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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만지>를 보고(약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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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8 21:55:07

 

마스무라 야스조 감독이 연출한 1964년 작 <만지>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변호사의 아내, 소노코는 취미로 미술 학원을 다닙니다. 어느 날 모델을 두고 그림을 그리던 와중 선생이 모델과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는 소노코의 모습을 보고 지적을 합니다. 알고 보니 소노코는 같은 학원을 다니는 미츠코를 그렸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소노코는 미츠코에 빠져 모든 것이 그녀로 보이는 것입니다. 사실 미츠코도 소노코를 맘에 두고 있었는데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남편 몰래 소노코는 미츠코와의 만남을 이어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관에서 옷을 도둑맞았다는 미츠코의 연락에 한 걸음 달려간 소노코는 그녀옆에 남자 애인이 있는 것을 알고 큰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 애인은 미츠코가 우리 두 사람 다 사랑한다는 말을 내뱉고 이들은 묘한 관계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소노코는 남편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고 미츠코에 대한 배신감이 들어 관계를 끊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소노코가 소개해준 피임 약물로 피해를 봤다며 미츠코가 소노코의 집에 방문하게 됩니다. 사실 미츠코는 소노코를 다시 만나기 위해 거짓말로 다가간 것이고 소노코는 미츠코의 아름다운 모습에 다시 빠져듭니다. 미츠코의 애인은 소노코와의 관계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해괴망측한 각서를 들이밀고 남편은 둘의 관계가 다시 묘해지는 것을 보고 미츠코를 직접 만나려고 합니다.

 

원작이 발표된 것이 1930년이니까 거의 백 년 전 동성애 코드의 작품이 영화화 된다는 것이 놀라운 이 작품은 동성애 자체보다 인간의 욕망이 과연 어디까지이고 그 욕망의 끝은 '죽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실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미츠코는 역대급 악녀이자 팜므파탈입니다. 거의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과 버금가는 캐릭터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 만큼 이 작품에 등장하는 두 남자와 한 여자는 그녀의 원초적인 아름다움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습니다. 외모적으로도 훌륭하지만 뛰어난 머리로 세 사람을 정신없게 만들기도 하는 미츠코의 캐릭터는 정말 오래 기억 속에 남을 것 같습니다.

 

모든 캐릭터가 입체감이 넘치고 훌륭히 연출된 이 작품은 훌륭한 원작도 있지만 연출도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마스무라 야스조 감독의 대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인물을 어떻게 카메라에 담아야 아름다운지를 훌륭하게 보여준 작품이자 누군가에게 고백을 하듯 시작과 끝을 맺는 소노코의 고백과 독백이 좀 더 이 이야기를 집중하게 만드는 구성이었습니다.

 

50,60년대 일본영화 전성기 시절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했을 것 같은데 <만지>는 영화적 재미와 더불어 많은 연구가 되어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재관람의 기회가 또 왔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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