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 포드 v 페라리
프랑스에서 매년 열리는 자동차(+ 운전자) 내구성 겨루기 경주, 르망 24시간 레이스의 1966년 대회를 제패하고 당시 최강이었던 페라리 사를 꺾기 위해 포드 사가 투입한 자객- 캐롤 셸비(맷 데이먼 분)와 그 파트너 켄 마일즈(크리스찬 베일 분)의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화 한 '포드 v 페라리'...
라고 설명하면 꽤 멋진 이야기지만, 그 한편으론 씨네21 이었나 어디서였나에서 읽은 평처럼 '개인을 갈아 넣어 만든 신화'라는 것도 내비치는 이 영화의 4K UltraHD Blu-ray (이하 UBD)에 대한 감상을, 2분 4초 정도면 읽을 수 있는 간단한 문면으로 게재해 봅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듀얼 레이어(66G), 2160/24P(HEVC), 화면비 2.39:1, HDR10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 (영어)
* 북미 발매판 UBD에 한국어 자막 포함/ 동봉 BD에는 비포함
(UBD에 포함된 한국어 자막은, 동일한 오역이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국내 상영용 자막과 동일)
* 본 타이틀의 유럽권 발매 제목은 대회 이름을 딴 LE MANS '66
- 서플 사항
본 타이틀의 서플은 모두 패키지 동봉 BD에 수록되었습니다.
- Bringing the Rivalry to Life (1080P24, 60분)
: 배우 & 스태프 인터뷰를 포함한 메이킹 필름. 참고한 실화에 대한 이야기 등 내용이 풍부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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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ers (1080P24)
쓰다 만 거 아니고 정말 이것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사실상 하나뿐인 영상 특전이 제 구실을 하긴 하는데 이것만 가지곤 뭔가 아쉬워서... 하여간 이 영상은 유튜브(혹은 VUDU 등)에서도 시청 가능하니 참조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 영상 퀄리티
포드 v 페라리는 알렉사LF 카메라에 애너몰픽 렌즈를 대어 찍은 4.5K 상당의 영상을 2K DI로 처리한 마스터를 가지고 UBD가 제작되었습니다. 수록 평균 비트레이트는 최근 UBD의 평균선인 52Mbps.
(이 작품의 디지털 마스터는 imdb나 이를 참조한 블닷컴 공식 리뷰에선 4K DI라 적고 있는데, Hi-def 외 복수의 소식통에서 모두 2K DI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후술하듯 선명도를 비롯한 영상의 특성 역시 2K DI의 범주로 보입니다.)
일단 순수한 선명감 면에선, 동 타이틀 BD와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 좀 더 샤프한 맛은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업 컨버트 수록이라서 BD + 가정용 시스템의 4K 업 스케일과 비교할 때 엄청나게 선명감이 개선된다 이런 것은 아니지만, 후술하는 HDR 광빨과 겹쳐 제대로 구현하면 차량 표면의 선명감이나 의복 등에서 느껴지는 실제감이 와닿는 감은 UBD의 손을 들어주고 싶긴 하네요.
(다만 이 말은 HDR 구현력이 그다지인 시스템, 특히 별다른 톤 맵핑 테크닉 없는 프로젝터 투사시엔 BD + 업 스케일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미도 됩니다. UBD를 SDR 컨버트하여 HDR 계급장 떼고 붙으면, 스튜디오 업 컨버트인 UBD의 선명감이나 디테일 재현력이 크게 와닿는 건 아닙니다.)
따라서 아무래도 이 타이틀은 UBD화의 목표 자체가 HDR과 광색역에 올 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우선 하이 다이나믹 구현에서 제일 눈에 띄는 건 확실하게 어필하는 휘도와 명도의 개선감. 자연광 촬영, 조명 촬영(낮, 밤 모두) 할 것 없이 BD에 비해 광빨이 확연하게 다릅니다. 그냥 밝기만 한 것도 아니고 광원의 깊이감이나 투사 거리에 따른 밀도의 차이까지도 구분될 정도로 세밀한 그림이 돋보일 정도로.
때문에 이 UBD를 제대로 봤다고 하려면 바로 이 광빨이 확 눈을 휘어잡는 감을 재현해야 한다고 봅니다. 단지 뒤집어 말하면 이 UBD를 틀었을 때 BD랑 비교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냥 그 강렬한 빛들이 느껴지지 않을 경우엔, 그냥 BD를 틀어 보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전술한대로 전체적인 디테일감 개선마저 이 강렬한 광빨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HDR 그림 자체가 특히 명부에선 그런 특성이 있지만, 이 타이틀은 정말 그거에 올인한 수준- 이게 느껴지지 않으면 이 UBD의 개선감은 반 이상 죽어 버리니까요.
광빨이 워낙 인상적이라 색감 개선은 상대적으로 별 거 아닌 느낌이 있을 정도인데, 보다보면 색감면에서도 BD에 비한 개선감은 분명합니다. 이 부분은 특히 GT40을 비롯한 주역 차량들의 차체 컬러를 주목해서 보면 쉽게 인지할 수 있고요. 개중에서도 HDR과 합쳐져 광빨 끝내주(면서도 명확히 구분되는 포드와 페라리의 컬러)는... 특히 그 빨간 색들의 향연을 보자면, 차에 별 관심 없고 씨어터 룸 기기들은 맨날 검은 색만 선호하는 저조차도 잠깐 넋을 놓을 정도는 되네요.
