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소개 - 퍼스트 맨
2019년 2월 13일에 국내에도 4K UltraHD Blu-ray (이하 UBD)가 정발된 영화 [ 퍼스트 맨 ]은, DP 공식 리뷰에도 소개된 내용대로 제임스 R. 한센의 전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가장 처음으로 달을 밟은 사람인 퍼스트 맨 닐 암스트롱 씨는- 서두부터 이렇게 써제껴도 스포일러도 아니고 영화의 감동을 해치지도 않는다는 점이, 사실 제가 이 영화를 소개하게 된 사유 중 하나입니다. 이 영화는 다들 아는 결말(달 착륙 음모론을 믿는 분들은 논외로 치고)을 다르게 그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퍼스트 맨이 얼마나 대단한 영웅인가를 그리는 내용도 아니라서요.
이 영화가 담아낸 자세한 내용은 DP 공식 리뷰에서 멋지게 소개되고 있기도 하니, 그쪽을 참조하시면 더 쉽고 빠르게 이해가 되시기도 하니까 전 온전히 UBD 소개에 집중할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자, 그러니 바로 UBD 소개에 들어가 봅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2160/24P(HEVC), 화면비 2.39:1(+ 일부 신 1.78:1), HDR10 & 돌비 비전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 (영어)
* 2019년 2월 13일에 UBD(+BD 패키지), BD 모두 한국 정식 발매
- 영상 퀄리티 평가
퍼스트 맨은 기본적으로 슈퍼 16mm/ 35mm 촬영을 병행하여 찍었고 & 달 착륙 신에선 65mm를 사용한 전형적인 아날로그 필름 촬영 영화입니다. 단지 이를 2K DI로 피니쉬한 것은, 16mm 촬영 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그랬다 싶긴 해도 좀 아쉬운 구석.
우선 그레인을 포함한 필름 그 자체의 질감이라든가 몇몇 근접 신의 세부 디테일 표현력은, BD에서도 상당히 우수하게 표현되고 UBD에서도 좋은 편입니다. 단지 어디까지나 필름 테이스트를 강조하면서 일부 신들은 (16mm 촬영 신임을 감안해도)시대상을 반영하기 위해서인지 좀 더 의식적으로 뭉특하게 다듬은 인상이라, BD(+ 업스케일)와 비교할 때 단순 해상감 측면에서 UBD가 크게 어필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결국 HDR10의 명암 확장과 하일라이트 강조에 따른 선명감이 관건인데, 디스크 제작자들도 여기에 주목한 인상. 하이 다이나믹스 특유의 풍부한 톤과 보다 깊게 표현되는 블랙의 느낌이, 잘만 재현해 준다면 BD에 비해서도 눈에 띄게 그림에 힘을 줍니다. (hevc 코덱)57Mbps 가량을 부은 비트레이트 수치도, 세부 디테일을 깎아먹지 않고 적어도 제작자가 의도한 수준의 그림을 유감없이 전달하고 있고.
다만 '잘 재현해 준다면'이라는 조건을 붙이는 이유는, 그냥 HDR만 되는 TV라 해서 다 이런 감각이 나오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관건은 무엇보다 블랙이 깊은 디스플레이에서 재생하는 것으로, 이래야만 비로소 그 아스라한 느낌의 필름 톤이 마치 껍질을 벗기듯 드러나 보입니다. 이 감각은 돌비 비전 재생 시에 한층 더 잘 드러나며, 특히 돌비 비전 재생시엔 그 60년대 코다크롬 필름(코닥제 35mm 컬러 리버설 필름)조가 아련하게 펼쳐지는 것이 (이 필름 화면을 기억하는 사람에겐)좀 깜짝 놀라게 하는 수준.
결국 이 UBD는 돌비 비전 지원 OLED 이외의 디스플레이에서 볼 땐 냉정하게 말해서 그다지 돈값을 하지 못합니다. 딱히 디스플레이의 우열을 가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 UBD가 특색을 나타낼 만한 부분이 OLED가 유리한 쪽과 죄다 겹쳐서 별 수 없습니다. 이 말은 반대로 말하면 일반적인 LCD의 HDR10 그림에선 BD와 다른 점을 꽤나 집중해 가며 봐야 찾을랑말랑 하단 이야기로, 결국 사용 디스플레이에 따른 선택이 요구되는 그런 타이틀.
