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 올드 보이 (독일판)
2016년 7월부터 이런저런 4K UltraHD Blu-ray(이하 UBD) 에 대한 리뷰를 다뤄 온 'UHD-BD 리뷰 (소개)' 시리즈가, (DP 공식 리뷰 타이틀을 포함하여)이번에 꼭 100번째를 맞았습니다.
따로 특별히 배려한 건 아니지만, 그 100번째로 '올드 보이' UBD를 소개하게 된 것이 그나름 기분 좋긴 합니다. 독일 로컬 UBD라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달리 보면 그만큼 세상에 어필할 수 있었던 영화였고 그런 영화를 감상했으며 최신 매체로 소개할 수 있다는 이야기...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럼 개인적인 소회나 작품에 대한 설명은 이쯤하고, 바로 타이틀 소개로 들어갑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듀얼 레이어(66G), 2160/24P(HEVC), 화면비 2.35:1, HDR10 & 돌비 비전
최고 품질 사운드: DTS-HD MA(24/48) 5.1ch (한국어)/ 동 스펙 독일어
자막: 독일어, 영어
* 본편 UBD/ 본편 BD/ 서플 전용 BD/ 올드 데이즈 BD = 총 4Disc
* 2019년 11월 22일 독일 한정 발매, 가격 32.99 유로
- 서플 사항
본 타이틀의 수록 서플은 아래와 같습니다.
- 독일판 본편 BD 수록 서플
• 오디오 코멘터리 3종(박찬욱 감독/ 박찬욱&강혜정&유지태&최민식/ 박찬욱&정정훈 촬영감독)
• 트레일러: 2분 22초
- 독일판 보너스 BD 수록 서플
• 메이킹 영상 총 10종
• 메이킹 다이어리(3시간 29분)
• 배우 & 스태프 인터뷰 총 11종
• 올드보이, 칸느에 가다(8분 45초)
• 삭제신(24분 53초)/ 삭제신 오디오 코멘터리 On 사양
• 뮤직비디오(2분 42초)
• 티저 & 트레일러 총3종(TV 스팟/ 트레일러/ 독일어 음성 트레일러)
- 독일판 올드 데이즈 BD
올드 데이즈 본편(1시간 51분) : 자막은 영어/ 독일어 지원
* 플레인 발매판과 동일한 올드 데이즈 영상
말하자면 독일판 보너스 BD와 올드 데이즈 BD를 합치면 플레인판 올드 데이즈 BD인 셈인데, 그러고도 플레인판에 비해 서플 몇 가지는 빠졌습니다. 아래는 독일판에 없고 플레인판에만 있는 서플 리스트.
- 플레인판 본편 BD 수록 서플(중 독일판에 없는 서플)
• 영상 특전 3종
: 디지털 리마스터링에 대해
: 평론가가 말하는 올드보이
: 감독들이 말하는 올드보이
• 오디오 코멘터리
: (독일판에도 수록된 3종과 함께)신형철 문학평론가/ 김영진 영화평론가/ 해리 노울즈 씨
• (본편 재생 시 초입에)한국 정발 BD에 대한 박찬욱 감독 메시지 영상(1분 22초)
- 플레인판 올드 데이즈 BD 수록 서플(중 독일판에 없는 서플)
• 한세준 스틸작가 인터뷰
• 박찬욱 감독 단편 '심판' (28분 16초)
다시말해 (독일판 트레일러 영상만 제외하면)플레인 발매판에는 독일판에 수록된 모든 서플이 다 있고 + 플레인판에만 있는 서플이 위와 같이 더 있으니 = 서플면에선 플레인판이 무조건 우위입니다. 결국 독일판 4디스크 케이스에서 독일판 보너스 디스크 두 개는 원반 던지기 하시고, 거기다 플레인판 본편 BD와 올드 데이즈 BD를 넣으면 완전체.
