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블루레이 프리뷰 | 킬라킬 (Kill La Kill) 박스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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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11-22 20:34:55
필자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논한다면 괜히 거창스런 주제의식을 가지기보다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임팩트 있게 잘 전달하는, 마치 디지털로 제작한 이 애니메이션의 복고풍 화면처럼 언밸런스한 노선을 장점으로 꼽을 생각입니다.
글 : johjima http://knousang.egloos.com
여캐 노출은 메인 스토리를 이끌기 위한 수단
킬라킬은 2013년 10월부터 일본과 한국에서 TV 방영된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 가이낙스에서 독립한 인원들이 세운 회사 ‘스튜디오 트리거’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입니다. 때문에 방영 당시나 후에나 이 인원들이 대거 가담했던 가이낙스의 애니메이션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정신적인 남매란 평도 있을 정도로 비슷한 맛을 지니고 있지만, 또 한편으론 나름의 새로운 맛을 추구하여 일정 부분에선 성과를 낸 바도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영 초기 이 애니메이션이 화제가 된 건 뭐니뭐니해도 작중 주역인 여자 캐릭터들의 노출(도가 아주 높은 복장) 때문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일정 이상의 진지한 평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노출이란 소재를 사람들의 눈길과 인기를 끄는 목적으로 채용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메인 스토리를 이끌어가고 주제 의식을 말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점 때문일 것이고 실제 모양새도 그러합니다. 더구나 이 노출이란 게 디자인이나 실제 그림으로나 에로틱이 아니라 개그틱에 가깝게 그려지는 구석들이 있어서 킬라킬이란 애니메이션을 ‘(가상 여자 캐릭터의)노출’을 보기 위해 접한다면 아마 실망하실 수도 있다는 점은 미리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하지만 덕택에(?) 국내에서도 무사히 정식으로 동시 방영되었고, 방영으로부터 3년이 지난 2016년 11월에 블루레이(이하 BD)로도 정식으로 발매되는 ‘킬라킬’을 발매가 임박한 지금 반 발쯤 앞서 소개합니다.
정식 발매판 BD 패키지
킬라킬의 국내 정식 발매판 BD(이하 필요에 따라 한국판 BD로 병행 지칭) 패키지 및 수록물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일본판과 동일한 총 9권 구성: 단, 특전 CD 등의 요소는 없이 본편 BD 9장으로 구성 : 박스 셋트 판매와 낱권 판매 병행. 박스 셋트 구매자에 한해 수납 박스를 선착순 증정.
- 본편 음성은 일본어 only/ 자막은 한국어와 일본어(둘 다 OFF 가능)
- 서플은 논크레딧 OP/ED 및 WEB 예고편만을 수록: 오디오 코멘터리 등 기타 사항은 제외 : (일본 오피셜 페이지에 소개가 누락된) 일본판 BD 제7권 수록 논크레딧 OP도 수록.
- 원화집 & 아트보드집 제공; 총 3권, A4사이즈 .일본판 BD 패키지 동봉 책자의 재편집판 : 박스 셋트 구매자에 한해 선착순 증정. 낱권 구매자나 소진 이후 구매자에겐 아쉬운 사항.
팬 입장에서 볼 때 상품의 전체적인 모양새는 다소의 아쉬움은 있습니다. 특히 그렌라간의 국내 정식 발매 BD에는 수록되어 작품 이해와 제작진 의도 관찰의 폭을 넓혀주었던 오디오 코멘터리는 일본판 킬라킬 BD에서도 역시 상당히 가치를 가지는데, 정식 발매판에서는 판권사의 권리 행사 관계로 빠진 것이 가장 아쉬운 사항. 그밖에도 역시 제반 사항의 문제라지만 특전 CD가 모두 빠진 점도 마찬가지. 대신 정식 발매판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한 기타 동봉품(캐릭터 아크릴 스탠드, 표지 도안의 PET 책갈피 등)은 나름대로 발매사의 성의라면 성의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만, 제한적인 부분들이 있어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사항입니다.
물론 그 대신 디스크 내 수록 요소에 한해서는 모두 성실하게 번역 & 검토된 한국어 자막을 수록하여 국내 구매자들의 감상 편의를 도모한 점이나 일본판에 비해 저렴한 가격은 부정할 수 없는 정식 발매판의 장점. 결국 어느 쪽을 더 중시하느냐에 따라 구매의 호오가 갈릴 것으로 사료됩니다.
