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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제주 여행, 아픈 곳들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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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2-03 10:50:09

 

 

작년 말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홀로 제주에 갔습니다. 서귀포에 방 잡고 일주일 간 그날그날 가고싶은 곳 아무데나 돌아댕겼죠. 급할 거 없이 이곳저곳 버스, 배, 자전거, 킥보드, 뚜벅이로ㅎ

 

다들 아시겠지만, 지도앱으로 제주를 보면 아픈 기억을 간직한 곳이 참 많습니다. 그저 관광차 방문하기엔 미안하면서 무거운 감정이 딸려오죠.

구석구석 다니다보면, 정말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제주의 아픈 기억을 간직한 곳이 예상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더군요. 여행 중 일부러 찾아가고, 또 우연히 보게된 그런 곳들을 올려봅니다.

 

 

 

 


 

 

알뜨르 비행장입니다. 

일본이 2차대전 당시 중일전쟁의 전진기지로 사용했습니다.


 

 

 

철근으로 제작된 제로센의 외형. 


 

 

 

 


 

 

 

 

 

 

 

 

 

 

 

 

 

 


 

 

 

 

 

 

 

 


걷다보면 근처에 관제탑 구조물이 남아있습니다.

 

 

 

 

계단 올라가는 건 금지더군요. 아쉽..

 

 

 

 

 

 

 

 

 

 

 

 

 

 

 

 

 

 

 

비행장에서 올레길을 따라 쭉 걷다보면 섯알오름이 나옵니다.

 

 

 

 

1950년 8월 20일, 이 곳에서만 약 252명이 학살됩니다.

당시 예비검속 희생자들이 가족들에게 자신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알리기 위해 고무신을 벗어놨다고 하죠.


 

 

 

 

추모비를 지나 안쪽으로 가보면 구덩이가 나옵니다.

 

 

 

 

 

일본이 탄약고로 사용하던 곳인데, 1945년 일제가 패망하며 미군에 의해 폭파.. 오름의 절반이 함몰되며 지금같은 구덩이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1950년, 예비검속에 사용됩니다.

 

 

 

 

 

 

 

 

 

 

 

 

 

 

 

 

 

 

 

 

일본의 무기탄약고에 사용됐던 철근 콘크리트.

 

 

 

 

 

 

 

 

 

폭파의 흔적에 더해 학살이 자행된 장소라서인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 곳이네요..

 

 

 

 

 

오름을 따라 걷다보면 고사포진지가 나옵니다.

 

 

 

 

 

 

 

 

 

 

 

 

 

 

 

 

 

 

 


 

 

 

 


 

 

 

 

아래부터는 다른 날, 오름 따라 걷다보니 동굴이 하나 있더군요.

 

 

 

 

 

 

 

 

 

4.3 당시 피바람을 피해 산으로 도망간 주민들이 숨어든 굴. 제주의 오름과 산 곳곳엔 그런 곳이 많다더군요.

여기서도 수 십명의 유골이 발견됐습니다.

 

 

 

 

 

 

아래는 밤에 산책길 걷다보니 나온 잃어버린 마을 비석. 

 

 

 

 

안타깝지만 늦은 시간이라 더이상 가보진 못했네요.

지도를 보면 제주엔 잃어버린 마을이 참 많더군요. 학살로 마을 전체가 사라져버린..

 

 

 

 

 

 

 

 

4.3의 비극이 시작된 관덕정입니다.

 

 

 

 

 

 

 

 

 

조선시대인 1448년 세워진 이래 수많은 제주 역사의 굴곡을 겪은 곳으로, 조선 군사들의 활쏘기, 제주 최초의 5일장, 이재수의 난 당시 교인 척살, 이덕구의 시신 전시 등이 행해진 장소라는군요.

무엇보다 1947년 3월 1일, 기마경찰에 의해 치인 아이가 있었고, 그 사건이 4.3으로 이어지죠. 

 

 

 

 

 

 

마지막은 정방폭포입니다. 여기선 250여 명이 학살당했습니다.

그리고 이승만은 이 곳을 시찰하며 기념촬영을 했죠. 그는 그런 자였습니다..

