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제주 한 달 살기] 29 한 달 살기를 정리하며
엊그제 온 것 같은데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내일 아침이면 제주를 떠납니다.
긴 것 같지만 지나고 보니, 금방이고 꿈만 같습니다.
주변에서 한 달 살기를 들을 때마다 저도 언젠가는 가야지 하고 마음 먹었었는데 기회가 되어 아내와 와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같은 우리나라이지만 섬이라는 특성, 그리고 이색적인 풍경에 제가 살던 곳과는 다른 분위기가 제주의 매력이라, 지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준비를 시작하면서 여행은 시작됩니다.
준비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죠.
저 같은 경우는 준비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다니면서 기록하고, 다녀와서 다시 정리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전문가들이 하는 꼼꼼하고 멋있는 여행기는 아니고, 그냥 아재의 대충 정리하는 여행기입니다.
준비하고 진행하다보니 관심 있으신 분들도 많고, 저 역시 이번에 좋았지만 다음에 또 오면 되풀이 하지 않을 실수 등을 생각하며 준비 및 유의할 사항 그리고 제가 세운 예산 및 실 지출 비용 등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1. 준비
[가는 방법]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비행기로 가는 방법, 배로 가는 방법인데 비행기로 가게 되면 자기차와 짐을 가져가는 것이 어려우므로 배로 갑니다.
저는 사는 곳이 인천이라 인천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면 되는데 바다위 배에서 밤새 가는 것이 불편해서 완도에서 가는 배를 탔습니다.
목포와 진도에서도 가는데 터미널 시간표등을 검색해서 맞는 시간을 결정해서 가는 곳을 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숙소]
- 성수기의 경우 최소 한달 반 전에 숙소를 준비하여야 괜찮은 숙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8월 11일에 예약 했는데, 그 때도 일부 좋은 곳들은 예약이 되어 있었습니다.
- 잘 아시겠지만 업체 광고 사진 및 글 그리고 리뷰에는 큰 기대는 안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숙소를 와서 볼 수도 없는 형편이라 어쩔 수 없이 검색에 의존하지만 정보가 정확하지 않습니다.
저도 업체의 사진 및 리뷰 등을 보고 결정했지만 좋은 점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점도 있었습니다.
- 숙소 구할 때 고려사항입니다
* 위치는 무엇을 우선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저녁에 근처 치킨집에서 치맥할 즐거움을 생각한다면 제주나 서귀포시의 주택가 등이 좋습니다. 제가 거주한 제주시 노형동은 한라대 근처라 걸어 가서 가볍게 한 잔 할 곳이 많아 정말 좋았습니다.
하지만 한적한 곳일 경우 대중교통이 원활치 않아 술 한잔 하려면 큰 맘을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리 운전이나 카카오 택시등을 불러야 하는 경우가 되겠습니다.
저는 이런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어서 이곳으로 했는데 위치면에서는 정말 만족했습니다.
주변에 도서관, 카페 그리고 식당 등이 걸어서 가까운 거리에 많아서 숙소에서 휴식 취할 때 잘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저녁에 술 또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갈 일이 없으면 한적한 곳의 예쁜 숙소를 구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 숙소의 시설 문제
이 부분이 어려운 문제였는데 결과적으로 저는 약간 실패했습니다.
제가 거주한 곳이 다세대 빌라 형태 였는데 다른 것은 다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가 문제였습니다.
첫째 수압문제입니다.
4층 건물에 4층이다 보니 수압이 약해서 샤워와 주방 수전을 동시에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중간에 공실이 있어서 바꿔달라고 할까 하다가 그냥 지냈습니다.
수압은 가능한 문의해서 확인 후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모기입니다.
여기 숙소도 방충망은 잘 되어 있는데 어딘가 모기들만 드나드는 구멍이 있는지 매일 밤 3~4마리의 모기와 전쟁을 치렀습니다.
이것은 다른 숙소도 어떨지 모르니 오실 때 10월까지는 차에 원터치 모기장을 가지고 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숙소를 정할 때 저는 공용 화장실 및 공용 세탁실은 배제해서 결정했습니다. 저렴한 숙소의 경우 공용 공간을 이용하는데 저희는 이 부분 개별 주방 및 세탁기를 필터링해서 결정했습니다. 본인이 결정하실 때 금액 등을 고려해서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식사]
저희는 아침 저녁은 가능한 숙소에서 해먹고 점심은 사먹는 것으로 계획했습니다.
집에서 쌀과 양념 등 식사 부재료를 가져오고 마트에서 기타 식자재 등을 사서 간단히 해 먹었습니다.
김치는 포장 김치(3.5kg)를 두번을 샀는데 조금 남아서 가져 가기로 했습니다.
20일 지나서 부터는 음식물 남기지 않도록 준비하고 라면과 빵 등을 사서 알맞게 음식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는 기본 15천원/인 잡고 일주일에 한 번 맛있는 것 사먹는 비용을 잡았습니다. 거의 맞춘 것 같습니다.
[가볼 곳]
일단 검색및 책 등을 통하여 가보고 싶은 곳을 정했습니다.
