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약스포] 우영우 12화에 나온 안도현의 "연탄 한 장"
12화에 나온 류재숙 변호사가 고 박원순을 모델로 했다는 얘기가 있군요.
일단 12화 사건은 1999년 농협 여성근로자 해고사건에서 온 것이고 이때 해고된 여성들을 박원순이, 반대의 사측은 김&장이 변호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대형로펌인 김&장의 승리였지만, 인권변호사로서 박원순은 더 잘 알려지게 되었죠. 옥상 텃밭과 비빔밥 에피소드도 박원순의 사업에서 가져온 듯하고, 실제로 어느 모임에서 박원순은 극 중 류재숙이 낭송한 안도현의 그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박원순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평생동안 쌓아올린 모든 업적들을 삶의 막판에 휘말렸던 사건으로 인해 다 시궁창에 쳐박아놓고 본인은 홀로 세상을 떠났죠. 그냥 죄송하다고 하고, 유죄가 나온다면 제대로 처벌 받고, 정치를 재개하던 안하던 그냥 계속 살아 있으면 안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게 그 사람을 믿고 지지했던 모든 이들을 위한 마지막 배려가 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가 사랑했던 그 시는 참 좋고 드라마 12화 결말에 아주 잘 어울립니다. 특히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라는 문구가 좋습니다.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Updated at 2022-08-12 11:14:12
안가 만들어서 그렇게 많은 여자들과 술마시다 부하의 총에 맞아 죽은 사람도 공과 과를 구분해야한다는 마당에, 박원순이라는 인물 또한 당연히 공과 과를 구분 해야죠.
2022-08-13 10:24:50
그냥 느낌이지만, 솔직히 과라는 부분도 그냥 잘해봤자 썸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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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선한 이들이 억울하게 죽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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