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소개 - 핵소 고지
일전에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684648%EC%97%90%EC%84%9C 에서 말씀드린대로, UHD-BD 리뷰를 순차적으로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열아홉 번째 시간인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것은 오랜만에 볼 만한 전쟁물이었단 세간의 평을 얻은 '핵소 고지(원제: HACKSAW RIDGE)'
멜 깁슨이 아포칼립토 이후 대략 10년 만에 감독으로 뛴 이 영화는, 처음 봤을 당시 감상 메모 해 둔 걸 보자니 '꽤 흔한 헐리우드식 물량 투입 전쟁 씬에 감동 코드를 버무린 것이지만, 그 감동 코드가 나름대로 특이하다면 특이한(?)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라서 기억에 남기도 쉽겠다.' 더군요. 여기에 멜 깁슨 특유의 늘어지지 않으면서 생생하게 보여줄 거 다 보여주는 연출력이 양념으로 뿌려져서, 상당히 그럴싸한 전쟁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디스크 매체로 소장하며 다시 보고도 싶었고.
다만 이 영화의 UHD-BD를 구해다 보게 된 이유는 반드시 그것 때문만은 아니고, A/V 적으로 몇 가지 재미있는 물건이었기 때문입니다.(이렇지 않았으면 그냥 BD 정발을 기다리고 있었을 터라) 어떤 점에서 재밌었는지는 후술하기로 하고... 다만 1. UHD-BD는 소스 다이렉트로 스크린 샷을 뽑을 수 없으며 2. 출력 화면의 사진 촬영은 퀄리티를 올바르게 판단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여지가 있고, 3. 그렇다고 BD의 1920x1080 스크린 샷을 첨부하는 것 역시 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본 소개글에 스크린 샷이나 화면 사진은 첨부되지 않습니다. 대신 1920x1080으로 리사이징한 패키지 사진을 첨부합니다. 리사이징한 이유는 이 물건이 2K DI라서.
- 카탈로그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2160/24P(HEVC), 화면비 2.39:1, HDR10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 (영어)
* UBD에도 동봉 BD 와 동일한 서플 수록. 서플 해상도는 BD와 동일.
* 북미판 UBD와 동봉 BD에 모두 한국어 자막 없음.(전 세계 기 발매 판본 중 한국어 자막 포함판 없음.)
- 영상 퀄리티 평가
블루레이 닷컴 : 4.5/5
High-Def Digest : 5/5
핵소 고지는 139분이라는 러닝 타임을 평균 72Mbps의 고 비트레이트로 담아내다보니 트리플 레이어 디스크를 사용했는데, 애석하게도 DI는 2K입니다. 거기다 레드 에픽으로 찍은 장면들마저, Arri Alexa XT 플러스 카메라 촬영 신과 보조를 맞추고자 3.4K로 RAW화 해버리는 바람에 2중의 해상도 손실이 발생.
그래도 해상감 측면에서 BD + 업스케일에 비해 UBD가 더 나은 장면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포 203의 업스케일러를 통해 비교해 본 바로는, 블닷컴 리뷰어의 말마따나 UBD 쪽이 특히나 도스의 성경 텍스트 같은 것이 좀 더 선명하게 보이는 등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BD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밴딩 노이즈를 거의 일소한 것도 UBD판의 장점.
아울러 최대 1000니트/ 평균 321니트의 밝기를 갖는 HDR10 그레이딩도 좋은 편. 역광 부분의 표현이라든가 암부의 디테일이 BD의 SDR에 비해 보다 살아나는 것, 금속의 표면 질감의 생생함, 몇몇 비슷한 색상들도 개별적인 톤과 색조 차이가 부여되는 것- 이런 식으로 HDR 그레이딩의 장점들이 빠짐없이 나타납니다. 컬러 측면에서는 일부 지나친 광색역 강조가 거슬리는 장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체감적 생생함이란 측면에선 아마 대개들 만족하시리라 봅니다.
그 반면 단점을 꼽자면, 우선 CG 스케일링이 거슬린다는 것. 역시 블닷컴 리뷰어가 지적하는대로 특히나 오키나와 초반 장면은 시스템과 보는 이에 따라선 실소를 자아내게 만듭니다. 이건 BD(+ 소비자 기기 업스케일)에선 크게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공장도 업스케일 파라메터를 대체 어떻게 먹였길래 이러는지 궁금할 따름이네요. 초장에 수록 소스 자체에 저더가 좀 끼는 장면이 있는 것도 그렇고, 떨어지는 마스터 스펙을 어떻게든 커버하느라 애쓰는 라이온즈 게이트의 담당자들의 분투가 눈물 겹습니다.
