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크라이테리언, 필사의 추적 Blow Out 1981 4K UHD 감상
Brian Russell De Palma는 1940년 9월 11일 뉴저지 주 뉴어크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부모의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정형외과 의사였으며, 어머니는 가정주부였다.
(아버지의 바람피는 현장을 잡으려 미행하기도 했는데, 후에 [드레스트 투 킬]의 “키스 고든”의 캐릭터에 영향을 주었다.)
10대 때부터 수학, 과학과 발명에 두각을 나타낸 그는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콜롬비아 대학교” 물리학과에 입학하면서 뉴욕생활을 시작했다. 학부시절 [시민 케인], [현기증]에 매료된 그는 전공을 버리고 64년에 “사라 로렌스 컬리지”에서 연기전공 석사 학위를 취득한다.
그는 대학생활들 중 많은 시간을 영화를 보는 데 썼다. 특히 그에게 절대적 영향을 주었던 감독들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장 뤽 고다르”, “앤디 워홀”, 그리고 “Sir. Alfred Hitchcock”.
이후 감독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후 생계를 위해 다큐멘터리, 자신을 위한 단편영화들을 촬영하였다. (63년, 서로 무명 시절이었을 때 처음 “로버트 드니로”와 친구가 된 시기였다.)
그 전의 다큐와 단편들과 실험영화들은 그다지 큰 평가나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진정한 의미의 데뷔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은 [인사 Greetings(1968)] (유튜브에 X등급 받은 편집본이 그대로 올라와 있으니 보고 싶은 분은 검색해 보시길.. 재미는 드릅게 없다.)
3명의 친구들이 주인공이며 앳된 찐따 모습 “로버트 드니로”가 낯설지만,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커온 “드 팔마”의 노골적인 왼쪽의 정치지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누벨바그 영화의 형식이나 촬영을 빌려왔으며, 불과 5년전 일어난 “케네디 암살”과 “베트남전”을 메타포로 쓰고 있다.
[안녕 엄마!(1970)]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그나마 제대로 된 극영화 형태의 갖추게 된 영화이며. 전작의 “로버트 드니로” 캐릭터 그대로 다시 이 영화에 등장시켰다.
보게 되면 알게 되겠지만 오프닝 크레딧부터 [이창]을 그대로 등장시키며 영화 내내 그 자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포르노 영화감독”으로 열연하는 “드니로” 앳띤 찐따 모습은 “드니로”가 후의 [택시 드라이버] 생각도 들긴 한다. (이 영화는 꽤 많은 부분 [택시 드라이버]를 생각나게 하는데, 분명 “스콜세지”는 “드팔마”의 소개로 “드니로”를 [비열한 거리]에 캐스팅 하기 전에 이 영화들을 보았을 것이다.)
노골적으로 [이창] 느낌이 많이 나긴 하지만, 여전히 주제에 있어 “고다르” 적인 느낌이 많이 드는 작품이다. 역시 재미는 드릅게 없다. (이 영화 역시 유튜브에서 전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Get to Know Your Rabbit (1972)]
전작의 성공(?)으로 마침내 대기업 워너에 부름을 받게 된 “드 팔마”는 꿈과 희망에 부풀어 캘리포니아로 가서 평소 선망했던 “오손 웰즈”와 조우하지만,
이 코미디 영화는 “웰즈”가 [바람의 저편(2018) (년도 오타가 아닌 웰즈가 76년까지 촬영하고 85년 사망 당시까지 공개 못했던 유작)]을 위한 제작비 충당으로 닥치는 대로 출연했던 작품들 중 한 편이었고 “오손 웰즈”는 몇 씬 촬영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더 최악이었던 것은 “오손 웰즈”는 촬영 전에 그의 대사를 한 줄도 외우지 않고 와선 성의없는 연기로 일관했는데, 역시 한 성격하는 “드 팔마”와 “웰즈”와 프로듀서와의 끝없는 신경전과 “드팔마”의 재촬영 요구 및 결말 관철로 인해 “드 팔마”는 촬영 후 편집권을 빼앗기고 해고 당했다.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는 일부 재 촬영, 결말 변경하였고, (그나마 감독 크레딧은 지켜졌다. 과연 “드팔마”가 그걸 원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 덕분에 “드 팔마”는 “워너”의 “W”만 나와도 경기를 일으켜 약 18년 동안 십수편의 영화를 감독했지만 워너와는 일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도 90년 [허영의 불꽃] 단 한 작품만 참여했었다.
