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미국 사용기 2 - 이러고도 잘도 돌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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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7-19 01:43:54
미국을 열심히 사용 중입니다.
1년만 쓰고 반납해야 하니 마르고 닳도록 쓰는 중이죠.
처음에 와서 이러고도 나라가 돌아가?
싶은 것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 중 한가지 경험을 적어 봅니다.
지금 생각해도 웃기네요. ㅋㅋ
미국은 주민등록번호가 없고, 비슷한 걸로 사회보장번호가 있습니다.
이게 있어야 신용도나 신분 증명이 되는데요.
문제가 제가 이걸 예전에 만들어 두었었는데, 하도 오래 전이라 잊어버린거죠.
더 문제는 예전에 만들었을 때와 지금 영문 이름이 다릅니다. ㅋㅋㅋㅋ
보나마나 골치아파질 것 같아서 출국 전에 이메일을 사회보장국에 보냈더니, 사정은 알겠고 너 번호도 살아아있으니까 일단 미국 입국 후에 지점 방문해서 해결하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입국해서 뭐만 만들거나 신청하려고 하면 안되는 영어로 설명을 주저리주저리 해야 하는 상황이라, 입국 후에 재빨리 번호를 찾으러 갔습니다.
대기표를 뽑아들고 순서가 되니, 점잖게 생긴 아저씨가 부릅니다.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시작했죠.
Good Morning, Sir.
공무원 아저씨 만나면 Sir 붙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그 뒤 대화가 순조롭죠.
이제 썰을 풉니다.
제가 여기 어디 대학 연구소에 연구하러 왔어요.
여권하고 비자하고 서류는 여기 있어요.
그런데 제가 어렸을 때 미국에서 사회보장번호를 받았는데, 미성년자일때 받아서 제 번호를 제가 몰라요.
그랬더니, 아저씨가 심각하게 듣다가 갑자기 빵 터지시는 거에요.
전 왜 웃는지 모르지만, 일단 같이 웃.... ㅎㅎㅎ
그런데, 그 뒤에 제가 그때하고 지금하고 영어 이름이 달라요. 하니까, 갑자기 급정색.
예전 여권하고 지금 여권하고, 미국 입국 기록 하고 다 주섬주섬 건네니까, 이유를 물어보시네요.
어렸을 때 여권 만들때, 여권 담당자가 영문이름 적어준대로 만들었는데, 그게 내 이름 발음하고 달라요... 그래서 어른되고 고쳤어요.. 그런데 이름에 띄어쓰기가 있는데 그러니까 제가 가는 대학교 전산에서 middle name으로 인식이 되서 이름을 붙여서 다시 고쳤어요. 주절주절.....이걸 영어로 얘기하려니 죽을 맛 T.T
알았으니까 잠깐 기다리라고 합니다.
정말 한 5분넘게 계속 컴퓨터에 뭔가 입력하면서 계속 보다가 갑자기 다른 사람 부름....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뭐 이런 얘기를 합니다.
둘이서 속닥속닥...
음.. 안되는 건가....등에서 땀이 납니다.
계속 공손한 표정 지으면서 대기...
컴퓨터를 한참 노려보더니, 아저씨가 해결됐다면서 다른 번호를 뽑아서 다른 칸으로 가면 된다고 하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대기하다가 다른 칸으로 갔는데요.
이번에는 흑인 여자분이네요...
아.. 좌절... 스웩 넘치는 발음 알아듣기 너무 힘듭니다 T.T
하지만,절 정말 당황하게 한 건 첫 질문이었죠.
"무슨 일로 오셨어요?"
응? ㅋㅋㅋㅋㅋ
앞에서 아저씨에게 한 설명을 전부 다시 했습니다. T.T
다 듣더니 또 컴퓨터를 한참 칩니다.
오래걸리겠구나 생각하고 공손한 표정 지으며 대기..
이번엔 사람을 2명 부릅니다... ㅋㅋㅋㅋㅋ
결국 해결이 되었고, 지금 여권에 있는 이름으로 된 사회보장번호 카드를 2주안에 받게 된다는 말을 듣고, 확인서도 받았습니다.
아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받았냐고요?
6주만에 받았는데, 이름이 띄어쓰기가 되어 있는 채로 와서 또 갔습니다. ㅋㅋㅋㅋ
정말 재밌는 나랍니다. ㅎㅎ
님의 서명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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