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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영화만큼 노래가 제 몫 해준 <Forrest Gump The Sound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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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4-09 10:35:57

느긋한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넉넉한 시간에 혼자 사전투표를 마치고 동네 한 바퀴 돌아온 뒤에 TV를 켰습니다.

수 백개에 달하는 채널은 역시 볼만한 프로그램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간만에 VOD영화쪽을 들어가 봤는데 '무료'페이지에 눈에 확 띄는 한 편이 있었으니 <Forest Gump>.

<쇼생크 탈출>, <너의 이름은>과 함께 영화만큼 분량을 자랑하는 중간 광고도 모자라 이젠 3부까지 나눠 편성하는 어이없음에 없는 짜증까지 내면서도 결국 보게 되는 몇 편 안되는 영화입니다.

이런 저를 보면서 아내님은 늘 한 마디 합니다.

'멀쩡한 블루레이 두고 뭐하냐?'

맞습니다.

중간광고도 참을 수 없는데 화질과 소리마저 비교도 안되는데도 보게 됩니다.

몇 개월치 방송료와 맞먹는 돈으로 산 아까운 블루레이를 두고 왜?

 

 

 

 

 

 

 

그래서 오늘은 과감히 중간에 껐습니다.

제대로 보기 위해 블루레이와 오랫 만에 돌비 애트모스를 구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음악으로 감상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음악이 주인공도 아니고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도 아니지만 이 영화는 음악이 빠지면 와르르 무너져 버릴지 모를 만큼 중요한 장치임을 예전에도 당연히 잘 알고 있었지만 지난 토요일은 진짜 죽여줬기 때문입니다.

망설임 없이 꺼낸 CD는 이내 다시 장에 넣었습니다.

다시는 음반을 중복 구매하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으나 CD와 LP는 별개라는 아내님의 혁명과 같은 유권해석을 받고 구입한 LP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디지털 신호로 찍어낸 LP가 뭔 의미인가 싶습니다만 오늘 이 유사 아나로그로 50년대부터 90년대에 이르는 미국의 대중음악 40년 역사의 흐름을 Gump를 따라 만끽해 봤습니다.

 

 

 

 

 

 

꼬박 2장의 LP를 듣는 동안 딱 한 번 쉬었습니다.

아무리 유사 아나로그지만 커피를 인스턴트 카누로 맛보기는 싫어서 장남감 같은 다이소 저울에 무게까지 재가며 커피 한 잔 뽑아 줬습니다.

수동 그라인더라 팔목은 아팠는데 포장지를 열면서 잘 볶은 원두 향에 한 번 취하고 가는 동안 은은한 향에 살짝 맛이 갔다가 뜨거운 물에 적신 뒤 확 올라오는 휘산향에 정신을 차렸습니다.

 

 

 

 


지난 토요일.

넉넉한 커피와 두 장의 LP로 찐하게 향내 좀 풍기며 간만에 행복감에 빠져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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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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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4-08 23:16:13

포레스트 검프 OST의 저 어마무시한 레퍼토리는 소니 레이블이라 가능한게 아닌가 싶더군요. 

저도 CD와 바이닐 모두 갖고 있는데, 바이닐은 2014년도에 나온 3장 짜리 SRC 버전입니다. 

커팅과 마스터링에 캐빈그레이와 RTI가 들어가서 그런지 음질이 꽤 좋다는...

WR
2024-04-09 10:53:19

영화 제작자가 촬영 당시에 흥행이 될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했었고, 당연히 이 엄청난 노래들을 영화에 사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었는데 첫 영화 편집본 시사 후에 막대한 사용료 결재를 허락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저는 먼저 구입한 CD때문에 LP는 게이트 폴더도 아닌 보급형으로 만족하고 있는데 소개해 주신 25주년반을 검색해 보니 급 구미가 당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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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9 23:47:04

포레스트 검프 제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이자 제일 좋아하고 사랑하는 OST입니다. 거를타선이 없는 최고의 곡들로 채워진 가히 명반!!

WR
2024-04-10 04:01:05

영화 사운드트랙이 아니라 미국 사회에 끼친 대중음악 40년 역사의 모음집으로 들어도 충분할 만큼 막강한 라인업이지요.
한때는 음악만으로 CD 정말 많이, 열심히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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