- 영상 퀄리티
본 독일판 올드보이 UBD는, 영국 애로우사에서 출시한 BD에도 쓰인 4K DI 마스터(35mm 오리지널 네거에서 4K 디지털 리스토어 작업)를 기반으로 독일 Capelight 픽처스에서 독자적인 HDR10/ 광색역 그레이딩을 가미해 완성되었습니다.(돌비 비전 그레이딩은 돌비 감수) 영상 비트레이트는 47.85Mbps(HDR10) + 1Mbps(DV)
이 애로우사의 BD 마스터(= 독일판 UBD 패키지 내 동봉 BD도 동일 마스터)는 박 찬욱 감독이 직접 감수했다고 알려졌는데, 역시 박 감독님이 감수한 플레인 발매판은 MP (Master Positive) 스캔 방식이었던 것이 한 가지 차이점입니다. 플레인 발매판이 MP를 스캔한 이유는 올드보이 특유의 룩, 다시말해 그레인과 거친 입자 그리고 색감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서인데...
이것이 독일판 BD의 스크린 샷이고...
이쪽은 플레인판 BD의 스크린 샷. 보시는 것처럼 독일판(= 영국 애로우판)이 전반적인 명암 무게 중심이 어두운 쪽에 맞춰져 있고, 그레인감과 함께 노이즈도 더 충실히(?) 살아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쪽이 독일판 BD 스크린 샷
이쪽이 플레인판 BD 스크린 샷. 플레인판은 발매 당시 강렬한 명암 대비와 거친 화면 감도가 특징이었는데, 독일판은 명암 대비의 정도가 다소 완화된 대신 전술한대로 그레인에 더해 노이즈까지 여과없이 끼면서 전반적으로 화면이 더 지저분해졌습니다.
이러한 경향에다 HDR/ 광색역화를 먹인 UBD는, 결과적으로 명부 다이나믹스가 넓어지면서 명암 다이나믹스의 무게 중심이 밝은 쪽에 맞춰진 감입니다.(예를 들면 플레인판 BD에선 잘 안 보이던 짙은 색 양복의 무늬라든가 색이, UBD에선 평범한 어두운색 세로줄 양복 정도로 표현됩니다.) 이때문에 꽤 여러 신에서 체감 감상이 많이 달라지곤 하는 게 특징.
일단 전체적인 디테일 표현력은 BD + 업스케일에 비해서도 UBD가 조금 더 좋은데, 전체 평균을 잡으면 워낙 그레인과 거친 화면으로 대표되는 작품이기에 말그대로 '조금' 더 좋다는 걸 느끼는 정도일 따름입니다. 대신 주로 암부쪽의 디테일은 전술한대로 HDR 그레이딩의 영향도 있어서 UBD가 우세하게 표현되며, 강렬한 명암 대비는 좋았으나 어느 정도 묻히며 희생되던 암부 계조도 UBD에선 보다 우수한 편.
한편 컬러면에선 주로 적/ 녹색 색감이 달라졌는데, 광색역의 영향으로 진하고 신선한 색이 확 나온다기 보다는 UBD가 (플레인판 BD에 비해)좀 더 청색에 가까운 녹색이 나오는 정도의 '변화'입니다. 이것이 매트릭스 BD > UBD 수준의 컬러 개변은 아니지만, 역시 몇몇 신에선 감상이 달라지는 정도는 되기 때문에 박 감독께서 UBD도 감수하신 건지는 다소 의문.
하지만 이런 경향 변화를 제외한 색감 자체는 (BD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더 와닿는 느낌이 된 건 사실이긴 하니까, 이 '경향'이 마음에 드는 분이라면 UBD의 컬러 자체를 좋은 인상으로 받아들일 것 같긴 하네요. 더불어 이러한 표현 자체는 HDR10 상태에서나 돌비 비전 상태에서나 큰 차이가 없고 다만 돌비 비전 시에 일부 광원 펀치력만 약간 더 좋은 수준이므로, 본 UBD는 비 돌비 비전 시스템 유저라도 크게 아쉬워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 이는 올드 보이의 돌비 비전이 Mel(minimal enhancement layer)스펙이라, 비트/ 크로마 스펙은 HDR10과 동일한 10비트/ 4:2:0인 탓이 크고.
요약하면 군데군데 광채나 색채면에서 새로운 영상을 보는 감도 있고 군데군데 우위도 드러나며, 암부의 표현력이나 전반적인 영상의 농담 표현이 UBD가 우위인 건 맞는데... 다만 이 UBD는 전술한대로 플레인판 BD에 있던 특유의 거친 명암 표현(어두운 곳은 극단적으로 어두운 편이고 밝은 곳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밝아서, 평범한 장면에서 역광 느낌이 나기도 하는)에 따른 마치 '날것' 같은 맛은 좀 약합니다.