 

 

 

 

 

 

무거운 사진만 있었네요. 제주를 여행하다보면 아픈 장소가 곳곳에 있죠. 그럼에도 생각나면 다시 방문하게되는, 아름답고도 기억해야 할 것이 많은 그런 곳이네요. 

 

다음엔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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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5
2023-02-03 09:02:30

감사합니다.매번 제주를 갈때마다 예쁜 곳, 맛집만 찾아 다녔던 제가 부끄러워지네요. 다음에 갈때에는 아이랑 꼭 한번 들러야겠습니다.

WR
Updated at 2023-02-03 09:58:37

혼자다보니 가보고 싶은 곳 맘대로 다닐 수 있었네요. 일행이 있다면 쉽진 않겠지만 이런 장소들이 곳곳에 있어서 어디 가는길에 있다면 잠시 들려보시는 것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5
2023-02-03 09:05:20

예전에 잘 몰랐을 때는 그저 관광지로만 그것도 아름다운 제주로만 다가갔었습니다.

그러나 제주 4.3등을 알게 되면서 슬픈 제주가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곳에 너무나 아픈 상처가 같이 있는 제주네요.

좋은 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

WR
Updated at 2023-02-03 10:32:49

지금 교과과정에선 4.3에 대해 배우고 미디어에서도 다루지만, 너무 오랜 세월동안 묻혀있었죠.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 지금보다 더 조명되고, 방문자도 늘어나길 바랍니다.

1
2023-02-03 09:23:22

외돌개 근처도, 송악산도... 있구요...
올레길과 중산간 둘레길에도 아픈 상처들이 많이 있지요.

WR
2023-02-03 09:39:55

이번 글의 목적엔 안 맞다보니 뺐지만 사실 서귀포 쪽 유명한 관광지도 많이 들렸네요ㅎ 적어주신 곳들도 다음 글에 올려볼까 합니다.

1
2023-02-03 09:41:02

 제주도를 여러번 가봤지만 반성해야 할 만큼 정방폭포 말고는 가본적이 없네요.

WR
1
Updated at 2023-02-03 10:35:33

이런 절경이 도민들에겐 아픈 기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참 여러 감정이 생깁니다.

2
2023-02-03 09:48:59

 가슴 아프지만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WR
2023-02-03 10:35:50

감사합니다ㅎ

4
2023-02-03 09:51:16

제주도 가면 맛집이나 찾던 제가
부끄러워 집니다.
제주 여행글 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글을 써 주셨네요.

WR
1
2023-02-03 10:40:10

제주의 깊은 곳을 느껴보자는게 여행의 목적이라면 목적이었네요. 

허리가 안 좋아서 평소처럼 그저 걷고 또 걷고,, 그러면서 발견한 장소들이 많았습니다.

2
2023-02-03 09:51:38

팬데믹 기간에 매년 1~2회 제주를 다녀와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네 였었는데... 헛다녔네요.

WR
Updated at 2023-02-03 10:43:57

저역시 이전에 갔을 땐 대강 알기만 했는데, 작년에 여유 있는 일정으로 여기저기 직접 다녀보니 많은 걸 느끼게 됐네요.

4
2023-02-03 10:03:26

삼방산 근처엔 일제때 '가이텐'이라고 하는 

자살폭탄잠수정 일명 '잠수가미가제'(좃선일보가 좋아하는 인간어뢰)

기지 흔적도 남아있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에 제주는 너무 많은 아픔으로 섬 전체를 할퀴어놓은 곳이죠 

WR
2023-02-03 12:28:27

인간어뢰가 그 때도 있었군요. 송악산에 뚫어놓은 진지동굴도 그렇고, 일제의 흔적과 그걸 만드는데 투입됐을 주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2023-02-03 13:31:31

인간어뢰의 원조가 일제 군부죠 

4
2023-02-03 10:25:00

서귀포 해안가를 거닐다 보면 인공적으로 파놓은 굴을 많이 보게 됩니다.

여지없이 안내판에 써있는 글귀는 "일본군이 사용하기 위해 파놓은 흔적"이더군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낫지 않는 깊은 상처입니다. 