본편 만듦새 - 영상
▼ 아래 캡쳐 이미지들은 클릭하면 원본 사이즈로 확대됩니다.
킬라킬의 BD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영상 수록 퀄리티 면에서는 평범한 편입니다. 그 미덕을 한마디로 말하면 '특출나게 뛰어난 부분은 없지만, 약점 또한 별달리 없다.'로 정리 가능. 투명성에서 엄청나게 어필하는 것도 아니고 vs 그렇다고 지저분하거나 노이즈 낀 화면이 나오는 건 아니고, 다이나믹스가 엄청나게 인상적인 것도 아니고 vs 그러나 암부 디테일 등 일부 표현에는 신경 썼고... 이런 식. 물론 일본판 BD의 마스터를 그대로 수록한 한국판 킬라킬 BD에서도 이 특성은 같습니다.
그래도 굳이 잘된 점을 콕 찝어 말하자면 계조면에서 약점이라 할 만한 데가 별로 없고 광원표현의 특색이 잘 드러난다는 것 정도. 디지털 제작 특유의 실사식 광원표현을 하면서도, 작품 분위기상 옛 분위기의 광선 표현이 들어가는 이 작품은 그 둘의 소위 이율배반적인 분위기가 BD를 통해 잘 전달되어 재미있습니다. 이런 모양새는 TV 방영 당시에나 DVD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특유의 맛이라 BD 감상에 최소한의 당위성을 부여합니다.
다만 2D 선화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가장 눈에 잘 띄는 선예도 측면이나 전체적인 화면 디테일은 평범한 수준. 결론적으로 킬라킬 BD의 영상 만듦새는 작품의 컨셉과 분위기에 걸맞는 영상 질감을 드러내는 점은 장점이지만, 현 세대 일본 애니메이션 BD의 상위권을 다투는 클래스는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예산 범위 안에서 필요최소한을 충족한 성의는 있는 영상이고, 나쁘게 말하면 딱 필요한 만큼만 보여주고 만 영상.
다만 킬라킬은 TV 방영 당시에도 이미 상당한 퀄리티로 인정받았던 작화나 연출을 BD/DVD에서 대대적으로 추가, 보강 혹은 보다 내용 전달에 유리하도록 세세하게 수정한 것으로 유명하며 이 때문에 앞서 논한 ‘최소한의 퀄리티적 가치’와 더불어 특히 BD로 감상, 소장할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보입니다.
메인 메이킹 퀄리티 - 사운드
화질에선 그럭저럭 선방했어도 사운드면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인상. 킬라킬 BD의 수록 사운드 퀄리티는 24비트라는 스펙적 간판은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수준이 대단하다고는 말씀드리기 어렵고 그렇다고 작품의 분위기와 잘 맞는다고 말씀드리기도 어렵겠습니다.
이 작품의 사운드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스펙에서 연상하기 어려운 ‘탁함’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돌비 디지털을 듣는 게 아닌가 했을 정도로 레인지가 좁은 데다, 여러 임팩트 있는 장면에서 울리는 효과음과 BGM의 조화도 그리 좋게 들리지 않습니다. 특히나 대사가 다소 탁하게 울리는지라 좀 과장 보태서 일본판에 수록된 일본어 자막의 필요성은 여기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 이 유감스러움은 물론 한국판 BD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려운 수식어를 모두 벗어던지고 나체처럼 단순하게 표현하면 ‘신나야 할 때 그리 신나게 들리지 않는다.’가 킬라킬 BD 사운드 퀄리티의 요체로 들립니다. 그나마 일부 BGM과는 이 묘하게 언밸런스한(?) 퀄리티 특성이 어울리는 데도 없는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들어볼 때 유명한 사운드 크리에이터 사와노 히로유키가 만든 당 작품 특유의 음악들이 썩 깔끔하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약점은 변함없습니다. 좀 옛날틱한 분위기의 작품이니 골동틱한 퀄리티의 사운드로 들으란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의도가 있어도 칭찬할 마음은 별로 들지 않을 정도.