결국 이 독일판 올드보이 UBD는, 특히 플레인판 BD를 소지하신 분 기준으론 꽤 호불호를 탈 것으로 보입니다. 플레인판 BD의 영상이 레어 스테이크라면 이 UBD의 영상은 마치 미듐 스테이크 같은 느낌이라... 개인적으론 고기라면 뭐든 좋다는 입장이니 좋아하는 올드보이도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다른 디스크로 걸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추천하고픈 마음까진 들지 않네요. 분명 UBD가 더 좋은 부분들이 많지만, 올드보이라는 영화를 더 '맛있게' 즐기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권하지는 못하겠다는 게 이 UBD의 화질에 대한 총평입니다.
- 음성 퀄리티
본 UBD의 한국어 음성은 스펙 항목에 기술한대로 DTS-HD MA(24/48) 5.1ch로 수록되었습니다. 이는 플레인판 BD도 동일하며, 다만 플레인판에는 DTS-HD MA(24/48) 2.0ch 한국어 트랙이 추가로 있는 정도.
독일판 UBD와 플레인판 BD의 사운드는 같은 DTS-HD MA 5.1ch 기준으로 비트레이트 스펙도 거의 같고 실제 체감도 흡사한 편입니다. 군데군데 강렬한 시네소닉, 정돈감 있는 음성, 종종 무대감이나 저역의 뻗어 치는 맛이 좋은 느낌... UBD에서 대사 전달력이 약간 더 좋은 걸로 보아 사운드 핸들링을 전혀 안 한 것 같지는 않지만 큰 틀에서 보면 이 역시 대동소이한 수준이며, 리어 채널 활용에 주목하기 보다는 스코어의 음장감 체감에 특화된 멀티 채널이란 경향도 동일한 감입니다.
개인적으론 스코어를 통한 감정 전달에 주목하는 편이라 스테레오 시스템에서도 곧잘 보는 편이라서, 굳이 따지면 2.0ch 트랙을 넣어 주었기에 스테레오 시스템에서도 플레이어 다운믹스(에 따른 변형 믹싱)가 필요 없는 플레인판 BD에 좀 더 점수를 주고 싶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건 좀 편집증적인 영역이고, 그냥 UBD의 그림이 맘에 드는 분이라면 딱히 사운드면에서 아쉬울 거 없으니 UBD를 그대로 즐기면 된다-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첨언
올드보이 UBD는 일전에 소개한 버닝 UBD에 이어 한국 영화로서 두 번째로 나온 UBD입니다. 국내 제작 여건상 독일 발매사의 핸들링을 거치긴 했으나, 둘 다 UBD라는 디스크의 스펙에 따른 어필력을 얌전하게 발휘하면서 & 정발판 BD와 좀 다른 영상 체감을 갖는 게 특징이기도 하네요.
그래서 긴 말은 됐고 중요한 구입 가치에 대해서 세 줄로 요약해라! 라고 하신다면...
- 영상은 일장일단: UBD 스펙에 기반한 약간의 장점을 취하느냐 vs 플레인판 BD 특유의 '맛'을 취하느냐
- 음성은 대동소이: 어느 한쪽을 취하든 부족함 없이 받쳐주는 인상
- 서플은 플레인판 BD가 더 풍부(+ 북클릿 추가)
이런 식입니다. 쉽게 말해 스테이크 2종을 다 즐기고 싶으시면 이 독일판 UBD를 갖추셔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고, 소식하거나 다이어트 하는 분이라면 예산 생각해서 한 쪽만 고르시되 굳이 제가 추천한다면 플레인판을 밀고 싶은 정도? 100번째 리뷰문치고 어정쩡한 결론이지만, 원래 제 스탠스가 이랬으니 이해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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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잘 봤습니다 덕분에 독일판 뽐뿌가 많이 사그라들었습니다 당분간은 플레인판으로 만족하고 있어야겠네요 올드보이4k 국내발매가 언제이뤄질지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