종합하면 제작 스펙이나 의도나 BD에 비해 한 단계 위의 감각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UBD는 아니지만, 이 UBD에 담긴 마지막 2% 가량의 테이스트를 제대로 재현할 수 있으면 비로소 값어치를 하는 그런 타이틀입니다. 그래서 돌비 비전 가능 OLED 사용자에겐 (아날로그 필름 특유의 감각을 부정하지 않는다면)93점쯤 매길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바로 80점대로 평가 점수가 떨어질 그런 모양새라 하고 싶네요.
- 음성 퀄리티 평가
퍼스트 맨 UBD에 수록된 돌비 앳모스 사운드는, 간단히 말해 '선택과 집중'이란 면에서 꽤 특출난 인상.
무슨 소린가 하면, 드라마성을 강조하는 장면들에선 소리를 프론트에 집중하면서 정결하고 세밀한 소리를 전면에 펼쳐놓는 것에 중시하고 있고 vs 그 반면 대망의 우주 비행 장면이나 달 착륙 등에선 말그대로 공간 스테이징과 임장감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쪽도 잘만 재현한다면 대략 8년 간 별로 밝다고는 할 수 없는 암스트롱 씨의 인생사를 주마등처럼 보다가, 드디어 날아 올라 인류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한 인간의 성취(라고 할 수도 있는 것)를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는 이야기.
이외에 요즘 디스크라면 기본이라 여겨질 수준인 대화 명료도, 효과음 재현력 역시 좋은 수준. 드라마 파트에선 시대상도 감안해서 약간 인위적으로 탁하게 만든 인상도 없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합격점을 주기엔 충분합니다. 기본적으로 디테일을 극한까지 추구하기보다 시청자의 이미징을 돕는 방향으로 설계 된 것으로 들리기 때문에, 오히려 사운드 바 같은 설비에서도 어느정도 사운드 방향성만 명확히 잡아준다면 충분히 괜찮은 체험을 할 수 있기에 이쪽은 영상과 달리 좀 '쉽게' 울리는 쪽을 지향한 것 같네요.
단지 좀 아쉬운 건 코어 스펙이 16비트에 3Mbps대 비트레이트에 머문다는 것인데, 이때문에 BD와의 순수 사운드 퀄리티 차별성(동 포맷에서도 순 정보량에 따른 퀄리티 체감차가 있는 타이틀이 제법 있습니다.)이 좀 흐릿하긴 합니다. 이 작품은 유니버설의 정책대로 UBD와 BD 둘 다 돌비 앳모스 트랙이 수록되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소리를 쉽게 울리는 것을 중시한 시스템에선 더더욱 UBD의 존재감이 좀 엷기도 하고요. 때문에 여기서도 시청자의 선택과 집중을 요구하는 디스크란 생각은 드네요.
- 첨언
이 타이틀은 DP 공식 리뷰에도 언급되는대로 DVD에만 별도 보너스 디스크로 제공하는 서플먼트가 있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쪼개서 줄 정도로 많은 것도 아닌 완전 계륵이라 입맛이 쓴 편입니다. 거기다 그 서플들이 다들 (내용의 질적인 판단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쳐도)분량 자체가 영 만족스럽지가 않아서 그것도 참 애매하고.
그러고 보면 이 영화의 내용과 그 전개에 대한 호불호는 각 영화 관련 사이트에서도 제법 화두가 된 적이 있는데, 좋게 보신 분이나 나쁘게 보신 분이나 대중성이 별로 없다는 데는 한 목소리였던 것 같고 그 감상대로 흥행 역시 신통치 않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유니버설이 이 타이틀의 디스크에 들인 열의는 좀 뜨뜻미지근한 느낌도 있습니다. 요령껏 쓸데없이 이리저리 쪼개 내면서 어떻게든 만회해 보고 싶어했던 건 같은데, 오히려 그게 마음에 안 드는 상황.
UBD로 한해서 논한다해도 (본문에 자세히 언급한대로), 이쪽도 BD의 가퀄비냐 UBD의 남은 2~5%를 더 긁어내느냐 이런 싸움이라... 저도 솔직히 암스트롱 씨의 이런저런 이야기엔 같이 울고 웃어 줄 아량까진 있지만 이 UBD에 대해서 전면 상찬까지 하긴 좀 애매하긴 하네요. 솔직히 좀 싸게나 나왔으면 이렇게 까지 애매하진 않을 텐데, 정발 UBD 패키지 가격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일반판 4.4만/ 스틸북 5.3만이나 하니... 결국 또 드리는 말씀이지만 소비자의 선택과 집중을 시험하는 타이틀이라고 결론 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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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디스크가 BD도 아니고 DVD 라는 것도 짜증나긴 합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몇달 사이에 구매한 신작중 인상이 깊은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