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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22호수 하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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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 14:27:36

 

Lake 22가 호수 이름인데 스물 둘 호수, 22호수라고 하니 한국에서는 이렇게 이름 짓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레이크 트웨니투에 하이킹 다녀왔습니다.

 

지난 주말 날씨가 전날 밤부터 갑자기 좋아져서 이미 백패킹을 포기하고 있다가 한 시간 이내로 운전해서 다녀올 곳을 찾았습니다. 하이킹 초창기 때 한 번 다녀오고 가지 않았던 곳입니다. 시애틀 지역에서 누구나 들어봤을 만큼 유명하고 추천하는 곳이라 항상 사람이 많습니다. 조용히 걷는 것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기피하는 곳이었기에 그동안 다니지 않았던 것인데요. 아직 눈이 녹지 않았고 갑자기 좋아진 날씨라 평균보다 훨씬 덜 붐빌 것이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9시였는데 주차장 자리가 10개 정도 비어 있었습니다. 항상 주차장 바깥 갓길주차를 해야 할 정도였는데 이만하면 성공입니다.

 

왕복 6마일(10킬로)로 짧고 호수 말고 특별할 게 없어 분량을 위해 입구 표지판도 찍어 올립니다^^ 

 

보드웍도 많은데 길이 험했기에 보드웍을 많이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갑자기 오른 기온 때문에 구름은 끓어 오르고 좋은 풍경 다 가렸습니다.

 

구름 사이로 햇빛이 나와 이끼 낀 나무가 눈부십니다.

 

볼 거 없을 줄 알았는데 이 길은 정말 신선한 충격입니다.

 

2마일 지나니까 눈이 덮혀있어서 크램폰을 꺼내 신었습니다. 곧 호수가 나올 것입니다.

 

벌써 다 왔네요. 정작 호수는 얼음과 눈으로 덮혀 보이지 않고 호수 앞의 산이 병풍처럼 버티고 있습니다.

 

눈 녹은 곳이 푸르스름 옥색입니다.

 

누군가 눈사람을 만들었었나 본데 떨어졌네요.

 

절벽은 못 오르겠죠?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절벽을 줌인해 보니까 여기저기 폭포가 있습니다.

 

점심 먹고 내려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쳐다봅니다. 저 산이 아마 필척(Mt. Pilchuck)산일 겁니다.

 

주차장 근처까지 내려왔는데 길 잃은 물고기가 모래 위에 올라와 있네요^^

님의 서명
인생의 한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를 해야 하고,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며, 노래하고 춤추고 시를 써야 하고, 고통 받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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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4-03-29 15:17:06

도서관에서 wild를 빌려 읽었는데
크레이터 레이크 이야기가 나오길래,
다른 지역은 읽고 넘겼는데 여긴 한번
검색해봤어요. 호수 빛이 신비롭더군요.
그랬군요님이라면 가보셨겠죠?
예전 글에서 보고선 제가 잊었을지도ㅎ
아무튼 광활한 대륙의 자연이 선사하는
멋이 느껴집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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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3-29 15:28:02

2018년에 가봤습니다. 국립공원입니다.
https://www.nps.gov/crla/index.htm

1
Updated at 2024-03-29 15:43:23

아이 많은 집에서 일남이, 이남이, 삼남이... 부르는 식으로 지은 호수 이름일까요..ㅎㅎ

 

8천미터 넘는 고봉들이 에베레스트나 안나푸르나 같은 고유명으로 불리는데 K2 만큼은 고드윈-오스틴 이라는 이름 대신 K2 로 더 잘 알려져 있고 또 그렇게 불리고 있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라는 상징성과 그 산의 외관이 주는 엄청난 위압감 등으로 인하여 썩 잘 어울리는 이름 같기는 합니다.

 

혹시 호수22 도 미국에서 22번째로 커다란 혹은 깊은 호수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WR
1
2024-03-29 15:50:41

"The origin of Lake 22's distinct name is uncertain, but a leading theory is that nineteenth-century railroad maps listed local creeks numerically; one particular creek and its source lake were assigned “22.” The name stuck, and in 1947 the 790-acre Lake Twentytwo Research Natural Area (RNA) was created, putting an end...

2가지 썰이 있네요.
1.19세기 철도맵에 22번 개천의 수원지라서.
2.숲의 22번째 섹션에 호수가 있어서.

https://www.wta.org/go-hiking/hikes/lake-22-lake-twenty-two

1
2024-03-29 15:52:25

앗, 검색 감사합니다.

그래도 아무렇게나 갖다 붙인 이름은 아니었군요...

1
2024-03-29 17:01:51

풍경이 참 좋습니다.

사람이 너무 없어도 살짝 무서울 것 같지만  그래도 걷고 싶은 산길이네요

크램폰 오래간만에 듣는 용어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이젠이라고 하고 가끔 등산 관련 잡지 등에서만 보았네요^^

WR
2024-03-29 23:37:17

엄밀하게 말해 '마이크로 스파이크'를 신었어요. '글자수'가 적어서 쓰게 되는 크램폰은 빙벽 같은데서 유리하죠.
https://www.reserveamerica.com/articles/hiking/crampons-vs-microspikes-vs-snowshoes-what-to-use

1
2024-03-29 20:45:05

그야말로 깊은 산 속 옹달샘? 이네요~ 

WR
2024-03-29 23:41:25

알파인 호수는 비취색이 보는 시간, 각도, 높이 따라 변해요. 이번엔 허연 눈벌판만 보고 왔네요.

1
2024-03-29 23:51:30

 

이런 풍광이군요~ 칭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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