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스포] 늑대사냥 (2022) - 좋은 재료들을 갖췄음에도 뭔가 어설프게 만들어진 요리 (★★★)
(스포일러 주의) 다른 영화에 대한 언급 포함 (ex. 코델,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마녀 등)
* 출처 : 네이버 영화
사실 제작 진행경과는커녕 개봉 여부조차 몰랐던 작품입니다. 최근 영게에서 회자가 됨과 동시에 호불호도 꽤 갈리는 것 같아 일종의 호기심으로 챙겨보게 됐습니다. 예상보다 상영관이 없어서 인근 극장에서 맞는 시간대를 찾는 데 애를 먹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보고 나서의 느낌은 B급 감성의 장르적 특성에 충실한 공포/액션물이긴 하지만, 그 서사를 풀어가는 데 있어 그리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호송 또는 수감 중인 죄수(들)가 자신(들)이 있는 장비/시설을 탈취한다는 스토리는 기존 할리우드 액션물(패신저 57/1992, 터뷸런스/1997, 콘에어/1997, 락아웃: 익스트림미션/2012, ...) 등에서 많이 인용되긴 했지만, 우리나라 영화에선 자주 사용된 소재가 아니어서 그런지 호송 죄수들의 화물선 탈취 설정은 나름 신선하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거기에 생뚱맞긴 했지만, 과거 구일본제국의 실험체(알파)가 죄수들의 선상반란 결과로 깨어나 피아를 가리지 않고 도륙하는 장면도 묘한 쾌감이 느껴졌고요. 청불 등급임을 감안해도 묘사되는 살인/폭력의 정도가 꽤 심해 일부 관객들 입장에서 불쾌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런 장르적 특성에 시종 충실했던 점은 높이 평가하는 편입니다.
단, 제목에 비유해 적었듯이 B급 감성의 공포/액션물로서 좋은 설정을 갖췄음에도 이걸 하나의 스토리로 풀어내는 과정에 있어 이음새가 매끄럽지 않아 그리 좋은 평가를 내리긴 힘들더군요. 최상의 식재료가 준비된 상태에서 이걸 요리하는 레시피도 기존 연관 장르물에 있어 참조할 전례들이 꽤 있었지만, 요리사 본인이 이 레시피의 순서를 오해해 잘못 섞은 느낌입니다. 일례로 최규화 氏가 열연한 알파의 경우 죄수복을 입은 코델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초자연 캐릭터였지만, 초반의 각성/등장 장면이 너무 뜬금없고 과거 회상신(1943년)의 배치도 뭔가 몰입도를 떨어뜨리더군요. 정소민 氏가 맡은 여형사 이다민도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도 캐릭터 자체가 하드캐리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공감이 가는 인물이였지만, 중간에 동료 여형사의 안위를 잊어버린 상태에서 움직이다가 막판에 그렇게 가버리니까 이게 뭥미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동일/장동윤 氏가 맡은 캐릭터들의 경우 극의 이면 배경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구성하는 인물들임에도 감상 내내 너무 튄다거나 아니면 뭔가 겉돈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하여튼 감상 자체를 후회하진 않지만, 보고 난 다음 여러모로 아쉬움의 여운을 많이 남기는 작품이었습니다. 흥행이 어느 정도 됐다면, 과거/현재의 묘사와 관련해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4)이나 마녀 1편(2018)ㆍ2편(2021) 등과도 세계관 연결이 가능했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래도 추후 나름 컬트적 인기를 끌 요소들은 있어 보여 개인적인 평점은 별 3개 정도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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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전작들을 생각하면 계속 메이저 작품이 나오는게 신기하긴 합니다, 제가 모르는 무언가가 보이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