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게] 홀인원 신고합니다.
오늘 난생 처음으로 홀인원을 했습니다.
이전에 이글도 못 해본 저로서 오늘 너무 쉽게(?) 홀인원을 하고 나니 너무 얼떨떨하네요.
사실 오늘 새벽 티업으로 나간지라 전반에 잘 치다가 날씨가 추워서 이슬에 폭 젖은 카트길에서 경사길에 내려주는 바람에 제가 신은 스파이크리스 골프화가 제대로 미끄러져서 아스팔트에 뒤로 크게 넘어지는 바람에 저는 이전 부터 고생하던 허리가 걱정되어 이후부터 제대로 치지도 못하고 캐디언니는 괜히 저 눈치보시는 애매한 상황이 되었지만 다행히 별로 통증도 없고 스윙에 지장도 없어서 괜찮다고 하고 후반에는 조금씩 영점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아이언이 잘 맞는다고 좀 방심했더니 또 스윙이 커져서 전반에 애먹었는데 오히려 넘어져서 조심조심 천천히 스윙하니 제 템포를 다시 찾은 것 같습니다.
후반 첫 파3 135미터 앞핀이었는데 어드레스 하고 나니 얼굴에 부는 맞바람에 8번 아이언이 조금 짧을까 걱정했는데 예쁜 베이비 드로우가 걸리면서 깃대 바로 옆 5시 방향에 떨어지고 쏙 사라져 버렸습니다. 저는 홀인원을 확신했는데 얼마 전에도 그린 앞 러프에 걸린것을 착각했던 기억이 있었던 지라 설레발을 삼가고 있었는데 같이 간 친구들은 제대로 못 보고 옆의 캐디가 반신반의하면서 다음 홀로 가는 앞팀에 무전해서 그린에 공 보이냐고 물었더니 안 보인다고 해서 홀인원을 확신했습니다. 홀 속에 들어있는 공 볼때는 살짝 전율이 왔네요.
같이 간 동료들이 소리지르고 앞팀도 돌아와서 박수쳐주시고 뒷팀도 위에서 박수쳐주시고 이후 홀들은 어찌 쳤는지 기억도 잘 안나네요.
카트타고 돌아오니 대기 중이던 캐디들이 축하해주고 기념 꽃다발이랑 홀인원 증서도 받고 촬영도 하고 기분좋게 왔습니다.
제대로 다시 쳐본지 몇년 안되었는데 홀인원을 하게 될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그것도 넘어져서 조심조심 천천히 친 샷으로 하게 되다니...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도 믿기지 않는 경험을 하고나서 얼떨떨하지만 이 기분 잊기 전에 여러 분들과 이 기쁨 함께 나누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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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축하글을 남길수있어 영광입니다!
1년에 백번씩 란딩하는 저두 못해봤는데... 부럽습니다. 맘껏 즐거워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