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수익 외에도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최초의 순수 오리지널 각본 애니메이션이라든가 애니메이션 최초로 아카데미 수상(음악, 주제가)이라든가... 이미 개봉한지 25년이나 된 작품이지만, 언제 어디서 봤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화제가 만발할 그런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비록 카첸버그 CEO는 심바처럼 되진 못했지만,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지고 개봉하여 엄청난 흥행을 거둔 이 작품만으로도 그의 이름은 기억될 테니 별로 여한은 없을지도요.

그 라이온 킹이 (북미 기준)2018년 12월에 4K UltraHD Blu-ray(이하 UBD)로 발매되었는데... 이제야 소개하는 것은 얼마 전에 개봉한 실사 영화판을 보고 나서, 다시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국내 정발은 애매하게 실사 영화 덕이라도 보고 싶었는지 갓 일주일 전에야 나왔으니, 본 리뷰 소개가 아주 늦은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듀얼 레이어(66G), 2160/24P(HEVC), 화면비 1.78:1, HDR10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영어) 외 각국 더빙 다수(한국어 더빙은 DD 5.1ch 수록)

* 2019년 7월 10일 국내 정식 발매. UBD는 북미 발매판과 동일 디스크.

- 서플 사항

라이온 킹 UBD의 서플은 UBD에는 없고 모두 패키지 동봉 BD에 수록되었습니다. 이 BD의 서플은 2017년 발매된 BD와 동일한 서플 + 디지털 VOD에서 제공한 서플을 담고 있는데, 이게 또 과거 다이아몬드 에디션에 있던 서플 중 몇 가지는 빠져서 결국 모든 서플을 하나의 디스크로 다 볼 수는 없습니다.

리스트는 모두 적기엔 좀 많은 편이라, (북미판의 경우)블닷컴 등의 소개 페이지를 참조하시길 권합니다. 참고로 북미판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카피 코드로 볼 수 있는 추가 서플은 정발 UBD 패키지에선 제공되지 않으며, 정발판의 패키지 내 BD는 과거 국내 정발된 다이아몬드 에디션 BD와 같은 것이라 하니 참고하십시오.

- 영상 퀄리티 평가

라이온 킹 UBD는 영상 평균 비트레이트가 77Mbps에 달하는,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애니메이션 UBD 중에 최고 수준입니다만... UBD화 마스터 자체는 35mm 네거로 남아있는 소스를, 2K 마스터링한 후에 4K 업 스케일 + HDR 그레이딩을 거친 것입니다.(그것도 2011년 BD화 당시에 만든 2K DI를 그냥 전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네거의 원 화면비가 1.66:1이고 BD화 마스터 만들면서 1.78:1 판본을 만들었는데, UBD도 1.78:1 그대로인 것으로 미루어.)

때문에 이 UBD는 일단 해상감 측면에선, 다이아몬드 에디션(과 동일 마스터를 전용한 2017년판) BD를 소비자 기기에서 업 스케일한 것과 별다른 차이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35mm 자체는 머금은 정보량 자체가 디지털 2K 상당보다 더 많기 때문에, 2K로 DI 한다 해도 스튜디오 업 스케일을 아주 주의깊게 먹이면 소비자용 기기보다 한두 끗발 나은 그림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는데... 문제는 라이온 킹이 '그려넣지 않으면 정보가 없는' 애니메이션이란 것이겠지요.

그나마 미덕이라면 UBD화 하면서 윤곽 선예도를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아서 이중선 현상 같은 부작용은 피했다는 건데, 이때문이라도 만약 라이온 킹의 UBD와 BD를 비교하면서 선예감을 비롯한 해상감의 우위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영상이나 사진 같은 게 있다면, 그건 BD의 그림엔 (고의든 아니든)업 스케일을 먹이지 않았거나 아니면 UBD HDR 묘화력을 과장되게 찍어 낸 경우입니다.

다음, 색감면에선 HDR10 그레이딩 경향과 결합하면서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모양새. 일단 장점은 캐릭터의 순수한 색조나 채도면에서는 BD보다 좀 더 진한 맛이 있고, HDR 그레이딩의 장점과 결합하면서 갈색이나 어두운 청색 계통이 반투명하게 겹쳐지는 장면 등 아날로그 필름 테크닉 컬러가 좀 더 선명하게 와닿는 부분도 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소니 디스플레이 등의 우수한 소비자용 업 스케일러를 써도 완전하게 재현하진 못하는 수준.

단점은 휘도 재현값이 너무 높게 잡힌 듯한 HDR10 그레이딩과 맞물리면서 (어떤 디스플레이에서건)전체적으로 그림이 BD에 비해 확연히 어두워지고 & 덩달아 색감이 칙칙해졌다는 것. 이러다 보니 눈에 확 띄는 맛은 어째 (지정 색역이 더 좁은)BD쪽이 더 나는 게 아이러니고... 이런 상황이니 BD 재생 시 소비자용 업 스케일 조정 값에 샤프니스를 좀 주면, 비록 부작용은 있을지라도 BD의 그림을 UBD보다 더 어필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재미있는 건 VUDU에서 서비스하는 돌비 비전판에선 (LG OLED C8 기준) UBD의 HDR10 그림에 비해 좀 더 밝고 선열한 컬러가 나온다는 것. 덕분에 디테일 개선은 거의 없어도 좀 더 그럴싸한 맛이 나는데... 이쪽은 사운드가 BD판(DTS-HD MA 7.1ch)에 비해서도 확연하게 밀리기 때문에 불완전하긴 마찬가지.

