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시절엔 지속적으로 발매되는 라이브 DVD로 인해 U2의 팬들이 가장 행복했었다면, 블루레이 시대에는 콜드플레이 팬들이 가장 행복한 팬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콜드플레이는 지난 'Coldplay Live 2012'에 이어 라이브 실황 타이틀을 또 다시 블루레이로 선보고이고 있다.

이번 'Ghost Stories' 라이브가 특별한 것은 공연의 기획부터 실황에 이르기까지, 무언가 콜드플레이라는 밴드에 최적화 된 공연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로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 스타디움에서 가졌던 공연 실황의 내용을 담았었던 'Coldplay Live 2012'의 대규모 스타디움 공연과는 달리, 이번 공연은 6집 앨범이 발매되기 두 달 전인 2014년 3월 LA의 Sony Studios에서 있었던 소규모 공연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음악과 잘 어울리는 소규모 공연

솔직히 'Coldplay Live 2012'를 보았을 땐 콜드플레이가 스타디움 공연에 제법 잘 어울리는 밴드구나 싶었는데, 이번 'Ghost Stories Live 2014'를 보고 나니 콜드플레이에게 더 잘 어울리는 환경은 이런 소규모의 공연이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6집 앨범 'Ghost Stories'에 딱 맞는 공연 컨셉이자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 가능했던, 그야말로 최적화(最適化) 된 콜드플레이를 만난 느낌이었다.

콜드플레이의 이번 앨범은 이전 앨범들보다도 일렉트로닉적인 측면이 더 가미 되었는데, 비교적 소규모의 공연장 환경은 비트의 디테일을 전달하기에 훨씬 더 효과적인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라이브를 듣다 보면 흡사 이전 bjork이나 Portishead의 음악에서 느꼈던 기교나 감성이 느껴지는데 (혹은 Thom Yorke의 최근 앨범), 그 안에 콜드플레이가 꾸준히 들려주던 그들만의 감성을 세련되게 담고 있어 또 한 번 성장한, 아니 수천 만장의 앨범 판매와 여러 개의 그래미 수상 만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콜드플레이라는 밴드가 느껴지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아주 개인적인 추천사를 더 하자면 그 간의 콜드플레이 라이브 실황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고 음악을 느끼기에 가장 효과적인 실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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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 Stories Live 2014' 블루레이의 화질과 음질은 최적화 된 콜드플레이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먼저 화질의 경우 어두운 조명이 주를 이룬 소규모 라이브 공연이라는 환경에 맞춰, 중앙 원형 형태의 무대에 집중하여 공연을 즐기기에 불편함이 없는 선명함과 콘트라스트 비율을 제공한다. 영상의 컨셉 자체가 극선명함을 추구하기 보다는 앨범에 수록된 곡들과 그 뮤직비디오들의 느낌처럼 약간은 몽환적이면서도 톤 다운 된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에, 선명함 면에서는 아주 조금 아쉽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번 공연의 컨셉과는 더 잘 어울리는 화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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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보다도 이번 타이틀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역시 사운드다. DTS-HD MA 5.1채널의 사운드는 원형으로 구성된 LA Sony Studio 공연장의 공간감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여기서 느껴지는 공간감은 단순히 멀티 채널의 활용도가 도드라진다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유저가 이 공연장 가운데에 와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번 공연의 특징은 바로 이 공간감이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살려낸 블루레이의 사운드는 정말 만족스럽다.

공연장 내의 공간감과 비트 하나 하나가 나올 때 그 특유의 까칠까칠한 느낌을 잘 살려내는 것도 물론 매력적이며, 일종의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크리스 마틴이 홀로 벤치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Oceans'의 경우 (정말로) 크리스 마틴이 바로 내 옆에서 노래 부르고 있는 듯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아마 이런 식의 설명이나 미사여구는 많이 들어 보았을 텐데, 장담하건데 이런 표현을 썼던 경우들 가운데 가장 순도가 높은 경우일 것이다. 'Oceans'라는 곡의 매력에 어쩔 수 없이 흠뻑 젖을 수 밖에는 없었을 정도로, 심플하지만 흡입력이 강한 사운드 구성이었다.