헐리우드에서 쫓겨나와 욕하면서 돌아온 “드 팔마”는 그 전부터 써오던 각본을 완성한다. 이 작품은 [캐리]와 더불어 그의 70년대 최고 걸작으로 여겨지는 바로 이 작품이다.
[자매들 Sisters (1972)]
“히치콕” 우라까이 혹은 테크니션 우등생으로 잘 알려진 “드 팔마”의 본질은 이 영화가 최초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인장과도 같은 분할화면을 처음 사용했는데, 관객이 보는 실제 상황과 정신착란에 빠진 여주인공의 시점을 병치하는 데 쓰였다.
“슈퍼맨”의 그녀(로이스)가 되기 전의 “마곳 키더”가 1인 2역을 맡았지만, “드 팔마” 답게 그 둘의 구분이 매우 모호하다. (스포일러 때문에 더 이상의 설명X)
기왕 “우라까이(?)”의 길로 나선 김에 “버나드 허만”을 설득하여, “히치콕”영화들의 음악 재사용(?)을 허락 받았다.
[마니], [로프], [현기증] 등 “히치콕”의 영화들의 영향이 영화 전반에 드러나지만, 킬링 씬 마다 나오는 [사이코]의 깊은 그림자는 이 영화에 깊이 드리워져 있다. 그리고 “드 팔마” 호러 특유의 찝찝한 결말은 이 영화가 원조라 할 정도로 인상깊다.
[캐리 Carrie (1976)]
“스티븐 킹”의 1974년 첫 번째 출판 소설을 원작으로 “시시 스페이섹”, “파이퍼 로리”, “애이미 어빙”, “낸시 알렌”, “존 트라볼타”등이 출연하였다.
소위 말해 60년대 이전의 수 많은 호러 무비는 제껴두고,
현대 호러의 창시작, “히치콕”의 [사이코]나 “마이클 포웰”의 [피핑 톰]에 태동된 소위 슬래셔 무비들, 초기 70년대 대표작은 [텍사스 전기톱 학살(1974)], [블랙 크리스마스(1974)], [할로윈(1978)], 그리고 이 작품 [캐리]를 들 수 있다. (캐리는 칼질이 많이 안나오지 않냐고 물으신다면 피는 제일 많이 나온다고 답해드리고 싶다.)
“스플릿 포커스(Split Focus)” (“드 팔마”의 영화 중 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근경의 인물과 원경의 인물이 동시에 초점이 맞춰지는 화면이 종종 등장하는데, 일반적인 렌즈 사용으로는 “딥 포커스”로도 구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렌즈 위에 “스플릿 필드 디옵터”라는 반달 모양 부분렌즈를 씌워 구현하는 방식이다. 1940년대 흑백영화 때부터 드물게 사용되었다.)는 이 영화에서 꽤 자주 등장하는데, 시종일관 불안한 “캐리”의 모습과 (캐리가 입장에서 상상하는) 다른 이의 모습과 대비된다. 결국 전작과 같이 분할화면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영화 역시 별도로 분할 화면은 계속 나온다.
결국 “드팔마”의 인장 같은 미장센, “분할 화면”과 “스플릿 포커스”는 이 영화에서 꽃 피우고, 향후 30년간 아주 잘 써먹었다.
[캐리]는 일반 적인 “히치콕” 영화와는 좀 다르며, 원작에 충실한 각본과 역시 각본에 충실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현대 공포영화의 모범이라고 할 정도로 80년대 슬래셔 공포영화들은 이 영화의 설정과 전개를 충실히 따라했으며 이는 “드 팔마”만의 독창적인 능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게다가 이 영화는 “드 팔마” 자신에게 진정한 커리어의 시작이라는 점과 사생활에서도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그는 촬영이 끝난 후 “낸시 알렌”과 데이트를 하기 시작했고, 79년 둘은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해 “낸시 알렌”은 [홈무비](역시 드럽게 재미없다.)에도 출연한다.