- 음성 퀄리티 평가

라이온 킹 UBD의 돌비 앳모스 트랙은, UBD 수록 앳모스 트랙 사상 최고 수준의 비트레이트 치(9.5Mbps)로 수록되었습니다.

다만 이게 앳모스 트랙인지를 쉽게 느낄 수 있는가는 좀 애매한데... 일단 오버 헤드 채널- 특히 인지하기 쉬운 톱 엔드 채널이 거의 울리지 않습니다. 그나마 오브젝트 사운드가 엷은 커튼 같은 음장을 깔아 주면서 일정 수준의 포위감은 있지만, 확실하게 청자를 감싸는 공기감으로 승화하기는 좀 어려운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요. 이때문에 (High def 리뷰어가 언급한대로)매트릭스 UBD의 앳모스 트랙처럼 전향적으로 퍽퍽 청자의 귀에 꽂아주는 타입이 아니라서, 쉽게 호감을 얻을 앳모스는 아닙니다.

그래도 장점이라면 사운드 리마스터 테크닉이 좀 더 향상되면서 순수 음질에서 BD 당시보다 좀 더 장점이라 할 만한 부분은 있고, 인지하기 쉬운 재미면에서도 각종 SE의 채널 배분이 '효과적'이라 서라운드 채널 사용 빈도수가 떨어지는 걸 어느 정도 만회는 합니다. 몇몇 신에 한정되지만 오버헤드 스피커가 존재감을 주장하는 부분도 있긴 하고, 이게 부자연스럽지도 않기 때문에 기분을 깨지도 않고요.

(사운드 디자이너들이 앳모스란 개념 자체가 없던 구작을 앳모스 믹싱할 때, 간혹 너무 오버(?)한 나머지 오버헤드 스피커를 쓰면 어색한 소리(서 있는 눈높이 정도에서 울리는 소리인데, 아예 머리 위로 보내 버리는 경우라든지)를 만드는 경향이 왕왕 있는데... 라이온 킹 UBD는 그런 류의 거슬림은 딱히 없습니다.)

하지만 라이온 킹은 BD 사운드도 워낙 레퍼런스로 불리던 것이고, VUDU판도 돌비 앳모스(DD+ 코어지만)인데... 라고 한다면, UBD의 앳모스가 주장할 마지막 필살기는 저음 부분이 무게감 있게 넓게 깔려 준다는 점. 서브우퍼 등 전체 사운드 볼륨을 좀 충분하게 울려야 더 쉽게 구별될 수준이긴 해도, 분명 저음의 순수 퀄리티가 더 개선된 맛은 있습니다. 이것이 한스 짐머 씨 특유의 BG들의 맛을 좀 더 농밀하게 해주는 부분도 있고.

총평하면 '나아진 게 없지는 않지만 강렬하지 않고, 특히 애니메이션을 염두에 두고 마련된 사운드 시스템에서 어필할만한 수준인지는 의문' 입니다. 알기 쉽게 표현하면 UBD 앳모스 >= BD DTS-HD MA >> VUDU 앳모스 이런 수준이고, 때문에 이쪽도 전면 권장할 요소로 보기엔 좀 무리가 있긴 하네요.

- 첨언

일전에 별도 게시물에서 논한대로, 애니메이션이란 장르는 미국/일본 & 2D 손그림/ 3D CG를 막론하고 UBD화에서 그다지 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계속 언급하는대로 애니메이션이란 장르의 메이킹 특성 때문이고요. 이걸 뭔가 눈에 확 띄게 하려면 HDR빨을 세게 먹이는 수밖에 없는데 > 이러면 그림이 왜곡되기 십상이고 or 그렇다고 얌전하게 살짝살짝 개선만 시키면 BD랑 다를 게 뭐냐 싶은, 가드 불능 영역인 것이 문제인 셈.

라이온 킹 UBD의 경우엔 본문에서 논했듯이 후자에 속하는데, 무슨 근자감인지 HDR10 재현도 어렵게 만들어서 대부분의 시스템에서 그림이 어두워지니 문제가 더합니다. 이 문제는 톤 맵핑 능력이 아주 좋은 시스템에서 틀면 그나마 좀 완화되지만(실제로 파나소닉 UBDP의 HDR 옵티마이저를 쓰니, BD만큼은 아니어도 좀 그럴싸한 밝기까지 올라오는 느낌), 이 UBD에 관심을 갖는 모두가 AV 마니악도 아닌데 그런 걸 기대하는 건 글쎄...

VUDU에만 제공된 돌비 비전판을 UBD에도 수록했으면 최소한 '보기에 그럴싸한 맛은 있다' 정도로 정리할 수라도 있었을 텐데, 디즈니의 속셈이 정말로 디즈니 스트리밍 채널의 흥행에만 관심이 있는 건지 몰라도 본문에 열심히 논했듯이 라이온 킹 UBD의 그림은 마스터의 한계 & 처리 방향성 문제로 그다지 그럴싸한 그림을 만들지 못합니다. 그래도 사운드 면에선 좀 평가할 점이라도 있지만, 이것도 쉽게 어필할 부분은 아니고요.

결론적으로 라이온 킹 UBD는, 엥간한 호사가라든가 나는 라이온 킹의 모든 매체를 다 수집하고 싶다 < 같은 분 외엔 딱히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신규 서플은 있다해도 개인적인 생각으론 BD 다이아몬드 에디션 서플이면 이미 취할 건 다 취한 것이라 보는 입장이고... 그나마 아직까지 라이온 킹을 어떤 매체로도 갖고 계시지 않은 분이라면(혹은 DVD에서 멈춘 분이라면), UBD를 사시는 것도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단, 되도록 후회가 남지 않을 가격에 구입하시는 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