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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게]  오늘도 즐거운 '역습의 샤아' 감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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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9-26 10:20:12

오늘은 기다리던 책이 한 권 와서, 덩달아 [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 4K UltraHD Blu-ray(이하 UBD)를 꺼냈습니다.

 

심심하면 꺼내서 돌려 보는 역습의 샤아 UBD지만 근자에는 이 책을 보면서 재생하려고, 이 책의 복각 공고가 난 직후부터 한 석 달쯤 보는 걸 참았습니다. 책자의 이름은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친구회. 1993년 12월에 간행된 업계 전용 동인지(?)를, 30년만에 복각하여 정식 상업 출판한 책자입니다. 가격은 소비세 포함 3300엔.

(* 참고로 복각이지만 완전 동일판은 아니고, 텍스트나 디자인에 약간 수정이 있다고는 합니다. 또한 실린 일러스트의 일부나 사진 자료는 원본이 없어서, 부득이 동인지를 재스캔해서 수록했다고.)

 

이 동인지가 만들어진 계기는 책임 편집자를 자처한 안노 히데아키 씨가, 

a. 안노 자신이 감독을 맡았던 작품 '나디아'(일본, 1990 방영) 이후 슬럼프에 빠져

b. 토미노 감독 밑에서 애니메이터로 일하면서, 서서히 멘탈을 수습해 나갔는데

c. 멘토 토미노 감독의 역작 역습의 샤아가, 정작 당시 건담 팬들에겐 영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게 아쉬워

d. 작업 스태프와 업계 지인들을 중심으로 감상/ 소회/ 평가 등을 인터뷰해서 묶은 것

 

이라더군요. 하기는 다른 무엇보다도 일본 팬 입장에선 실시간으로 방영되던 건담 - 제타 건담을 보면서 영웅시되었던 두 주인공이, 극장판에서 당시 분위기로선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결말을 맞은 게 아무래도 거슬렸을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개봉 당시엔 물 건너에서 들려오는 소식이나 무슨무슨 대백과류의 약간 엉터리(?) 책자를 거친 필터링으로나 접할 수 있었고, 90년대에 VHS - LD로 사다 나르기 시작하고서야 비로소 제대로 논할 수 있었던 제 개인적인 입장으론: 이 역습의 샤아는 아주 선열한 로봇물이며 나아가 가장 인상적인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팬들은 마땅치 않았던 모양인 그 두 사람의 최후마저도, 당시부터 지금까지 사실 아주 마음에 들기도 했고요.

 

물론 굳이 발로 뛰어가며 인터뷰 따고 편집해서 이런 활자로 가득 찬(일러스트나 만화도 약간 있지만 대충 90% 이상이 텍스트) 동인지까지 낸 안노 씨가 생각했던만큼은 아마도 아니겠지만, 이 동인지 발간 당시와 비슷한 시기부터 지금까지 수도 없이 역습의 샤아를 봤던 저도- 아마 호의의 양으로 잰다면 이 동인지 말석쯤엔 낄 수 있을 거라 (제맘대로)생각합니다. 물론 저만큼이나 본작을 좋아하는 모든 팬분들과 같이요.^^

 


좀 다른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 역시나 좋아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패트레이버 2 The Movie'의 경우 

a. 감독인 오시이 마모루 씨가 역습의 샤아를 굉장히 좋아해서(자신의 인생 영화 50선에도 넣을 정도로)

b. 자신이 감독한 패트레이버 2 극장판 역시, 역습의 샤아를 본인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만들었다

 

고 하더군요. 사실 제가 패트레이버 2 The Movie를 LD로 처음 접했을 당시에도, 이런 이야기는 당시 못 들었었지만 '역습의 샤아와 비슷한 분위기다.' 싶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꼭 그래서만은 아니겠지만, 개인적으로 모든 패트레이버 시리즈 중에서 이 극장판을 가장 좋아하기도 하네요.