[전율의 텔레파시 the Fury (1978)]
“존 패리스”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원작자가 각본과 각색에도 참여하였다.
연세가 지긋하신 “커크 더글라스”의 노익장 액션이 돋보이는 액션물 + 호러인데,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기엔 좀 부족한 작품이다(마지막의 폭발은 호러틱하지만). 상업영화의 미덕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으며, (염력을 사용하는 호러인 캐리의 성공이 이 영화의 제작에 밑거름) 마지막에 각성한 여주인공의 파워는 누가보더라도 [캐리]를 연상케 한다.
꽤 눈에 익은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다. 전편의 “에이미 어빙”을 비롯해, “커크 더글라스”, “존 카사베츠”, “다릴 한나”
[드래스트 투 킬 Dressed To Kill (1980)]
80년대가 되자 “드팔마”는 그의 대표적인 성공작 중의 하나인 이 작품을 내어 놓았다. 이 영화는 [캐리] 이후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였으며, 대부분의 평론가들도 전반적인 “히치콕” 오마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만의 독창성과 “히치콕”을 넘어선 기술적인 성취로 인해 너도 나도 호평을 내놓았다.
반면 이 영화의 잔인함, 얄팍한(?) 선정성과 여성 비하(그러고 보니 “드 팔마”는 자기 마누라를 창녀 역에 2번이나 캐스팅했다.) 로 인해, 페미니스트 단체들, 게이 커뮤니티, 트랜스 젠더 & 색슈얼 단체들은 이 영화의 위험성에 대해서 적지 않게 지적했고, 상영관 앞에서 시위도 자주 일어났다.
하지만 그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성취는 대단한데, “로저 이버트”가 격찬한 “미술관 시퀀스” 뿐만 아니라, 80년대 모든 슬래셔 무비가 모방했지만, 이 수준에 도달할 수 없었던 슬래셔 장면들의 촬영과 편집, 마지막까지 관객들을 조마조마하게 하는 서스펜스는 이후에도 찾아 보기 힘들 만한 걸작이다.
브라이언 드 팔마”의 1970~2000년의 필모는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히치콕” 베끼기에 급급한 “우라까이” 감독이라고 여겨왔다. (지금 글 쓰는 필자 역시 반 농담식으로 그렇게 말해 왔지만)
하지만 진짜 쇼트 바이 쇼트로 베꼇다고 여겨지는 몇몇 작품들은 그렇게 큰 인기도, 비평적인 평가도 잘 받지 못했다.
[강박관념], [침실의 표적]
그러나 “드 팔마”의 진짜 대표작들을 나열해서 살펴보면, [캐리], [드레스트 투 킬], 뒤에 얘기할 81년작, [스카페이스], [칼리토] 이 중의 [드레스트 투 킬]을 제외하고는 “히치콕”과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언터처블]은 “히치콕”영화의 단순한 “맥거핀” 사용에서 벗어나, 꽤나 자주 “맥거핀”과 그 반대(사소해 보이는 것이 중요해지는 것)를 정반합처럼 사용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맥거핀인 줄 오해한 사소해 보이는 것이 극을 전개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영화 내내 관객을 이리 저리 이랬다 저랬다 혼란시키면서 서스펜스를 조성한다.)
특히 “숀 코네리” 집 습격 시퀀스 촬영은 “드 팔마 스러움”의 정점에 있을 만큼 한치의 오차 없는 촬영과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짧은 순간에도 “맥거핀”과 반전, 그 반전의 반전을 교차 시킨다. “드 팔마”의 영화들이 전체적인 면에서 “히치콕” 걸작들에 비해 뒤질지는 몰라도, 특정 씬과 시퀀스는 촬영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스승을 확실히 능가한다.
[칼리토]의 지하철 + 기차역 추적 씬은 영화교과서에 싣어도 될 만큼 완벽한 구성, 촬영, 편집을 녹여낸다. 만약 “히치콕”이 50년대에 근대적인 의미의 서스펜스를 발명했다면, 진짜 발전시키고 꽃 피운 감독은 80~90년대의 “스필버그”와 “드 팔마”라고 볼 수 있다.