Blu-ray : Special Features

공연 실황을 담은 블루레이 타이틀들을 보면 공연 내용이나 비디오, 오디오 스펙은 마음에 들지만 전무한 부가영상으로 아쉬움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콜드플레이의 라이브 타이틀은 제법 볼만한 부가영상들을 수록하고 있다. 뮤직비디오들이 수록되더라도 그 자체가 크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이번 타이틀에 수록된 뮤직비디오들은 하나 하나 작품성이 있는 작품들이어서 부가적인 서비스 개념보다는 하나의 독립된 피처로서 충분한 가치를 느끼게 해준다. 지금까지는 공개되지 않았던 B-Side 영상들로 팬들은 물론, 아직 콜드플레이의 열성 적인 팬까지는 아닌 이들이라면 오히려 더 이들에게 호기심을 가질 수 있을 만한 뮤직비디오들로 꼭 한 번 감상해보길 권한다.

총 평

콜드플레이는 명실공히 현존하는 밴드들 가운데서도 한 손에 꼽히는 슈퍼 밴드 중 하나다. 그런 그들의 새 앨범 'Ghost Stories'는 양적인 팽창이 아닌 질적인 고차원의 성장을 보여준 높은 수준의 앨범이었으며, 이 앨범의 수록곡들을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풀어낸 라이브 공연 역시 콜드플레이라는 밴드를 한 차원 더 성장하게 만든 수준급의 공연이었다. 만약 콜드플레이의 팬이라면 최적화 된 그들의 모습을 반드시 확인하길 바란다.

2014.12.12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BD 타이틀 평점

- 작품 ★★★★☆
- 화질 ★★★★☆
- 음질 ★★★★★
- 스페셜피쳐 ★★★☆
- 소장가치 ★★★★☆

Comments

2014-12-15 19:13:48

아쉬타카님의 감상기 잘 봤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지난번 MX 라이브때엔 화질에서 실망을 주더니 이번엔 음질에서 실망을 했습니다. leanerPCM2채널, DTS HD-MA5.1채널, DD5.1채널 이렇게 세개의 음성포멧앞에 모두 undetermined 라는 문구가 붙으면서 PCM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DD와 DTS HD-MA 로 선택을 하면 서라운드는 거의 모기만한 소리로, 게다가 센터는 아예 더 작은 소리로 출력이 되는 겁니다. 또한 크리스 마틴의 목소리마져 센터가 메인으로 출력되어야 좋을텐데 믹싱과정에서 아예 프런트 위주로 나오고..... (일정부분 센터와 프런트가 같이 믹싱되었다면 이해합니다만-) MX 라이브처럼 실황을 담은것은 아니라해도 뭔가 라이브라기보단 6집 ghost-story를 발매하며 찍어낸 하나의 장편 뮤비인 앨범컨셉 퍼포먼스같은.....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막말하자면 MR틀어놓고 노래부르고 중간에 관중들 소리를 입힌 것 같은 정도까지... 팬이라 생각하며 모든 앨범을 다사왔지만, 이번건 왠지 그들에게 눈탱이를 맞았달까요? 소스기와 리시버는 야마하 bd-1010, rx-a1010 에 인켈 멀티파워 붙혀서 미션5.1 스픽과 svs-12nsd 우퍼 쓰고 있는 환경입니다. 그동안 아무도 포스팅 하지않아 저라도 질문란에 올려 봐야하나 했습니다만..... 저만 이상한 걸까요?

2014-12-16 09:59:15

@gemni 님 아쉬타카 입니다. 제가 판단하기로는 이번 공연의 컨셉의 특성상 일반적인 라이브 사운드와는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고, 그런 측면에서 만족스러운 사운드로 확인하였으나, 말씀해주신 부분이 느낌의 차이인지 혹은 환경에 대한 차이인지는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성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다시 한 번 더 사운드 위주로 체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의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