 

자, 그럼 이제 석 달만에 다시 역습의 샤아에 집중해야 하니 이 이야기는 이쯤 하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UBD 들어 색감이 아주 훼까닥 변해버린 어떤 타이틀 이야기를 블게에 좀 했던지라, 역습의 샤아가 괜히 더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얘는 VHS/LD - DVD - BD - UBD로 이어져 오면서 모두 토미노 감독이 직접 감수했고,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거창한 색감 변화 없이 당대 기술로 표현할 수 있는 원본 다이나믹스와 디테일을 최대한 살리는 것에 주력했으므로.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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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3-02-07 19:30:49

여읔시 조지마님도 지르셨...

WR
2023-02-07 19:45:19
2023-02-07 19:38:56

 역시 지르셨군요... 디테일한 리뷰가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건담은 다 반응이 안 좋지 않은가요... 

예전 일본인 상사와 사담중에 나온 말이 "Z건담? 나 대학생땐 혹평에 난리도 아니었어, 모든 건담은 나온 순간 욕부터 먹고 시작하다 나중에 뜬다고!!"

 

...적극 공감합니다. 

WR
2023-02-07 19:47:15

그 당대 평가 신통찮았던 '기동전사 건담' 방영 당시부터 음성만이라도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해 들으면서 자랐다는 안노 씨니까, 이런 집념의 동인지를 낼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은 듭니다.

2023-02-07 19:50:41

저같은 건린이는 꿈도 못꾸는 일입니다...

2023-02-07 19:59:01

이런 우스개 글도 있더군요 ㅋ
https://bbs.ruliweb.com/family/211/board/300075/read/30342806

2023-02-07 20:00:53

문제는 저게 모두 사실이라는데 있네요... 

WR
2023-02-07 20:02:38

저도 사실 수마? 이런 건 건담이 아니야! 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2023-02-08 12:53:41
뭐야 이 듣보잡은? <- 무슨 작품인가요?
WR
2023-02-08 12:56:30

기동신세기 건담X 입니다. 개인적으론 아주 좋아하는 작품인데, 그런 저도 방영 시작할 당시엔 듣보잡 취급 받은 건 부인할 수 없긴 합니다.

2023-02-08 12:59:12

앗 조기 종영의 아픔이 있는 그 작품...아 그래서 모르는 거였군요-_-;;

2023-02-07 20:00:44

아직 역습의 샤아 LD를 소장중인 1인입니다.
조지마님 리뷰 보고 UBD로 질러야지 하던게 차일피일 미뤄졌네요 ㅎㅎ
지브리박스 먼저 구매하느라… 아 뭔가 LD랑 DVD랑 서장 중인 제품에 BD 혹은 UBD까지 사는 건 중복 구매 같으면서 아닌거 같으면서 망설여지는 이런 느낌이 드는건
열정이 부족한걸까요 ㅠㅠ

WR
2023-02-07 20:02:01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2536688

이 게시물을 보시면, 혹시나 그 열정 살아나실지도!

2023-02-07 20:07:22

엌 조지마님도 역샤 LD는 초판은 아니셨나보네요
제 기억이 맞다면 초판 LD 자켓이 달라서 그거 사려고 엄청 고생했지만 결국 못구했던 기억이 나네요
뭔가 LD시절 그 비싼 가격에 하나둘 모으던 기분.
지금도 그당시 제작한 LD랙에 모여있는 녀석들 보면 그 기분이 나긴 합니다
파이오니아 X0나 x9 사려고 돈모았는데 없어서 포기한 기억도 나고 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열정 살려봐야죠 ㅎㅎ

WR
2023-02-07 20:12:12

네, 뉴 건담 자켓의 그 초판은 저도 당시에 못 구했습니다. 지금 구하려면 구할 수는 있겠지만, 링크 게시물에도 언급했듯이 VHS와 대비되는 상징성도 있어서 당시에 구입한 이 LD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대신 LDP만큼은, 저도 당시엔 손가락만 빨던 X1을 재작년에 샀기는 합니다.

