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게] <자산어보> 정발 블루레이 까보기
오늘 열어볼 작품은 참으로 오랜만에 발매되는 한국 영화 블루레이로, 2021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입니다.
한국에서 발매되는 가장 최근 타이틀이 개봉한지 2년이나 흐른 작품이란 점에서, 여러모로 국내 블루레이 시장의 암울함이 느껴지는 바가 많습니다. 특히나 요즘 헐리우드가 발매 2~3개월만에 후다닥 블루레이를 출시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에서 더더욱 아쉬운 편. 2020년 이후 국내 개봉 작품들의 빠른 발매를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한가지 이 작품의 패키징에서 무척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바로 풀슬립일듯 합니다. 마치 실제 "자산어보" 책을 보는 듯한 디자인과 함께 종이 자체의 제질도 무척 좋아 정말로 인상적인 패키징을 자랑합니다.
거기에 덤으로 일반적인 작품과는 달리 타이틀의 풀슬립 구멍이 왼쪽에 나있다는 점도 풀슬립의 디자인에 더더욱 풍미를 더해주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풀슬립의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쓴것이 보입니다.
간단한 스파인샷. 12세 이용가 딱지가 무조건적으로 내장되어있다는 점 하나만 빼면 여러모로 흠잡을 구석이 없습니다.
내부 패키징 겉면 이미지. "여백의 미"를 강조한듯한 절제된 디자인이 작품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립니다.
디스크 이미지 또한 제법 간결한 편.
동봉 엽서 봉투 표지 전면입니다. 수묵화와 같은 디자인이 꽤나 인상깊습니다.
엽서봉투 후면.
동봉 엽서는 총 5종, 세로 엽서 한 장과 가로 엽서 4장입니다. 엽서 자체의 퀄리티에 특출난 부분은 마땅히 없으나, 스틸샷을 비교적 잘 골랐다는 느낌이 상당히 강합니다.
엽서 공통 후면.
간단한 케이스 내부샷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디스크 내부를 살펴봅시다. DTS-HDMA 5.1 한국어 더빙과 코멘터리 1종 포함, 자막은 한국어와 영어가 전부라는 다소 초라한(?) 구성. 내수용 타이틀이니 뭐 큰 기대를 하기 어렵긴 합니다.
여담이지만, 코멘터리용 한국어 자막은 지원하지 않으며, 오로지 영화 본편용 한국어 자막만 지원합니다. 이는 영어자막도 동일하기에, (가능성은 상당히 낮습니다만) 영어권에서 본작을 구매한다면 코멘터리는 무슨 뜻인지 못알아들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살짝 캥기기는 하네요.
그래도, 작품 자체는 꽤나 잘 뽑힌 편입니다. 블루레이 특유의 고비트레이트덕에 OTT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압축효과가 전혀 없거니와...
본작이 흑백작품이니만큼, OLED TV와같이 명암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면 효과는 더욱 배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동네 영화관에서 봤던 본작보다 집에서 보는 환경이 훨씬 좋았다고 느꼈을 정도.
음향 역시 부족함이 없습니다. 작품 성향상 우퍼가 쾅쾅터진다거나 하는 시추에이션은 볼 수 없습니다만, 서라운드 스피커들이 적당히 "공간감"을 연출해내는데에는 제법 도가 텄기 때문.
부가영상적 측면에서는 예고편 3종과 "지식거래 영상", "메이킹 필름"이 들어가 있습니다. 개중 "지식거래 영상"은 5분짜리 작품소개 트레일러에 가까운 물건이라, 실질적으로는 43분 길이의 "메이킹 필름"이 대부분의 서플먼트 노릇을 한다고 보면 될텐데...
뭐, 퀄리티가 제법 좋은 편이라는것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넉넉한 길이 만큼이나 작품의 세부적인 메이킹을 잘 눈여겨 볼 수 있으며, 영화 코멘터리와 함께라면 그래도 최소한 "작품 부가영상이 부족하다"소리는 안 나올만한 물건인게 사실입니다.
특히 본작의 촬영기간이 코로나 터지기 직전 시점 (2019년 연말) 전후였던 관계로 당시까지의 활발했던 국내 영화계의 분위기도 많이 느껴지고 한다는 점에선 더더욱 인상적인 영상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는 - 전반적으로 잘 만든 작품입니다. 실제 영화도 그렇고, 블루레이도 그렇고. 흑백이라는 특유의 톤 덕분에 홈미디어에서 더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았고, 그 결과물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작품 자체도 많은 생각을 담게 만드는 수작이니, 웰메이드 한국 영화의 팬이시라면 한번쯤 구매해보셔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 <자산어보>. 2021년 2월이라는 여러모로 최악의 코로나 한복판에 개봉해 33만이라는 아쉬운 흥행 성적표를 들고 쓸쓸히 귀가해야 했던 이 작품은 "그것보다는 훨씬 좋은 대접을 받을 가치가 있었던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점점 순수 오락스타일의 작품들만 유행하고 있는 요즘, "사극"이라는 저물어가는 해와 같은 이 장르는가 이제 TV에서도, 스크린에서도 푸대접받는것이 많이 아쉬웠던 제가 그런 아쉬움을 크게 덜 수 있었던 몇안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고증은 엿바꿔먹고 괴상한 CG와 액션을 동원해서 만든 이상한 "판타지 사극"이나, 어디서 굴러온지 모를 근본없는 "사극 로맨스"에 지치셨던 분들이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할 이 작품, 개봉한지 무려 2년만에 BD가 나온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한국영화 블루레이 시장이 좀 더 활성화되길 간절히 바라고, 코로나로 인해 망가진 한국 영화판이 원상복귀되기도 간절히 바라며, 결정적으로 "정통 사극"이라는 장르의 미래에도 기도를 보냅니다. 이렇게 가기에는, 아직 너무 많은것이 남아있습니다. <올빼미> 블루레이의 출시를 간절히 바라면서, 오늘의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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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먹고 있다가 블빌님 글보고
주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