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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소파와 유리창이 떨리는 건 부밍 때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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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5-08 14:48:47

밑에 올라온 질문에 댓글을 작성하다가 글이 길어져서 따로 게시물을 작성합니다.

 

오디오룸에서 소파와 유리창이 떨리는 것을 부밍 떄문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부밍과 창문 떨림은 각각 다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부밍은 정재파(定在波. Standing Wave)로 인해 발생합니다.

 

일상에서 소리는 공기의 진동을 통해 전달되죠.

오디오 역시 스피커 유닛이 공기를 진동시켜 소리를 재생합니다.

그리고 스피커의 소리가 직접 청취자의 귀에 전달되기도 하지만 벽이나 천장 등에 부딪친 뒤 전달되는 반사음도 많습니다.

 

이때 벽으로 향하는 입사음과 벽에 반사되어 나온 반사음의 파형이 겹치게 되면 진동 에너지가 커집니다.

진동 에너지가 커진다는 것은 소리의 음압(≒볼륨)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죠

 

*반대로 입사음과 반사음의 파형이 180도 역상 관계가 되면 진동 에너지가 상쇄되어 줄어들게 됩니다.

 

글로 읽으면 이해가 어려우실 텐데 아래 그림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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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보라색 실선은 벽으로 향하는 입사음의 파형이고 빨간색 실선은 벽에 반사되어 돌아온 반사음의 파형입니다. 

그리고 검은색 실선은 입사음과 반사음이 서로 간섭을 일으켜 발생하는 정재파를 보여줍니다. 

 

잘 보시면 입사음과 반사음의 파형이 겹치는 지점에선 두 진동의 에너지가 합쳐져서 정재파의 파형이 상,하로 크게 치솟으며 진동 에너지가 커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정재파가 발생하면 특정 음역대가 부스트(Boost)되거나 반대로 감쇠되어 음역대별 밸런스가 무너지게 되죠.

 

소리의 크기(볼륨)는 진동의 폭이 결정합니다.

진동의 파형 그래프에서 마루부터 골까지 수직 거리의 절반이 진동의 폭입니다.

이 진폭이 커질수록 더 볼륨이 큰 소리가 되는 거죠.

 

따라서 정재파의 파형이 상하로 크게 치솟는다는 건 해당 위치에서 음압(소리의 압력≒볼륨)이 커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입사음과 반사음의 파형이 겹치는 지점에선 볼륨이 과도하게 커진다는 거죠.

 

이것을 음향에선 부스트(Boost)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부밍이라고 이야기하는 듣기 싫은 과도한 저음이 바로 이러한 정재파의 결과물인 거죠.

 

예를 들어 스피커에서  40Hz와 80Hz, 두 개의 음이 동일한 볼륨으로 재생되고 있다고 가정해 보죠.

이 소리가 벽이나 천장에 반사되지 않고 직접 청취자에게 전달될 때 40Hz와 80Hz 두 개의 음은 동일한 볼륨으로 들립니다.

 

그런데 소리는 직진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확산되어 벽이나 천장 등을 통해 반사됩니다.

소리는 주파수에 따라 확산되는 각도가 다른데 특히 200Hz 이하의 저음은 확산되는 각도가 360도에 달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사방으로 퍼지게 됩니다.

이렇게 사방으로 퍼진 소리는 오디오룸의 벽과 천장, 가구 등등에 부딪쳐서 다양한 반사음을 만들죠.

 

그리고 이렇게 반사된 소리는 입사음과 영향을 주고 받게 되는데 위 그림의 설명대로 입사음과 반사음의 파형이 동일하게 겹치게 되면 해당 주파수의 소리는 볼륨이 급격하게 커집니다.

 

소리는 주파수(음의 높낮이)에 따라 한 번 진동할 때 이동하는 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주파수에선 입사음과 반사음의 파형이 겹치지 않다가도 어떤 주파수에선 입사음과 반사음의 파형이 겹치게 됩니다.

공간의 크기와 구조에 따라 정재파가 발생하는 주파수가 달라진다는 거죠.

음악을 들을 때 다른 소리는 모두 조용하게 들리는데 베이스가 연주하는 제일 낮은 E 음이 유독 지나치게 크게 들린다면 '청취자 위치'에서 41Hz의 부밍이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지만 부밍은 방의 모든 위치에서 들리는 게 아닙니다.

'청취자의 위치'가 달라지면 부밍이 들릴 수도, 들리지 않을 수도 있죠.

 

제가 위에서 정재파를 설명한 그림을 잘 보시면 입사음과 반사음은 움직이고 있지만 빨간색 실선으로 나타낸 정재파는 같은 자리에서만 발생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같은 자리에서 이동하지 않고 발생하는 게 바로 정재파(定在波. Standing Wave)의 특징이죠.

같은 방 안에서도 정재파가 발생하는 위치는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자리를 벗어나면 부밍이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피커나 청취자의 위치를 변경하면 부밍이 들리지 않거나 부밍이 발생하는 주파수가 달라지게 됩니다.

