 보통 이런 장르의 드라마나 영화가 주인공들의 서사, 팀을 모으는 과정, 작전계획, 실행, 에필로그 이런 식으로 전개가 진행되잖아요. 근데 이 영화는 6주전, 7년전, 5일전, 3주전, 24년전, 실행 다음날, 실행6개월 후,실행 당일 이런 식으로 에피소드들을 전개합니다. 

시간순대로 진행을 한다면(오션스 일레븐, 도둑들처럼) 해당계획이 과연 실행에서 오류가 발생하지 않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실행순간을 기다리면서 그들이 성공하길 바라겠죠. 그러다 실행순간 변수가 발생하면 조마조마하면서 제발 무사히 넘어가라 하는 마음으로 보고요. 근데 이 드라마는 그 구성을 저렇게 뒤섞어놨으니 대신 느끼는 재미는 왜 지금 저 사람들 관계가 이렇게 됐지? 지금 상황은 왜 이렇게 꼬인거야? 하는 궁금증에서 비롯됩니다. 이런 참신한 구성은 중반까진 좋습니다. 근데 그건 5번째(사실상 네번째) 에피소드인 24년전 여기서 그쳐야 했습니다. 그 후론 실행 당일, 실행 다음날, 실행6개월 후 이렇게 순차적으로 보여줬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범행 실행이 제일 마지막 에피소드인데 결론을 먼저 봤으니 범행 실행 에피소드는 결과적으로 감흥이 사라지더군요. 아까도 말씀드렸듯 결론을 먼저 보여줬으니 범행 당일 어떤 일이 있었는가가 관건인데 그것도 기대가 안 되죠. 왜냐 이미 실행 다음날과 6개월 후 에피소드에서 주인공들의 대사나 상황을 통해 유추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뭔가 반전처럼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범행당일 일어났던 일중엔 좀 어이없는 부분도 있고요.

만약 재미있었다면 2회차 감상시엔 시간순으로 에피소드들을 골라보라는 제작진의 의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근데 결과적으로 큰 재미를 주는데는 실패했거든요. 그럴 거면 실행6개월 후 에피소드의 내용은 그렇게 만들었으면 안 되고요.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히는 못 쓰겠습니다만 오션스 일레븐을 기대하고 보시면 안 됩니다.)

만약 이 드라마 보실 분들은 제작진의 에피소드나열순으로 보지 마시고요.

7년전, 6주전, 3주전, 24년전, 5일전,실행 당일, 실행 다음날, 실행6개월 후 이렇게 보시는 거 추천합니다.

24년전 에피소드는 처음부터 보는 것보다 범행이 가까워졌을 때 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제 점수는 80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