종합하면 디스플레이 빨은 확실히 타지만, 광빨만 제대로 재현되면 상당히 신나게 볼 수 있는 그림은 맞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각 평가 항목의 퀄리티 밸런스를 감안해서 전체적인 점수를 따지라면 한 90점 정도의 그림(4K DI로 갖다 박았으면 좀 달랐을지도)이지만, HDR 광빨을 잘 재현할 수 있으면 최소한 평가고 뭐고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림은 됩니다. BD를 약간 다큐 느낌으로 본다면, UBD는 엔터테인먼트로 본다고 하면 감이 오실려는지?
- 음성 퀄리티
이 타이틀의 최고 스펙 사운드 포맷은 UBD: 돌비 앳모스/ BD: DTS-HD MA 7.1ch 입니다. 폭스의 UBD 우대 정책이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 신경 쓰이는 부분은 '그' 디즈니에 먹힌 폭스가 이 타이틀의 사운드를 혹시 '디즈니화'하지 않았나 하는 불안감이겠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타이틀은 그런 걱정은 붙들어 매도 됩니다.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고, 클라이맥스 챕터 30여 분 가량 틀어보면 사운드 시스템에 관심 없던 사람도 귀가 번쩍할 정도이며 & 이 부분의 현장감이 제대로 재현되는 시스템이면 정말 좋아서 돌아버릴(^^;) 정도의 소리가 나오는 수준이라.
이 부분의 관객 환성, 무수한 효과음, 특히 거친 차량 소음과 노이즈, 어마어마한 볼륨이 겹치면서 내는 소리는 평가가 어쩌고저쩌고 할 필요도 없이 그냥 듣고 빠지면 됩니다. 그렇다고 다른 부분은 별로냐면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 전체에서 캐치되는 밀도감 높은 중역과 단단하면서도 깊은 저역의 조화는 최근 들어 본 영화 사운드 중 가장 '파워풀'한 소리였다고 생각될 수준으로, 유일한 단점은 15Hz 수준까지 내려가는 저역을 제대로 재현하지 못하면 파워풀하면서도 끝장나는 전체 밸런스감이 약간 아쉬워진다 이런 정도.
더구나 GT40을 비롯 이 작품의 차량 엔진음이나 기계 소음은 모두 실제 소리를 채록하고 시대에 맞게 약간의 편집 가공을 곁들인 정도라, 차 좋아하는 사람이 들으면 거의 뿅가 죽습니다. BG도 멋지고 대사도 선명하고 다 좋지만 차량들이 내뿜는 파워풀한 배기음, 서라운드로 울리는 주행음, 반주로 곁들여지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다보면, 차를 잘 모른다기보다 어떤 의미에선 좀 기피하는 저조차도 순수하게 차가 좋아서 레이서가 된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다만 앳모스가 반드시 필요했냐는 점은 약간 애매할 수는 있겠네요. 앳모스의 꽃인 오버 헤드 스피커가 명백하게 활약하는 부분들이 그닥 없다 보니. 하지만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사운드 몰입도를 높여주는 잔향감은 충실하게 할당되며, 돌비 앳모스 사운드 디자인 자체가 전체적인 밀도감 재현에 보다 힘쓴 기색이 있으니 이 타입을 좋아하는 분이면 UBD/ 돌비 앳모스를 더 좋아하리라 생각합니다.
(* 대신 BD의 DTS-HD 같은 경우 보다 날카로운 맛이 있어서, 저역 재현성이 좋지 않은 시스템(아파트라 우퍼 볼륨 올리기 어렵다, 사운드 바나 헤드폰 감상이다 등)에선 BD의 DTS-HD가 좀 더 인상적일 수도 있습니다. 이 타이틀은 '보헤미안 랩소디'의 음향 엔지니어 스태프가 사운드 믹싱을 담당해서 그런지, 해당 타이틀의 UBD/ BD가 갖는 각각의 장점이 비슷하게 나옵니다.)
결론적으로 사운드쪽 점수는 망설임 없이 96 이상은 주겠습니다. 이조차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제가 '냉정하게' 평한 점수니까, 그냥 간단히 말해서 사운드 시스템 자랑하고 싶다! 고 생각하는 모든 분들이 손님용 데모로 써먹어도 됩니다.
- 첨언
포드 v 페라리는 영화 자체로서도 레이싱 액션의 완성도는 물론 충실한 연기와 드라마도 훌륭한 데다, 무엇보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적 추임새와 유머를 섞은 완급 조절이 일품인 수작입니다. 덕택에 계속 언급하지만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조차, 러닝 타임이 2시간 32분이나 되는 이 영화를 영화관에 앉아서도 끝까지 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재밌게 즐길 수도 있었고.
그런 이 영화를 담은 UBD 역시 적절한 영상과 끝내주는 음성의 조화가 일품인 모양새로 등장했습니다. 영상에 대해선 본문에 적은 바로도 충분히 할 소리 다 했다고 생각하지만 음성에 대해선 정말 제가 느낀 모든 걸 다 설명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 영화의 사운드는 정말 들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그 어마어마한 사운드로 점철된 르망 24의 마무리에, 켄 마일즈에게 모자를 벗어 예를 갖춘 엔초 페라리의 품격에 경의를 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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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정발해서 볼륨 잔뜩 올리고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