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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올 해 첫 번째로 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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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1-04 21:36:30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24109358 

 

 작년 마지막 날에 작년 마지막으로 읽은 책인 대니얼 데닛의 『의식이라는 꿈』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구입한 책은 바로 대닛의 2017년작 『박테리아에서 바흐까지, 그리고 다시 박테리아로(From Bacteria to Bach and Back』입니다.(늘 느끼는 것이지만 대닛의 문장이나 명명법은 너무나 천재적으로 절묘합니다.)

 

 아직 저도 읽기 전이지만 이 책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데닛의 관심사의 두 축인, 의식에 관한 연구(심리철학과 의식과학)와 진화를 엮어 통합한 책입니다. 데닛은 영미 분석철학 전통에 속한 철학자인데, 그래서 분석철학의 주요한 주제인 심리철학(심리학에 대한 철학이 아닙니다. 신체와 마음의 관계에 대한 철학입니다.)과 자유의지, 언어철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인지과학의 발전 이후, 학계에서 의식의 본질에 대한 논쟁이 심해지자, 관련 학문들을 직접 연구하고 인지심리학자, 인공지능 연구자, 신경과학자들과 교류하면서 당시 널리 퍼져있는 잘못된-데닛에 의하면- 의식에 관한 환상을 제거하고 인지과학의 방법론을 옹호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당시는 인간 의식의 주관적 측면이 제3자적 관점에서 접근이 불가능한 환원 불가능한 성질의 것이라는 의견이 널리 유포되고 있었습니다.(최근에 와서야 이런 의견들이 점차로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강력하고 대중들에게는 더욱 친숙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인간의 본능적 직관에 의한 환각이기에) 데닛은 80년대 내내 다른 철학자들과 논쟁을 통해 주관적 의식의 환원 불가능성과 그 주관적 의식의 경험 대상이라고 믿어져왔던 감각질(qualia: 의식에 들어온 감각의 경험적 측면, 예를 들면 빨간색의 빨간 경험)이라는 개념이 조악하게 구성된 엉터리 개념이라는 것을 입증해왔습니다. 그리고 1990년에 『의식의 수수깨끼를 풀다(Conciousness Explained, 설명된 의식: 다시 말하지만 정말 끝내주는 제목 아닙니까? 저 운율)』로 대중들에게 그간의 성과를 소개했습니다. 


 이후 데닛은 신다윈주의와 도킨스의 밈(meme)이론에 자극을 받아 세상의 모든 존재자들을 진화론적 입장에서 규명하려는 노력을 경주합니다. 도킨스가 만들었고 지금은 창조자에게 약간 관심을 덜 받고 있는 밈 이론을 데닛은 의미를 더 확장하고 세련되게 다듬어 이것을 통해 인간과 관련된 여러 측면을 새로운 시각으로 규명하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 와중에 과학지식의 대중화라는 목적을 위해 기획된 "사이언스 마스터즈"시리즈의 한 부분으로 생물학 전체의 스케일에서 인간의 마음이 어떤 식으로 진화해왔는지를 밝히는 『마음의 진화(Kinds Of Minds:마음의 종류들, 라임 죽이죠?)』를 펴냅니다. 아마도 데닛의 책 중 가장 편안한 필치로 쓰여졌을 이 책은 출간 당시 관심있는 대중독자들에게도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21세기가 되자 뇌-신경과학의 발전으로 데닛이 이전 세기에 예견한 주장들이 점차로 입증되고 그동안 있어왔던 다른 학자들의 반론을 재반박하기 위해 『의식이라는 꿈(Sweet Dream)』(2004)을 펴냅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데닛은 '의식의 다중원고모델(mutiple draft model)', 서술 중력의 중심, 생산력과 검증의 탑, 뇌의 유명인(Cerebral Celebrity), 환상의 메아리(Fantasy Echo) 등등 의식에 대한 참신하고 직관적이며 문학적인 비유들을 만들어내어 학자들과 미학적 소양을 갖춘 교양독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데닛의 이러한 작업들이 한국에 소개되기 까지는 많은 세월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일단 『의식의 수수께끼를 풀다』는 출간 24년이 지나서야 한국에  번역이되었고, 『의식이라는 꿈』은 18년만에 번역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사이언스 마스터즈는 정말 널리 알려진 선집이라 원전 출간 2년만에 한국에 소개되었긴 합니다. 

 

 그러니 이번에 원전 출판 5년 만에 한국어로 출간된 이 책은 데닛의 작품 치고는 엄청나게 빨리 한국 독자에게 선 보인 샘입니다. 그래서 당장 읽을 거리가 밀려있어서 급하지 않았지만 책을 미리 받아보고 싶어 작년 마지막 날에 책을 주문했습니다. 

 

 

책 정말 예쁘게 나왔죠? 

 

 

  그런데 비슷한 분량의 『의식의 수수께끼를 풀다』보다 너무 판형이 작아서 보기 불편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얍! 하고 주문을 걸었습니다. 

 

 

책이 커졌습니다!

 

 

띠지를  두른 채로 다시 한 컷.

 

 

위에서 소개한 책들입니다. 다만 지금 『의식이라는 꿈(Sweet Dream)』은 한국어 번역판 출간 1년이 안되서 절판되어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천천히 읽고 언젠가 이 책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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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WR
2023-01-04 21: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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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4 21:52:49

저는 오늘 요렇게 3권요. ^^

WR
2023-01-04 21:54:59

쇳밥일지가 눈이 가는군요. 즐거운 독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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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4 21:54:11

꽤 어려운 책 같아 보이는데도 사람들로 하여금 읽고 싶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십니다.
소개글 기대하겠습니다.

WR
2023-01-04 21:56:31

제가 좋아하는 것이니까 그런가봐요^^ 읽고싶어지셨다니 글 쓴 보람이 생깁니다. 감사합니다!

1
2023-01-05 07:47:18

이 글 읽고 지난번에 쓴 긴 장문의 의식이라는 꿈에 대해 꼼꼼히 읽어 봤습니다. 어렵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였고 자전거에 비유해서 인간의 창발성을 설명하고 감각질이 왜 허구인지 반박하는 내용에 감탄했습니다. rocked 님 나빠요. 이렇게 또 책구입 하게 만드시니까요^^

WR
2023-01-05 10:51:16

제임스 봉두님 감사합니다. 사실 그다지 잘 쓴 글이 못되는데도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제가 세일즈에 재능이 있는 빌런이러는 착각에 빠지게 되는군요.ㅎㅎ 그래도 기왕 사실 거라면 즐거운 독서가 되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나중에 읽고 나서 또 같이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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