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식민지 컴플렉스"라는 서글픈 딱지
일본에 배상을 요구하고, 과거사에 대한 사죄에 집착하지 마라.
한국이 그렇게 못난 나라가 아니다, 식민지 컴플렉스를 버려라.
언제까지 반일 선동으로 정치적 이득을 챙길 셈이냐.
참 재밌는 발상입니다. 나름 미래 지향적이고, 발전한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아주 대범하고 통큰 자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식민지 컴플렉스라는 말에서 짙은 서글픔을 느낍니다.
한국 못난 나라가 전혀 아닙니다. 맞죠, 반일 선동에 집착하기엔
한국 커도 너무 커버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일본과의 외교 과정에서 현대 한국인들이 가장 의문을 갖는 것은
어처구니 없을 만큼 허술한 검증, 국익에 대한 전략적 치밀함 부재입니다.
"일본인은 정직하다."
이 말에 감동 받았는지, 일본 최악의 극우매체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여러 가지 무능으로 궁지에 몰린 기시다 총리는 지지율 50%까지 노린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서글픈 대목은
일반적인 외교 상식, 국가 관계에서 유독 중시해야 할 것들은 일본에 대해서만은 모조리 생략하면서
대체 왜 식민지 컴플렉스도 필요없을 만큼 성장한 한국의 국민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압수수색을 당해야 하고, 늘 범죄자 취급을 기본 값으로 설정당해야 하냐는 겁니다.
특히 자신과 정치적 지향이 다르다 싶은 집단도 아닌데
자신들의 잘못으로 떼죽음을 당해야 했던 이태원,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 대해서조차
비열한 영장 청구로 마약 혐의가 없는지 집요하게 캐고 또 캐서, 죽어서도 마음 편할 수 없는 치욕을
살아있는 가족들에겐 뼈를 긁어내는 것 같은 원한과 분노를 안겼지요.
조선놈은 음침하며, 우울하고, 깨끗하지 못하기에
명랑한 만화와 소설, 마음가짐을 북돋울 필요가 있다는
일제 후반기 문화 통치의 '명랑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명랑 만화라는 것도 그렇게 해서 생겨났다지요.
일본인은 정직하다는 국가 통수권자의 부하가
한국인에겐 식민지 컴플렉스를 버리라고 하면서, 늘 의심과 감시의 손길을 거두지 않습니다.
이게 G7에 초대장을 받고, G10급 위상을 가졌다는 선진 한국민에게 어울릴 대접인가.
일제 식민지 총독부 산하의 조선인 순사가 윽박지르는 것과 뭐가 다른지.
예, 서글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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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일본인, 일본문화는 나눠서 판단하는게 맞습니다만.. 요즘 일본문화에 너무 탐닉한나머지 일본이라면 무조건 물고빠는 분들도 많더군요.
반어법인지 뭔지 헷갈리네요?
반일 감정이 고조되니까 괜스리 불안, 초조해지는 부일 매국노 콤플렉스의 산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정직하다니... 대놓고 혼네와 다테마에라는 게 있는 나라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