개봉 당시에는 철저한 상업영화로 치부되었던 [미션 임파서블1 1996]은 “히치콕”의 변주와 발전으로 가득하다. (누명 쓴 주인공이 “맥거핀”(스파이 명단) 때문에 쫓기고, 회상을 통해 트릭을 공개하고 반전으로 극복하고 위험을 이겨내며 끝난다. 누가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줄거리 써놨)
그의 가장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진다고 여겨지는 70, 80년대의 개인적인 “드 팔마”의 최고 걸작은 다른 작품이다.
이 영화는 “타란티노”가 입술이 부르트도록 칭찬하고, 재발견 시킬 정도로 어떻게 보면 저평가 되었을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론 처음 볼 때보다 여러 번 재 관람시 이 영화의 진가를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DIRECTOR-APPROVED 4K UHD + BLU-RAY SPECIAL EDITION FEATURES
New 4K digital restoration, with 2.0 surround DTS-HD Master Audio soundtrack
Dolby Vision, HDR
Special Features
Interview with director Brian De Palma, conducted by filmmaker Noah Baumbach
Interview with actor Nancy Allen
Murder à la Mod, a 1967 feature by De Palma
Interview with cameraman Garrett Brown
Photographs by Louis Goldman
Trailer
* 비디오
Codec: HEVC / H.265
Resolution: Native 4K (2160p)
HDR: Dolby Vision, HDR10
Aspect ratio: 2.39:1
Original aspect ratio: 2.39:1
1, 2 챕터를 지나는 동안 심한 그레인과 흐릿한 화면에 실망해 가던 중 화질은 병원씬 부터 차츰 좋아지다가 어느 순간 상당히 괜찮은 화면이 된다.
동봉된 블루레이보다 약간 전체적으로 어둡기는 하나,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블루레이보다 해상도 측면에서 눈에 띄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 영화의 촬영 자체가 그런 성향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분 부분 4K UHD 다운 화질과 해상도를 보여주는 곳도 있다.
필름 그레인은 시종일관 보이지만, 그다지 눈에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며, 오래된 필름영화 답지 않는 색감이 인상적이다.
돌비비전, HDR10이 동시에 적용되었는데, 재생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아서 웬만한 디스플레이에서도 큰 불평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특히 후반부의 불꽃놀이와 HDR의 궁합은 환상적이어서 이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다.
종합적으로 지금까지 봤던 80년대 4K 중에서도 꽤 좋은 화질이며, 이 영화의 팬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자막이 문제
* 오디오
English: DTS-HD Master Audio 2.0
일단 2011년에 발매한 역시 동사에서 발매한 블루레이와 동일한 스펙의 오디오이지만, 애매한 문구로 새로 리마스터링했다고 “크라이테리언”에서 설명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재 사용일 가능성이 높다. 불행히도 막귀에겐 거기서 거기
2채널에서 특별한 방향감을 기대하시는 분은 없을 테지만, 인상적인 OST를 전해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 보인다.
이 영화의 OST는 “드 팔마”의 단짝, 이태리의 “최경식”, “주세페 피노 도나지오”가 맡았다. “피노 도나지오”는 이태리 태생으로 어릴적부터 클래식 바이올린 연주자로 시작했으나, 18살에 록큰롤에 빠져 60년대 이탈리아의 인기 싱어송라이터가 되었다.
이후 73년 “니콜라스 뢰그”의 공포영화 [지금 보면 안돼 Don’t Look Now] OST를 맡으면서 영화음악에 참여하게 되었다. [캐리]에서 적은 제작비에 허덕이던 “드 팔마”와 제작사는 영화음악 커리어가 얼마 되지 않았던 “피노 도나지오”에게 음악을 맡기면서, “드 팔마”를 만나게 된다. 영원한 멘토였던 “버나드 허만” 사후에, 새로운 음악가를 찾고 있던 그는, 서정적이면서도 은근히 음산한 분위기의 OST는 “드 팔마”의 취향에 딱이었고, 그 이후로 그와 자주 작업하고 있다. (“드 팔마”는 예외로 80년대 중반 ~ 90년대 까지 다양한 음악가(“모리꼬네”, “조르지오 모로더” 등)와 작업하긴 했다. “사카모토 류이치”가 맡게된 [스네이크 아이즈]도 눈에 띈다.)