하지만 너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이를 더욱 압축한 저+저 퀄리티인 TV 방영 사운드 퀄리티와 비교하면 물론 BD 수록 사운드가 더 품질과 품위면에서 조금이라도 앞선다는 것 역시도 변함없기는 합니다. 그 차이가 얼마나 재현되고 와닿을 수 있을지는 별문제라도 분명 차등은 있고 이 작품의 팬이라면 BD로 감상할만한 이유만은 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겨우실지도 모르겠지만 이 모양새는 한국판 BD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됩니다.
자막 관련
한국판 킬라킬 BD 본편의 한국어 자막은 작품의 분위기나 특성에서 유사했던 한국판 천원돌파 그렌라간 BD 작업 당시에 참여했던 번역/ 검토 인원들이 참여하여, 특히 그렌라간과 킬라킬 양방에서 모두 메인 각본가를 맡은 나카시마 카즈키 씨가 적극 채택하는 연극적이고 다소 과장된 말투나 단어 구사의 분위기를 되도록 살려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외에도 작중 고유명사 표기의 통일성이나 맞춤법, 오탈자 등 세세한 사항에서 주의를 기울인 것도 그렌라간 당시와 마찬가지. 이러다보니 어떤 의미에서는 제작진을 공유하는 양 작품과 작업 정신적 측면(?)에선 쌍둥이라고 할 수도 있는 한글화 작업이 되었다고도 보입니다. 물론 훌륭하게 완성된 본작과 그에 대한 평가도에 버금이라도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내 시청자분들의 보다 원활한 이해와 접근을 돕는 하나의 새로운 길로서 나름대로 즐겨 주십사 하는 바람을 담은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총 평
이번에 국내 정식 발매되는 킬라킬 BD는 일본/ 국내 방영 및 일본 내 BD 발매에서 대략 3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타이틀입니다. 워낙 수많은 작품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즉흥적으로 인기를 끌고 사라지는 물건들이 많은 현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이만한 텀을 두고 발매하는 것은 보통 발매사 측에나 시청자 측에나 의미 없는 일로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킬라킬은 개중에서도 좀 특별한 빛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고 이 때문에 3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 작품이란 점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정식 발매 예고가 나오기 직전에 발설한 작중 대사 한 줄만으로도 그것이 이 작품, 킬라킬(의 대사)임을 맞추는 분들이 계셨을 정도로 여러 가지 의미에서 이 작품은 어필한 분들께는 깊이 인상에 남는 작품입니다.
물론 이 작품, 그리고 이 작품을 담은 BD에는 결점도 있으며 본문에선 주로 이에 대해 논한 것 같은데 - 그래서 좋은 점만 굳이 꼽아보자면 - 킬라킬이란 애니메이션은 박력 넘치는 작화, 개성 넘치는 연출, 복고풍에 호소하는 무수한 무언가, 바보 같아 보이는 열혈을 한데 섞어 정신없는 분위기로 시종일관 시청자들을 들었다놨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알기 쉽고 유머러스해서 보는 데 별 부담은 없는 작품입니다. 초반에는 노출이란 요소에 부담감을 가지는 분들도 계셨던 것 같습니다만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게, 다시 말해 노출로 뭔가 노리려는 것이 없어 뵈는 그 모습에 어느새 다들 익숙해져 버리기도 했고.
필자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논한다면 괜히 거창스런 주제의식을 가지기보다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임팩트 있게 잘 전달하는, 마치 디지털로 제작한 이 애니메이션의 복고풍 화면처럼 언밸런스한 노선을 장점으로 꼽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양새를 적어도 BD로 전할 가치는 있는 성의를 담은 작화와 이를 필요최소한의 퀄리티로 정돈하여 전달하는 킬라킬 BD, 그 한국 정식 발매판은 적어도 본편의 감상이란 면에서는 많은 팬분들이나 앞으로 보게 되실 분들이나 일정 수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타이틀로 나왔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꾸 씹으면 쉽게 맛보기 어려운 특이한 맛이 우러나오는 킬라킬이란 작품을 보다 손쉽게 감상, 소장하려 하신다면 본 한국 정식 발매판 킬라킬 BD는 충분히 고려해 보실만한 선택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스 펙
- 비디오: 16:9 1080P HIGH DEFINITION (MPEG-4 AVC)
- 오디오: 일본어 LPCM 2.0
- 자 막: 한국어, 일본어, OFF
- 상영시간: 약 647분
- 디스크: 총 9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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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렌라간을 너무나 재미있게 봐서 킬라킬도 엄청 기대가 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