오름을 가기 위해 지나온 길 중에 비포장 길로 빠지는 길목에는 "잃어버린 마을"표지판도

자주 눈에 띕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4.3으로 마을전체가 사라진 흔적이지요. 

관광객일때는 관광지만 보다가 제주에 살게되면서 보는 이런 상처들은 

만나게 될 때마다 숙연해지고 이렇게 관광하는 것이 미안할 지경입니다. 

WR
Updated at 2023-02-03 12:42:48

즐겁게 관광하다가도 고통스런 사건의 현장이 잊을만하면 눈앞에 보였습니다.
위안부피해 할머니들처럼 4.3 생존자들도 이제 돌아가신 분이 많더군요. 절대 잊혀져선 안 될 역사입니다.

5
2023-02-03 10:28:43

 지금까지 보았던 수많은 제주 여행기 중에 단연 오래 기억에 남을 사진들과 내용으로 만들어 주셨네요. 덕분에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WR
2023-02-03 12:42:07

다른 분들의 전문적인 글에 비하면 부끄러운 수준입니다ㅎ;
나중에 한국 방문하시면 제주에도 꼭 가보셨음 좋겠네요. 아름다운 장소 역시 많았습니다.^^

1
2023-02-03 12:44:41

제주에 가까운 지인이 집을 비워놓고 있다고 한국에 오면 와서 지내라고 고맙게도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제주에는 꼭 가고 싶은데 가게되면 Vagabond.님 글이 반드시 생각날 것 같습니다. 정말 어느 글 못지 않게 인상적인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5
Updated at 2023-02-03 10:32:36

제주 올레길을 걷다보면, 아름다운 제주 자연에 가려져 있는 아픈 역사의 상처들이 곳곳에 남아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알뜨르 비행장과 지하기지, 섯알 오름.. 제주 올레길중에서도 아름다움으로 손꼽히는 10코스의  후반부에 있는 데,  직전 송악산의 절경에 들떠있는 와중에 만나는 이 곳은 말못할 착잡한 감상을 남기게 하죠.

WR
Updated at 2023-02-03 12:47:10

알뜨르 비행장 걷고나니 슬슬 해가 져서 송악산은 제대로 못 봤네요. 나중에 다시 간다면 필수코스에 넣으려고요^^

8
Updated at 2023-02-03 10:52:24

혹시 다녀오셨을지도 모르지만, 서귀포쪽 올레길(6코스인가 그렇고 정방폭포 주차장에서 멀지않을겁니다)

바다경치가 근사한 자리에 있는 남영호 위령탑이란 곳도 있습니다. 

1970년에 부산-서귀포를 오가던 여객선인 남영호가 화물과적으로 침몰해서 300명 넘게 돌아가셨는데 

(세월호때 보다 희생자수가 더 많은, 역대급 참사였죠)

시대가 시대이기도 했고, 희생자의 8할정도가 제주도민이다보니 통제(?)가 용이하기도 했던지 

한국 현대사에서 크게 알려지지 않고 싹 다 묻혀버린 사건이었죠. 심지어 시신인양 자체도 정부에서

포기하다시피 해서 희생자분들중 묘를 제대로 쓴 분들이 3,40명 정도에 불과했다고...

저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예전에 제주TV에서 제주도 올레길 도보여행을 주제로 방영해준 

'놀멍쉬멍 걷다보면'이란 프로그램을 보고 알게되었는데, 

위령탑도 원래 서귀포항에 지었다가 80년초에 높으신 분들이 거슬린다고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기도 힘든 한라산 중산간 깊숙한곳에 옮겨놓고 방치하다가 

유가족분들과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2014년엔가 지금의 올레길자리로 옮겨졌다고 하더라고요. 

참 아름다운 바다풍경이지만, 유가족분들의 아픔이 서려있는 어찌보면 아이러니한(?) 장소인데... 