“드 팔마” 작품 이외에도 “도나지오”는 많은 영화에 참여했는데, 개인적인 최애 감독 “틴토 브라스”도 있다. (모넬라 때문에 스네이크 아이즈를 깠다는 루머가), “다리오 아르젠토”의 90년대 이후로의 작품에도 참여하고 있다.(감독 이름값에 비해 졸작들.) 가장 유명한 곡들은 아무래도 “ 드 팔마” 영화의 곡들이다.
* 영화
줄거리
B급 영화 음향기사인 "테리"는 어느날 영화에 쓸 음향을 녹음하러 나갔다가,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맥라이언"의 자동차 사고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 차에 타고 있었던 여인 "샐리"를 구하고, 녹음한 사고음향을 살펴 보는 중 뭔가 수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어, "샐리"와 함께 진실을 추적하게 되지만...
이 영화는 "드 팔마"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한편인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욕망 Blow Up (1966)]에서 모티브와 제목을 따와서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필라델피아)에서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다. [욕망]에서는 우연히 찍은 카메라에 담긴 사진이 사실 살인현장이었다는 내용이었지만, 사진 대신 사운드로 대체되었고, 이는 "코폴라"의 걸작 [컨버세이션 (1974)]의 도청을 통한 정치적 음모의 은유와 시민의 결국 좌절된 자유의지에 영향을 받았다는 뜻도 된다.
[욕망]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애초에 굳이 미스터리를 추적하고 해결하려는 데 초점이 맞추어진 영화는 아니다. 그 모든 것은 주인공의 시점일 뿐 사실이나 환상, 아니면 그 중간의 어떤 것인지 전혀 확실하지 않다. 단지 기록된 매체(여기선 사진)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환상이나 거짓인건지 그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러면 [컨버세이션]은 또 어떤 작품인가, 역시 이 작품도 불법적인 도청을 하는 이가 우연히 도청한 내용에서 누군가가 살해 당할지도 모른다는 의심과 불안감에 휩싸이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딜레마는 주인공은 명백한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있다.
이 두 영화에 큰 영향을 받았지만, 이 영화는 일반적인 미스테리 상업영화의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80년대 영화답지 않게 관객은 이미 이 영화가 미스터리 장르에서 벗어나지 않는 줄거리 진행을 한다고 얼핏 오해하기 싶지만, “드 팔마”의 특징인 교묘한 비틀기는 굉장히 세심하게 만들어진 영화라는 느낌을 들게 한다.
진짜 살인범을 쫓고 동시에 쫓기며, 서스펜스를 관객들에게 한가득 선사하지만, 헐리우드의 유명한 반골인 "드 팔마"는 저 두 영화와 비슷한 수준의 메타포를 남겨 놓았다.
이 영화는 노골적으로 그 2번째로 시도하는 케네디 암살을 은유하는 영화이다. 특히 담당형사와 주인공 "테리"의 설전과 대사를 곱씹으면, 제프루더 기록 필름과 그것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워렌위원회의 공방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리고 결말 부분의 성조기 배경으로 벌어지는, 주인공의 무력감을 생각하면 이 영화의 숨겨진 주제를 더욱 명확하게 한다.
그래서 인지 이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밝은 모습을 기대하고 온 관객들에게 너무나 진지한 연기를 하는 "존 트라볼타", 그리고 전체적으로 암울하고 우울한 내용은 81년 레이건 노믹스로 대변되는 보수 회귀의 시대의 활발함과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맞지 않았다.
"낸시 알렌"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영화는 초기에는 작은 예산에 좀 더 어두운 분위기, 좀 더 나이든 연령대의 주인공들로 설정되어 있었다고 했지만, 그당시 [토요일 밤의 열기]와 [그리스]로 대박을 쳤던 "존 트라볼타"가 캐스팅되면서 후반부 대규모 군중과 큰 규모의 로케이션 촬영이 이루어 졌다. 그리고 이 정도 규모는 "드 팔마" 영화들 중에서도 꽤 드문 경우이다.