다음으로 몇몇 특이 장면을 제외하면 BD(+ 업스케일)과 UBD 간의 해상감 차가 괄목할만하지 않다는 것. 여기에 화면의 절대 밝기값에 대응하는 HDR10과 결합하면서 이 문제는 좀 더 두드러집니다. (이 크지 않은 차이의)해상감을 쉽게 구분하려면 : 되도록 커다란 화면에서 봐야한다 > 프로젝터가 정답 vs 하지만 프로젝터에서 보면 : HDR10 때문에 화면 밝기가 낮아지면서, 해상감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 이런 딜레마. 전체적으로 화면 밝기가 낮아지면서 화면 펀치력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기기 표현 밝기 이상은 죄 클리핑 해버리는 소니의 4K 프로젝터로 보았을 때, 같은 장면이 BD에선 오후 1~2시 같이 보이고 UBD에선 오후 5~6시 같아 보입니다. 그나마 밝기 스펙 상 대개의 UHD TV에선 수록 의도에 맞는 밝기를 어느정도 재현할 수 있지만, Hi-def 리뷰어가 말하는 수준의 디테일 차를 감지하려면 되도록 아주 가까이 붙어서 봐야하고. 이런 식으로 '2K DI의 UBD가 갖는 한계'를 모범적으로 웅변하는 타이틀이란 게, 이 UBD에 가진 A/V적 흥미의 첫 번째.
- 음성 퀄리티 평가
블루레이 닷컴 : 5/5
High-Def Digest : 5/5
핵소 고지는 UBD와 동봉 BD 둘 다 최고 스펙 오디오가 돌비 앳모스입니다. 우선 앳모스나 그 코어인 돌비트루HD 나 전반적으로 선명하고 & 한편으로 힘있는 생생하면서 웅장한 전쟁 사운드를 들려주며 앳모스의 공간감을 특히 잘 살리는 신도 종종 있어서, 사운드적으로 인상적인 디스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영화관 상영 당시에도 이미 사운드에 강한 인상을 받은 분들이 많았지만, 디스크 수록 사운드도 충분히 좋은 인상으로 종합합니다.
이는 (앳모스의)비트레이트 수치뿐이 아니라, 아예 수록 시에 사운드 디자인을 좀 달리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BD쪽이 대체로 평탄성에 중점을 두었다면 UBD쪽은 (특히 전쟁물에서 중시되는)중저역 임팩트를 거는 식으로. 특히 앳모스 코어인 돌비트루HD(24/48, 7.1ch)의 경우 양 디스크가 동일한 비트레이트 스펙(4.387Mbps)을 가지는데, 묘하게도 앳모스랑 마찬가지로 중저역 타격감 측면에서 UBD가 더 우세한 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디자인 자체를 달리했다는 심증이 강하게 갑니다.
블닷컴 리뷰어는 핵소 고지 UBD판의 사운드 관련 설명을 BD판 리뷰에 링크 거는 것으로 끝냈지만, 개인적으로 들어보았을 땐 앳모스 시설(7.1.2)을 갖춘 지인의 댁에서나 다른 일로 찾은 동호회 분의 댁 앳모스 시스템에서나 두 디스크 사운드는 체감차가 좀 났습니다. 따라서 시스템과 타이틀을 가진 분들께서도 한 번 비교해 보시면 재미있는 시간이 되실 듯. 향후 라이온즈 게이트가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UBD에 세일즈 특성을 부여할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개인적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UBD가 5/5면 BD는 4/5 정도입니다.
- 첨언
앞서도 이미 언급했지만, 핵소 고지 UBD에는 동봉 BD와 동일한 서플(삭제 장면 모음, 메이킹 필름, 감독 인터뷰)이 들었거니와 전술한대로 사운드 체감도 달라서 아예 UBD 단독 타이틀로 냈으면 어땠을까도 싶습니다. 비록 영상 측면에선 BD로 보는 게 더 좋겠다 싶은 장면이나 시스템에 따른 차등도 분명 있지만, 음성 측면에서 워낙 UBD가 조금 더 먹고 들어가는 데가 있어서요. 영화 자체로도 볼 만한 그리고 이야기할 만한 구석이 많은 타이틀이지만, 이렇게 A/V적인 흥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개인적으론 오래 기억에 남을 영화일 것 같습니다.
그런고로 한 인간으로선 그다지 좋게 보기 어려운 행적도 많은 양반이지만, 이런 영화를 만들 역량이 있는 멜 깁슨 씨 + 그리고 해외 유통용 디스크 만드는 데 엄청나게 인색한 게 좀 마음에 안 들지만, 꽤 흥미로운 디스크를 열심히 만들어 내는 라이온즈 게이트 = 이 두 장단점이 뚜렷한 조합으로 빚어낸 핵소 고지 UBD를 다들 한 번 즐겨 보시길. 다만 한국어 자막판본이 전 세계 어디에도 없어서 무턱대고 권하긴 좀 애매하긴 합니다.
글쓰기 |
얼른 정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리뷰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