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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닐스 보어 그래픽 평전 소개(오펜하이머 개봉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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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10-09 15:43:10

 어제 영게에 영화 오펜하이머에 대한 감상평을 게시했습니다. 거기서도 썼지만 케네스 브래너가 연기한 닐스 보어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movie&wr_id=2860391 

 

 

 

 

 

 

 그래서 생각난 김에 닐스 보어의 그래픽 평전을 소개드립니다. 그의 제자로 본격적 양자역학의 시대를 열었던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에 대해서는 본인의 저작과 평전이 다수 소개되었지만, 어쩌면 인문학 독자들에게는 더 매력적일 보어에 대해서는 그의 업적과 삶을 단독으로 담은 본격적인 입문서가 출간된 적이 없습니다. 아쉬운대로 그래픽노블 전문 작가인 짐오타비아니 그래픽 평전이 있어 소개드립니다. 그러나 오타비아니는 스티븐 호킹, 앨런 튜링, 리처드 파인만 등의 물리학자나 수학자들의 평전을 다수 출간한 전문작가인 만큼, 보어의 중요한 업적과 삶의 이력, 보어의 물리학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가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아래 글은 예전에 블로그에 작성했던 글을 어투만 바꾸어 이곳에 올립니다.     

 

 

양자역학의 산파, 닐스 보어 

 

 본격적으로 양자역학의 시대를 열어 젖힌 인물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였지만, 하이젠베르크는 닐스 보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야 비로서 그 업적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일반인들이 마지막으로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마지막 원자 모형을 만들었고, 고전역학의 테두리 안에서 고전역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원자와 아원자 수준의 입자의 행태를 설명하기 위해 교묘한 아이디어들을 짜냈습니다. 그는 하이젠베르크의 지도교수였던 좀머펠트와 함께, 그 유명한 보어-좀머펠트 원자모형을 만든 양자역학의 세례 요한이었습니다. 보어의 코펜하겐 이론물리학 연구소는 양자역학의 요람이었으며, 이곳을 방문한 수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초창기 양자역학의 토대가 닦였습니다. 


 그러나 위에서도 말했지만, 보어 이전 양자론의 기초를 마련한 막스 플랑크, 아인슈타인, 러더퍼드 등과, 보어 이후의 양자역학을 발전시킨, 하이젠베르크, 폴 디렉 등의 본격적 전기가 국내에 이미 소개된 것에 반해, 보어의 진지한 전기는 아직 한국에 한 권도 소개되지 않은 점이 의아합니다. 보어야 말로 양자역학의 교황이나 마찬가지인데 말이죠. 


 이 책은 그래픽 노블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아쉬운 대로 그런 부족한 현실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 시켜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역시 양자역학의 발전 과정에 있었던 유명한 에피소드들에 대한 묘사들입니다. 하이젠베르크와의 만남과 공동연구, 파동역학의 창안을 통해 양자역학의 한 축을 담당했으면서도 결국 양자역학의 반직관적 아이디어를 수용하지 못해 물리학의 주류에서 밀려난 슈뢰딩거와의 며칠 밤을 세는 격렬한 토론(사실은 독감환자를 가둬놓고 부인과 함께 무한 압박), 물리학계의 살아있는 신이었던 아인슈타인과의 오랜 논쟁과 우정 등이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됩니다. 또한 세계대전을 겪으며, 당시 평화와 공존을 위해 정치인과 과학자들을 가리지 않고 만나며 이상주의적 정책이 채택되도록 설득하려 했던 모습도요. 보어는 준비된 원고를 가지고 하는 대중연설에는 무척 약했으나, 개인적인 면담을 통해서는 설득시키지 못할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영국의 윈스턴 처칠만 빼고)


거기서 자연스럽게 보어의 이상주의적 성향, 순박함, 정직성, 예의바른 성격 등, 보어의 매력적인 인품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아마도 당대 양자역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보어처럼 동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보어의 면모와 양자역학과 핵 물리학의 발전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그 외에도, 작가가 군데군데 숨겨둔 유머도 책을 읽는 재미에 한 몫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진지하고 깊이있는 내용을 다루면서도 만화 형식 특유의 부드러움을 잃지 않았는데, 대표적인 예가 책에 들어간 후주(後註) 또한 만화 형식으로 그려, 주를 읽는 행위를 지루하지 않도록 배려했다는 점입니다. 매우 뛰어난 그래픽 노블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볼 만 한 책입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524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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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3-09-06 21:51:49

   Einstein,   stop telling God  what  to  `d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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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6 21:55:17

 만화 평전 좋아하는데 사봐야 겠네요

WR
2023-09-06 22:15:11

짐 오타비아니가 쓴 그래픽 평전들 다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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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6 22:10:58

언젠가 닐스 보어의 전기를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소개해주신 책 기회되면 읽어봐야겠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과학자를 넘어 본받아야 할 부분이 많은 분 같더라고요. 집안이나 성장과정도 진짜 흥미롭고요.

WR
Updated at 2023-09-07 00:43:42

최근에 확인해본 적은 없지만 아마 국내 유일한 닐스 보어 평전이 이걸겁니다. 아인슈타인이나 파인만에 대해서는 다 읽기 벅찰 정도로 많은 평전들이 나와 있고, 심지어 폴 디랙 같은 경우에도 상당히 두꺼운 평전이 나와 있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보어는 평전이 나와 있지 않다는게 참 의아 합니다. 저도 현대 물리학사를 수놓은 수 많은 별 중에 가장 빛나보이고 철학적 깊이가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보어입니다.  

1
2023-09-07 21:52:20

 

이 짤이 생각났습니다~

WR
2023-09-08 00:38:19

저 사진 처음 봤을 때는 서 너 명 정도 알아봤는데 이제는 반 정도는 알겠네요.ㅎㅎㅎ

Updated at 2023-09-08 05:36:39

저도 얼굴은 아인슈타인 만이었고 이름보고 알았던 분 몇분.. 업적보고 알았던 분 몇분.. 그 정도밖에 안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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