2023-02-07 20:31:33

히익 x1이요??어우 대단하십니다 x1,0,9전부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여전히 비싸던데 ㅎㅎ
Dvl-h9라도 구해볼까하는데 쉽지않네요
x1같은 플래그십으로 s단자로 보는 ld와
H9같은 기기지만 컴포넌트 단자로 보는 ld화질이 괜스레 궁금해지는데 블루레이 시대에 이젠 아무 의미없겠죠 ㅎㅎ

WR
Updated at 2023-02-07 20:51:28

1.

사실 저도 (X1도 물론 꿈이었지만)아무래도 X0가 로망의 궁극기라 꽤 고민하긴 했는데, 얘는 일본 포함해서 이젠 수리 부품 구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에 포기했습니다.-_-; (수리하려면 같은 X0를 사다가 뜯어서 붙여야 한다는 수준)

 

X1은 X9 대비 (같은 S단자 출력 기준)살짝 선예도는 떨어지는데, 색감이 더 부드럽고 전반적으로 그림이 이쁘게 나오는 게 마음에 들어서 X0 다음으로 좋아하는 기기였기는 합니다.

 

2.

H9을 비롯해서 DVD/LD 콤보기에 채용된 컴포넌트 단자는, DVD 재생 시에만 영상이 출력됩니다. 일반 LD 수록 신호상 컴포넌트로 뽑을 수 없다보니.

 

대신 (HLD 시리즈 같이 하이 비전 재생 가능한 LDP에서 돌리는)하이 비전 LD는 컴포넌트 출력으로 뽑을 수 있긴 한데 이것도 별도의 전용 디코더를 써야 가능한 것이고, 애초에 하이 비전 LD는 일반 LD와 아예 결이 다른 물건이라 1:1 비교는 불가능하긴 하지요.^^

2023-02-07 20:04:10

메탈스트럭쳐 뉴건담이랑 사자비도 구입하셔야 할듯.. ^^

WR
1
Updated at 2023-02-07 20:07:30

저는 조형물에 대해선, 나이팅게일과 하이 뉴 건담 파입니다.

1
Updated at 2023-02-08 04:48:31

역습의 샤아 하니, 보진 않았습니다만 아마 서브컬쳐 역사상 가장 유명할 주인공의 유언이 먼저 떠오르네요

WR
2023-02-07 20:25:13

바로 그 유언들이, (당대에는 영 아니올시다로 받아들여졌는지 몰라도)지금까지 회자되며 작품의 찬란한 생명력이 이어지는 데 일조하고 있지요.

2023-02-08 09:10:01

죽기 직전에도 라이벌의 병크에 벙찐 아무로의 어이없음이 느껴집니다. 

2023-02-07 22:15:41

건담 중에는 유일하게 정식 발매 희망하는 작품입니다.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요.ㅠ

WR
Updated at 2023-02-07 22:24:32

한다면 재능TV 에서 방영했던 기동전사 건담 한국어 더빙 성우진에서 여기도 나오는 캐릭터들 담당분들 그대로 모시고, 일본어 음성에다 한국어 음성도 넣고 풍성하게 만들었으면 하긴 합니다. 어차피 힘든 거 상상이라도 아름답게 해보자, 뭐 이런.

2023-02-07 23:55:40

건담은 사랑입니다

WR
2023-02-08 08:08:04
2023-02-08 03:29:45

조잡한 복사 VHS로 영접했을 때를 아직 잊지 못하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건담 애니)라고 생각합니다.^^

 

WR
Updated at 2023-02-08 08:11:40

네, 최고지요. VHS와 LD 표지를 본 순간부터 UBD 화면이 뜨는 현재까지도 늘 그렇습니다.

2023-02-08 09:21:32

역습의 샤아~~ 최고입니다 그저 일본어를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울뿐 ㅠㅠ

WR
2023-02-08 09:34:51

괜찮습니다. 언어를 넘어 마음으로 전달되는 작품이니까요. 아아~ 비욘드~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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