 

반면 창문이 떨리거나 소파가 진동하는 것은 부밍과는 다른 개념의 현상입니다.

 

모든 물체는 구성 물질과 크기, 밀도 등에 따라 고유한 주파수를 갖습니다.

예를 들어 유리잔을 가볍게 손가락으로 튕기면 특정한 음이 들리죠.

이때 유리잔을 가볍게 튕기든 세게 튕기든 소리의 크기가 달라질 뿐 거기서 발생하는 소리의 주파수(음의 높낮이)는 동일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DIndVLrg1E

 

예를 들어 스피커에서 80Hz의 소리를 재생한 뒤 80Hz의 고유 주파수를 가진 물체를 스피커 가까이 가져가면 그 물체는 80Hz의 재생음에 반응해 같이 진동하게 됩니다.

이것을 공명(共鳴)이라고 하죠.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때 유리창이 떨리는 것은 유리창의 고유 진동수와 같은 소리가 스피커에서 재생될 때 유리창이 공명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것은 앞서 설명한 정재파로 인한 부밍과는 다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죠.

 

정리하자면,

부밍 = 정재파로 인해 특정 주파수의 볼륨이 커지는 현상

오디오룸의 물체가 떨림 = 해당 물체가 가진 고유 진동수와 동일한 주파수의 음이 스피커에서 재생될 때 공명을 일으켜 진동하는 현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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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3-04-12 13:29:13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부밍에 대해 알아가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네요. 아직은 어렵지만 천천히 공부해나가야겠네요.

WR
Updated at 2023-04-12 14:12:08

참고로 오디오라는 취미를 즐길 때 소리의 기본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면 자신의 오디오 재생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더 좋은 소리로 음악과 영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래 글은 제가 몇 년 전에 쓴 것인데 굉장히 내용이 길지만 시간되실 때 몇 번에 나눠 읽어보신다면 오디오 생활에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hometheater&wr_id=328416&sca=&sfl=wr_subject%7C%7Cwr_content&stx=%EC%A0%95%EC%9E%AC%ED%8C%8C&sop=and&scrap_mode=

Updated at 2023-04-12 16:09:29

 명문에 감히 부연 설명을 하면 음악을 스피커로 듣다보면 특정주파수 대에서 음이 커지는게 부밍 반대로 소리가 거의 안들리는 주파수대가 딥 입니다.

 

룸튜닝이나 이큐질은 딥을 최대한 없애고 부밍도 최대한 적게하여 평탄한 주파수 대역을 억기 위해 하는것이지요. 

2023-04-15 14:16:59

안녕하세요. 올려주신 글들 조금씩 읽고 있는데 몰랐던 내용들이 많네요. 글과는 관련없지만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 

 

제가 사용하던 온쿄 리시버가 고장나서 바꿔야 될 상황인데 리시버는 체급에 따라 음질에 차이가 클까요? 음색이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영역 제외하고 보급형 리시버라고 해서 소리가 일그러진다거나 음분리 능력이 떨어진다거나 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답답한 소리를 싫어하는데 이게 룸튜닝의 문제인지 스피커의 문제인지 리시버의 문제인지 잘 몰라서 고민이 많습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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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4-21 01:48:35

질문하신 내용은 앰프에 따라 음질 차이가 있느냐는 뜨거운 주제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단정지어 말씀드리진 않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2채널 아날로그 스테레오 앰프가 아닌 AVR의 경우 보급형과 상위 라인은 DAC와 DSP에 차이가 있고 등급에 따라 적절한 튜닝(?)이 곁들여지기 때문에 최종 재생음에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죠.

 

**물론 그런 차이를 누구나 느낄 수 있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그리고 '답답한 소리'를 싫어한다고 하셨는데 그 답답한 소리라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스스로 파악하고 있어야 본인이 좋아하는 음색의 기기들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역대에 비해 고음이 부풀어진 소리를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분들은 고음,중음,저음 전체 밸런스가 잘 잡힌 소리를 '답답한 소리'라고 싫어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고음이 강조된 소리를 '시원시원한 소리', '해상도가 높은 소리'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죠.

그런 취향을 가진 분이 탄노이 스피커를 구입한다면 원하는 음색을 얻기 어렵고요.

 

그리고 룸 어쿠스틱 문제로 중역대의 에너지가 과하거나 사용하는 AVR 브랜드의 성향과 세팅 문제로 '답답한 소리'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결국 '답답한 소리'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자신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런저런 세팅의 변화와 스피커 교체를 통해 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2023-04-16 02:25:45

정성스런 댓글 감사합니다. 답답한 소리가 저음이 강한 소리라는 막연한 느낌만 있었는데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었네요! 리시버에 따라 성능차이는 있다니 원래 썼던것 보다 좋은 모델을 써보고 싶긴 합니다. 그것도 제 귀가 구별할지 의문이기도 하고 룸 환경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요. 이무튼 여러모로 고민해보고 구입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2023-09-12 13:20:05

 또 하나 배우네요... 부밍과 공명에 대해 정확히 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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