어쨌든 일제식민시대나, 4.3과는 궤가 약간은 다른, 잘 알려지지 않은 다크 투어리즘 장소라

훌륭하게 써 주신 글에 겸사겸사 소개차 댓글로 남겨놓아봅니다.^^

WR
Updated at 2023-02-03 12:52:55

아 저도 여행하며 또 다녀와서 그 방송 보며 많은 걸 알게 됐습니다. 정말 유익하더군요.
남영호는 얼핏 듣기만 했는데 그렇게 큰 사고였군요. 비극이란게 언제나 규모에 상관없이 인간의 필요에 따라 다뤄지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4
2023-02-03 10:54:43

여행을 다녀보면 특히나 제주와 지리산 주변 반도의 남쪽은 상처가 없는 곳이 없더군요.
앞으로는 자랑스런 역사를 많이 써내려 가기 위해 현세대가 더욱 노력해야지요.

WR
2023-02-03 17:12:50

이번에 주로 서귀포시에서 버스로 다니다보니 그런 곳이 참 많이 보이더군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될 역사입니다.

2
Updated at 2023-02-03 11:05:28

 제로센 전투기 제조사 - 미쓰비비시 중공업

전투가를 바친 방씨일가 포함 친일파들  너무 많아요...

WR
2023-02-03 17:15:49

미츠비시에서 만들었군요. 반성 없는 이들은 기회가 오면 그 짓을 반복하죠. 답답하고 불안한 시국입니다..

1
2023-02-03 11:17:17

 저도 이 곳에 대해 다큐 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상세하고 사려 깊은 글과 사진

감사드려요. 알쓸범잡에서도 제주 4 3 관련해

다룬 적도 있지요.

WR
1
2023-02-03 17:20:58

방송 쪽 피디들은 제대로 된 인식체계를 가진 사람이 많다고 들었네요. 기자와 다르게..
역사를 되새겨주는 프로그램이 좀 더 많아졌음 좋겠습니다.

4
2023-02-03 11:35:32

4.3평화공원에 가면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역사에 대한 호기심?에 갔다가 당시 초,중 아이들 포함 네 가족이 안타까운 과거를 처음 접하고 눈물 훔치며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
자연스럽게 그 다음날은 주민들이 대피하고 숨었던 오름도 방문하게 되더라고요.

제주민들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그제서야 알게 되었어요.

WR
2023-02-03 17:22:32

차로 이동 중에 봤는데 방문은 못 해봤네요. 나중에 갈 땐 꼭 일정에 넣겠습니다.

1
2023-02-03 12:02:16

바람이 불면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원한 오점으로 남을 겁니다.

WR
Updated at 2023-02-03 20:07:13

자기 나라가 전범국인데다 피해국가에 사과도 없는 현상황에서 그런 주제는 참았어야죠. 아무리 비행기가 좋다한들..

1
2023-02-03 12:56:24

근현대사를 터놓고 말하기에는 부끄러운 장면이 너무나 많습니다.꼭 집고 넘어가야 할 사건들이 아직도 많이 묻혀있죠.
부끄러움을 먼저 교육하여 재발이 안되도록 해야 하지만 그렇지못한 이유가 무었인지 모르겠어요.
사진과 내용 잘 보았습니다.

WR
1
Updated at 2023-02-03 20:11:02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꼭 역사를 부정하는 정권만 들어서면 칼을 들이대면서 자기 선친들의 반민족행위 등을 묻으려하죠. 일본 극우와 하등 다를 바 없는 자들입니다.

1
2023-02-03 14:23:34

추천드립니다..

WR
2023-02-03 20:11:19

감사합니다ㅎ

1
Updated at 2023-02-03 17:06:00

아프지만 좋은 사진과 글 잘 봤습니다.

WR
1
Updated at 2023-02-03 20:12:15

기억해야 할 역사죠.

1
2023-02-03 18:13:39

모슬포 일대가 다크투어리즘의 중심이 아닐까합니다. 제주시 동쪽 조천읍 북촌리의 너븐숭이 유적지에 가보면 아기무덤들이 있는데 정말 가슴아프더군요. 그 어린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WR
2023-02-03 20:18:18

이런 곳도 있군요. 관련자료 찾아보니 정말 말이..
아마 기록되지 않은 비극 역시 수없이 많았겠죠.

2023-02-03 20:20:58

관광객들이 아기무덤에 인형이나 우유, 과자 등을 놓고간것을 보면 더 가슴이 아픕니다.

2023-02-07 02:24:40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나중에 가족과 제주에 가면 꼭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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