하루에 무리하지 않고 다닐 수 있도록 지도에 위치를 표시하여 묶어 다니는 방향으로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계획한 곳들의 대부분은 아래 표와 같이 다녀왔습니다. 다만 새별오름, 성산일출봉, 글라스 하우스 등은 못가고 그 외에 다른 곳을 많이 갔습니다.
사실 한 달 살기라고 하지만 한달 동안 돌아다니는 것이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계획하고 다녀왔습니다.
전체 갈 곳만 정해 놓고 제주 도착 후 날씨 등을 계속 확인하면서 가는 곳을 정해서 다니다 보니 날씨와 장소가 잘 어우러져서 만족했습니다.
특히 저와 아내는 꽃과 새 등을 보면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오름과 바다 그리고 숲 등에 많이 갔는데, 좋아하시는 취향에 따라 주로 가실 곳을 정하시면 좋은 계획이 될 것 같습니다.
2. 지내면서 나온 사항
[쓰레기 처리 문제]
제주의 쓰레기 처리는 제가 사는 곳과는 달리 요일 별로 버리는 재활용 쓰레기가 달라서 마지막 주 요일에 맞추어 쓰레기를 거의 정리했습니다. 그래도 발생하는 재활용쓰레기는 일단 집으로 가지고 가서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에 버리는 것으로 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지난번 글에도 올렸듯이 사용하시던 티머니카드 하나 준비해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오늘까지 사용한 금액이 약 300원도 안되었습니다,
최대한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양을 조절했고 나온 쓰레기는 물기를 쏙빼고 건조시킨 다음 버리니 별로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선물]
와서 돌다보니 감귤을 선물 안할 수 없어서 위미리 감귤농장까지 가서 직접 먹어보고 선물을 보냈습니다.
귤은 맛있었는데 좀 잘아서 선물을 보낼때 모양새는 없었고 조금 비쌌습니다.
반면에 노형동 하나로 마트에도 위미리 감귤이라고 해서 급히 보낼 때 여기서 보낸 적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조금 맛은 덜 했지만 값도 싸고 모양도 좋고 포장이 깔끔했습니다.
혹시 선물할 일이 있으시면 몇군데 가셔서 맘에 드는 곳에서 보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정문 알로에 농장 갔다가 몇가지 선물을 샀는데 부담없고 좋은 것 같습니다.
더불어 알로에 전시장도 보고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누락된 준비물]
* 아내가 추위를 좀 타고 깨끗한 침구를 사용하고 싶어서 오기전에 적당한 담요를 구입했는데, 출발전 차 옆에 놓고 와서 아파트 페기물로 가는 불상사가 발생했습니다 ㅜㅜ
하는 수 없이 와서 또 사는 어이없는 지출이 생겼습니다.
* 등산스틱을 챙기지 못했습니다. 이거는 아예 생각을 못했습니다.
오름 특히 한라산등을 올라간다면 필히 준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저녁 때 숙소에서 네플릭스 등을 보려고 휴대용 프로젝터와 구글 캐스트를 준비했는데 스크린을 챙기지 못하고 스크린용 삼각대만 챙겨서 결국은 사용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저녁에 볼 시간 없더군요.
저녁에 정리하면서 라디오 듣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가져오길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3. 한달 살기 비용
오늘까지 지출한 비용을 산출해보니 제가 짠 예산과 거의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역시 가장 큰 비중은 숙소와 식대인데 이 부분 잘 계획하시면 알차게 계획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차가 하이브리드라서 주유는 일반 차량의 절반 정도로 들어간 것으로 감안 하고 예산을 잡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기차인 경우에는 더 적게 들어 갈 것 같습니다.
예산에서는 오로지 제주도에서 사용한 비용만 들어갔습니다. 개개인마다 차이나는 제주도 까지 오는 비용 및 선물 비용 등은 빠졌습니다.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처음에 한 달 살기를 준비하면서 막연하지만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반 두려움 반이 있었습니다.
젊었을 때야 돈이 없어도 두려움이 없었지만 나이를 한 해 두 해 먹다 보니 예전에 겁없이 잘 다니던 여행도 이제는 조금 주저하게 됩니다.
하지만 준비하고, 검색하고, 부딪히면서 크게 어려움이 없이 지냈습니다.
그리고 디피에 많은 제주도 회원분들께서 (일일히 거명을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알찬 정보를 주셔서 좋은 곳과 맛있는 곳을 추가로 가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마무리 하는 지금 드는 생각은 딱 하나입니다.
좋았고 다음에 또 한달 살고 싶다입니다.
그게 또 될지 모르지만 희망사항입니다^^
오늘 다녀온 이호태우 해변의 풍경과 제주도의 푸른밤을 들으며 저의 제주 한달 살기를 여기서 마무리 합니다.
도움주신 모든 분들과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신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https://youtu.be/dA73UDXP4iA
글쓰기 |
한달을 알차고 보람차게 보내셨네요.
참 부럽습니다.
마무리 잘하시고 육지에서 뵙겠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