오디오 기사가 주인공인 영화답게 이 영화에서 “드 팔마”는 사운드를 또 하나의 몽타쥬처럼 사용하는데, 주인공의 듣기 모드(?)도 제 각각 달라서 그에 맞는 미장센을 적절히 구사한다.
여기서 말하는 소위 “사운드 몽타쥬”는 정교하게 조합되어, 70년대의 혼란스러운 시절 (베트남전, 워터게이트사건)을 배경으로 관객을 편집증적인 의심에 빠지게 만드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기법은 이미 “히치콕”이 불길한 음향을 적절히 배치함으로서 긴장감을 조성하던 방식을 더욱 확장시켰다.
많은 평론가들이 지적하듯이 이 영화는 “영화 만들기”에 관한 영화이기도 한데, B급 호러 무비 만들기 뿐만 아니라 중반에 나오는 필름을 재구성하는 모습을 통해, 그리고 본의 아니게 최후의 멋진(?) 사운드를 따게 된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필름 메이킹의 이면 혹은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 영화에는 놀랄만한 연출을 보이는 시퀀스들이 몇 군데 있는데,
주인공 "테리"가 녹음된 사운드를 들으면서 사건이 영상으로 재구성되는 부분의 연출과 교차 편집은 볼 때마다 뛰어난 테크니션의 면모를 보여주는 부분이며,
“테리"의 작업실을 360도로 카메라가 끊임없이 회전하며 주인공의 행동과 소품의 이동, 사운드가 점차 더해지면서 카오스로 몰고가는 연출이 압권이다. 특히 녹음된 자료가 소실된 것을 알게 된 주인공의 좌절한 모습.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백미는 약 13분간 펼쳐지는, 살인마에게 잡혀있는 여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오직 소리에만 의존하여 "필사의 추적"을 하는 후반부 클라이막스 부분인데, 음악과 서스펜스, 뛰어난 촬영과 화면 편집의 시퀀스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전부 덮어버리는 그녀의 마지막 비명소리가 가장 인상깊다.
특히 스테디캠의 장인 “가렛 브라운”이 촬영한 스테디캠 장면들은 이 영화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주요 장면들이다.
"드 팔마" 영화 답지 않게, 이 영화는 꽤나 진지한 멜러물이며, 서정적인 OST와 맞물려 감독 답지 않게 등장인물들의 감성 및 이야기 서사와 감정이입에 많은 부분을 런닝타임에 쓰고 있는데, (사실 "드 팔마"영화 중에서 이 정도로 멜러와 등장인물의 서사에 신경 쓴 작품은 이 작품과 [칼리토]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볼 때 마다, 흥미로운 시작(B급 호러부분 얘기하는 건 아님), 치밀한 전개, “존 리츠고우”가 열연한 살인의 서스펜스, 대미를 장식하는 필사의 추격전, 마지막의 쓸쓸한 결말까지도 개인적으론 모든 것이 완벽한 작품이며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오는 작품이다.
시종일관 차가운 방관자에 가까운 "드 팔마"감독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몇 안되는 작품들 중 한 편이라서 그런지 이 영화가 더욱 더 마음에 와닿는 걸작으로 기억된다.
2010년, “드 팔마”의 팬보이인 “제이크 팰트로”, “노아 바움백”은 1주일 동안 약 30시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을 찍었다. ( [블로우 아웃] 블루레이의 인터뷰 영상에도 일부분이 들어가 있는지 같은 옷을 입고 있다.) 그 후에 그의 영화들과 자료 화면, 동료들의 인터뷰를 조합해서 [De Palma(2015)]를 완성해서 2015년 9월 베니스 영화제에서 공개하였고, 16년 6월 뉴욕에 최조 공개되었을 때 단상에 나가 이 영화를 소개한 것은 다름 아닌, 오랜 친구이자 같은 신사이자, 변태인 “마틴 스콜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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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번 크라이테리온 할인으로 후프 드림스, 분노의 주먹과 같이 샀네요. 아직 안 본 영환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