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규어] <figma> 가이버 I 얼티밋 에디션
<강식장갑 가이버>와의 첫 만남은 고교시절에 헌책방 골목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본 아담한 모형점의 진열장이었습니다.
가면라이더처럼 생긴 소프트비닐 킷을 도색한 것이었는데 나중에 알게된 원래 설정색과는 달랐지만 주인장의 도색솜씨 때문인지 눈을 떼지 못할만큼 멋지게 생긴 녀석이었습니다.
몇 년 후 그 때 본 것이 <가이버>라는 일본 만화의 캐릭터임을 알게 되었고 수입모형을 취급하는 모형점 몇 곳을 뒤져서 <가이버> 소프트비닐 킷을 구입하고 어설픈 솜씨로 락카 붓도색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이버>는 주력 캐릭터들 이외에 각종 빌런들의 디자인도 좋았고 작품설정과 초중반까지의 스토리 수준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 후 성인이 되면서 미완결인채로 막을 내린(?) 원작 만화의 인기도 시들해졌고 <가이버>의 멋진 캐릭터들은 제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습니다.
그간 <가이버> 입체모델의 명가였던 맥스 팩토리(Max Factory)는 올 해 두가지 <가이버 I> 제품이 발매를 예고했었고 그 중에 하나가 <피그마 가이버 I 얼티밋 에디션 (figma Guyver I Ultimate Edition)> 입니다.
'피그마(figma)'는 맥스 팩토리 산하의 6인치 피규어 라인입니다. 카이요도의 리볼텍 시리즈, 반다이의 S.H.피규아트 시리즈와 동일한 성격의 라인이죠.
10년전 피그마 231번으로 발매된 <가이버 I>을 피그마 15주년 및 600번 모델 기념으로 리뉴얼 발매하였습니다.
제품 패키지는 슬립케이스같이 외부 케이스에서 내부박스를 꺼내는 구조입니다. 피그마 15주년과 600번 모델의 기념으로 커버 디자인을 좀 더 신경쓴 느낌이 듭니다.
제품구성은 가이버 본체, 스탠드, 고주파 소드, 각종 손, 유닛 G, 그리고 주인공 ‘후카마치 쇼우’의 얼굴이 보이는 헤드 파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포즈를 위한 손의 종류가 다양한 것이 특징입니다.
신형 <가이버 I>은 조형이 더 뛰어나고 비율도 보기 좋습니다. 잘생긴 얼굴에 터치감도 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하체 중심으로 무게가 배분되지 않아서 스탠드 없이 자립은 다소 난이도가 있습니다.
연한 하늘색에 약간의 녹색이 섞인 오묘한 색조합입니다. 도색 퀄리티가 좋고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광택이 납니다.
메가스메셔는 파츠교체없이 개폐가능합니다.
메가스매셔 렌즈의 디테일이 전작에 비해 좋아졌습니다. 메가스매셔가 발사되기 전이라 렌즈의 크기는 작습니다.
‘후카마치 쇼우’의 얼굴이 엿보이는 헤드 파츠로 교체한 모습입니다. 왼손 파츠도 함께 교체하면 마스크를 여는 동작을 취할 수 있습니다.
‘쇼우’의 얼굴은 도색이 아닌 프린트로 생산되었는데 적당한 거리에서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팔, 다리 및 허리 관절의 가동성은 우수한 편입니다만 목관절의 상하좌우 가동성은 좋지 않습니다.
허리는 이 상태에서 더 숙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발가락 끝부분도 조금 접힙니다.
양쪽 메가스매셔를 모두 개방한 포즈
손파츠는 정해진 포즈에 알맞는 모양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동성이 좋아서 작품 속의 다양한 포즈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심플한 스탠드 디자인은 피그마 시리즈 범용으로 보입니다.
스탠드 끝부분의 핀을 가이버 허리 뒤의 구멍에 꽂는 방식입니다.
장풍(?)을 쏘는 포즈.ㅎㅎ
원작 만화에서는 <가이버 I>보다 카리스마 넘치는 <가이버 III>이 더 멋있었는데 입체화된 제품은 항상 <가이버 III>보다 <가이버 I>이 더 근사해보였습니다. 아무래도 <가이버 III> 본체의 어둡고 단조로운 색 설정이 원인일 듯 싶지만 그만큼 원작에서 작가의 <가이버 III> 액션 연출이 훌륭했다고 생각됩니다.
고주파 소드 액션 포즈. 전작에 비해 팔꿈치 관절의 가동성이 좋아졌습니다.
'후카마치 쇼우' 얼굴이 보이는 파츠는 헤드의 앞부분만 교체하는 방식이라서 헤드 측면에는 절개선이 있습니다. 오래전에 발매된 'BFC 가이버 I 이미지 헤드 플러스 버젼' 처럼 헤드를 통채로 교체하는 방식이 아니라서 아쉽습니다.
유닛 G는 속이 꽉차서 묵직한 느낌입니다.
고주파 소드는 각도 조정이 가능합니다.
<피그마 가이버 I 얼티밋 에디션> 총평
6인치 크기의 피규어로서 상당히 좋은 퀄리티의 제품입니다.
조형이 뛰어나고 비율이 좋으며 폭넓은 가동성으로 가지고 노는 재미가 있습니다.
허벅지 관절은 바깥으로 빼서 가동폭을 넓힐 수 있으며 무릎도 2중 관절로 더 많이 굽힐 수가 있습니다.
고주파 소드, 각종 손파츠 등은 직관적으로 쉽게 교체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얼굴 역시 역대 6인치 <가이버 I> 시리즈 중 가장 잘생겨진 듯 합니다.
가지고 놀기 좋다는 것은 관절가동과도 연관이 있는데 좋게 말하면 관절이 아주 부드럽고 나쁘게 말하면 헐거운 느낌입니다.
각종 파츠를 연결하는 핀도 마찬가지로 쉬운 탈부착이 가능하지만 가동 허용범위를 조금만 벗어나도 파츠가 쑥 빠집니다.
<가이버 I>의 이런 묘한 조작감은 장단점으로 파악하기보다 피그마 시리즈의 특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제품은 사이즈와 가격이 구매의 걸림돌입니다.
아무리 퀄리티가 좋더라도 15센티 남짓한 사이즈는 좋은 퀄리티를 육안으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5센티 정도만 더 컸다면 만족도가 훨씬 높았으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노안이 시작된 중년의 <가이버> 팬에게 작은 사이즈는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ㅠㅠ
6인치 <가이버>시리즈를 함께 전시하거나 다른 6인치 액션피규어들이라도 함께 두면 그나마 괜찮은 비주얼이 될 듯 합니다.
국내기준 예약가는 10만원대 초반, 현재의 판매가는 10만원대 중반 이상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제품의 퀄리티가 부족하진 않지만 20만원 가까이 지불한 액션 피규어의 실물 사이즈를 보면 현타(?)가 오게 됩니다.
물론 6인치 피규어 전문 컬렉터나 <가이버> 작품의 열렬한 팬인 경우는 높은 가격도 충분히 감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맥스 팩토리에서는 올 해 출시할 1/6 스케일의 가이버 액션피규어도 공개했는데 이 역시 88,000엔 이라는 선넘는 가격이 책정되어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왠지 <가이버> 관련 제품은 프리미엄 이미지로 고착되어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중국 CCS토이즈에서 발매하는 메카닉 액션피규어의 가성비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는데 <가이버>시리즈 역시 더 좋은 품질과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휴일 오후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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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중반 ...
가이버 오프닝만 봐도 흥분했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https://youtu.be/7WHPT-zE1hI?si=tP0nAtmhWd_NL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