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리니어 전원의 장점과 종류에 대한 간단한 정리
1.
하이파이든 AV든, 리니어 전원이란 단어는 종종 퀄리티 업과 동의어로 쓰입니다.
하지만 리니어가 어떤 경우라도 SMPS(Switching Mode Power Supply, 이하 스위칭) 대비 장점만 있다면 제조 단가를 따지지 않는 모든 퀄리티 중시 제품에 리니어 전원이 채용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2.
리니어 전원이 스위칭 전원에 비해 유리한 점은 크게 아래 네 가지입니다.
- 같은 체급에서 설계는 스위칭 대비 간단하고 부품 수는 더 적게 든다
- 때문에 같은 체급에서 스위칭 대비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 부품에 따라 더 비쌀 수도 있습니다.)
- 리플 & 노이즈가 스위칭 대비 이론상 적다 (* 리플 = DC 전력에 남은 교류 성분을 말합니다.)
- 응답 속도 최저값이 스위칭 대비 낮다 (* 리니어는 10µs~10ms/ 스위칭은 0.5~10ms 수준)
- 입력 범위가 클 수록, 스위칭 대비 전력 손실이 더 크다.
- 손실 전력이 발열로 나타나므로, 손실 전력이 클 수록 방열판 등 발열 대책이 필요하다.
- 같은 체급 스위칭보다 크고 무겁게 만들 수밖에 없다.
3.
때문에 모든 종류의 노이즈 대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하이파이/AV 업계에서 리니어 전원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합니다.
다만 이런 리니어 선호와 신화에는, 하이파이/AV 업계에서 전원부의 리플 & 노이즈 필터링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그늘도 있습니다. 일례로 우리가 흔하게 쓰는 PC 부품만 해도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모든 종류의 스위칭형 PC)파워 서플라이는 리플 & 노이즈 필터링 대책을 세우므로(물론 클래스에 따라 필터링으로 거르는 수준의 차이는 당연히 있습니다.), 스위칭 형태의 PC 파워 서플라이를 연결해서 무난하게 사용하는 것이니까요.
(예시: 좌측이 노이즈 필터링 전/ 우측이 필터링 후) 다만 노이즈는 클래스 편차는 있어도 비교적 쉽게 필터링이 되는 반면(물론 이것도 제대로 하느냐마느냐는 중요한 편이고, 실제로 노이즈의 편차에 따라 부품에 대미지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근본적으로 스위칭 노이즈가 발생하지 않는 리니어가 유리한 것입니다.) 리플은 꽤 까다롭습니다. 리플이 높은 상태의 DC 전력을 바로 사용하면 각종 (DC를 요구하는)디지털 부품의 오작동이나 고장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비단 하이파이&AV가 아니라도 모든 기기에서 리플 & 노이즈를 제어하는 것은 중요하고, 리니어가 각광받는 건 필터링 대책이 없거나 완전하지 않아도 이론상 스위칭 대비 리플 & 노이즈가 적기 때문입니다.
4.
다만 실제로 리플 & 노이즈를 측정해 보면, 리니어 전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스위칭보다 낮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소위 설계/부품 클래스에 따른 편차는 당연히 있으며, 예를 들어 이 바닥에서 제법 유명한 TDK 람다 리니어 전원부의 리플 노이즈가 (별다른 추가 처리 없이 순정 상태에서, 과거에 사용했던 TDS2012로 측정했을 때)대략 120-150mV 정도 나오는데 vs PC용 스위칭 파워 서플라이 중에서도 괜찮은 제품은 필터링 대책에 공을 들여 (측정 리뷰상)리플 & 노이즈를 8-9mV 까지 낮추는 제품도 나옵니다.
문제는 리플 & 노이즈 측정은 측정 방법에 따라 측정값을 소위 입맛대로 조정도 가능(때문에 아주 엄중한 리뷰에선 측정 방법을 명확하게 밝힙니다.)하며, 더 중요한 건 측정 방법이 같더라도 실제 스펙 부하 상태에서 > 부품에 적용되었을 때의 값이 어떻게 변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전원부의 리플 & 노이즈 필터링이란 건 대개 무부하 측정시 규정치 안에만 들어가면 OK라는 식으로 다루며, 때문에 실제 최종 완성품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또 별개의 문제가 되므로 > 제조사가 어느 수준으로 대처했는지 모를 필터링보다는 근본적인 빌드 이론상 스위칭보다 리플 & 노이즈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는 리니어를 선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5.
리니어 전원부가 각광받는 이유는 이렇고, 다음으로 리니어 전원부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a. 정전압 회로를 쓴 정전압 리니어 전원부
b. 브리지 회로를(만) 쓴 전파 정류식 리니어 전원부
앞서 언급한대로, 리니어 전원부는 근본적인 손실 및 발열 문제상 프리 볼트 방식을 만들지 않지만(* 일부 딥 스위치 방식으로 110/220을 변경해서 대응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이 경우는 권선 연결 회로를 변경하는 식), 이것이 정전압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12v 정전압 회로를 추가하여 제대로 만들려면 내장 트랜스포머는 15v급을 쓰든가 정전압 IC를 그에 맞게 쓰든가 해야 합니다. 하지만 12v 브리지 회로로만 만들려면 브리지 다이오드와 콘덴서 조합으로 간단하게(혹은 조악하게도) 만들 수 있는 식입니다.
그 결과 a는 (실제 기기 연결로 스펙에 따른 전류 사용)부하 시에나 무부하 시에나 스펙 전압대로 똑같이 나오며, 연결 전선 통과 시의 전압 강하 문제도 없고 vs b는 부하 시와 무부하 시의 전압이 다르며, 전선 통과 시의 전압 강하 문제도 클 수 있습니다. 또한 b는 기본 리플 & 노이즈 수치도 a에 비해 크며, 잘 만들어진 스위칭 전원 대비 더 클 수도 있습니다.
6.
따라서 다 같은 리니어 전원부라 해도, 모든 리니어 전원부가 모든 장치에 다 이롭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하자면 예를 들어 앰프에 리니어 전원을 썼을 때 스피커 출력 파형만 찍어봐도 수치 그래프를 통해 노이즈 없이 깔끔한 신호가 나오는 건 모두가 원하는 꿈이지만, '모든' 리니어 전원부가 그 꿈을 완벽하게 이루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이지만 a = 정전압 회로를 쓴 정전압 리니어 전원부라도, 회로 설계/ IC 및 콘덴서 선택에 따라 최종 출력 품질은 또 달라지니까요.
때문에 하이파이&AV 업계에서 스위칭 전원부(혹은 외장형 스위칭 전원 어댑터)를 쓰면서 고퀄리티로 이름을 날린다면, 그건 해당 제조사가 필터링을 잘 하는 식으로 그만큼 사용자 배려를 하는 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라도 리니어 전원부를 써서 개선이 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닌 대신, 리니어 전원부의 급수를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생기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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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토란스(트랜스포머)가 들어간 리니어가 좋은 거구나 했는데, 이런 의미가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