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넷플릭스]  삼체는 결국 지금의 중국을 옹호하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1
  4664
2024-04-15 14:57:33

삼체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왕좌의 게임도 안 보고 삼체 원작 소설도 안 봐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일부 장면이나 설정은 너무 잔혹하다 싶은게 있었어요. 그러면서 결국에는 이게 문화혁명 이후의 중국에서 살아가는 지식인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하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게 영국이 아니라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그래도 납득이 되더군요. 

 

그리고 지구인과 외계인의 대립이라는 스토리는 중국 내부의 문제를 외부 세력을 불러 해결할 것인가,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닿아 있는 비유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은 물론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게 언뜻보면 중국의 민주화운동을 염원하는 것 같지만 시리즈의 전체 기조를 살펴보면 오히려 지금 중국 정부의 기조와도 잘 융화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의 체제가 문제가 있지만 우리가 해결해 가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 똑똑하고 용기있는 엘리트들을 통해 - 문제를 해결해가자. 과학 발전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를 하는 외부세력은 중국의 발전을 막는 자들이다.

 

그러면서도 작품은 선을 잘 타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상에서는 아직은 외계인 삼체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고 주무대가 영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미국 등을 오가기 때문에 중국을 옹호하는 색체는 별로 없고 오히려 문화혁명 당시의 참상을 전면에 배치해서 중국에 비판적인 것 같은 인상까지 줍니다. 

 

삼체 작품이 진짜로 중국에 비판적이었다면 중국 정부에서 출판을 허가해줬을리가 없겠죠. 원작 소설을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원작에는 과학적인 설명도 더 많은가 보더군요. 드라마에도 과학적인 설명이 더 있었다면 또 달리보였겠지만... 어쨌든 지금까지는 이런 정치적인 해석을 하게 되네요.

 

여러모로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다음 시즌이 기대되네요.

 

 

 

 

 


 

 

 

 

22
Comments
11
2024-04-15 15:02:17

소설도 드라마도 전혀 그런 내용의 작품이 아닌데요

문혁은 그냥 예원제란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한 배경 정도고 드라마 전체로 보면 큰 의미가 없습니다

3
2024-04-15 15:05:03

어라 얼마전에 비슷하게 느끼신분의 글을 본거 같은데..

그때는 제가 저랑 다른거 본거 아니냐고 댓글을 달았었는데

이렇게 느끼시는분이 더 계신걸보면 다른 해석의 여지도 있긴 한가 보네요ㄷㄷㄷ

1
2024-04-15 15:05:17

SF 소설일 뿐이죠.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작가 내심은 모르겠지만).

1
2024-04-15 15:08:35

 그렇게 해석하면 감독이 트럼프 지지자라는 누명도 씌울 수 있을것같습니다

4
2024-04-15 15:43:53

스포일러라서 얘기는 못 하겠지만 소설을 본 입장에서 만약 소설의 내용을 드라마에서 끝까지 구현한다면 드라마가 모두 완결 된 시점에서는 이런 얘기가 절대 나올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WR
2024-04-15 16:06:40

오 그렇군요!

더 궁금해지네요.

1
2024-04-15 15:47:49

원작 다 읽고 나면 중국 공산당이고 패권 미국이고 인간세상에서 아둥바둥거리는 것들이 그냥 다 하찮은 티끌같은 거죠.

 

하지만 드라마는 그렇게 안흘러갈 것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4
Updated at 2024-04-15 16:01:22

지난번에 쓰다가 기력이 딸려서 못쓴 3권 리뷰에 저도 적어볼까 하고 생각했던 부분이긴 해요

류츠신이 작품 외적으로 보였던 행보에서도 그렇고

(신장 위구르 문제에 대해 중국정부를 옹호했다고 하더군요)

작품 내적으로 봐도 여기저기서 우익스런-전체주의적인- 냄새가 많이 나긴 합니다.

어느 유튜버가 3권을 피카레스크 구성이라고 평했던데

저도 여기에 상당부분 동의하는 편입니다.

소설 전체가 어둠의 숲 이론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부분부터 의미심장하고

3권 주인공인 청신이 보이는 소위 '발암스런'행동들이 대부분 개인의 자유를 근간으로 하는 자유주의적 윤리관에서 기반한다는 점도 미심쩍습니다.

이러한 주인공의 행보를 통해 도대체 작가가 말하고 싶은게 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죠. 

제가 삼체를 좋은 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작가가 제시하는 관점에 동의하는지 여부를 떠나'라는 사족을 단 것도 사실 그래서였거든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끝도없이 암울한 내용이긴 하지만 엔딩에서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는 걸 보면 이것도 피카레스크 구성의 전형적인 형태인 셈인데, 이걸 단순히 전체주의 옹호다..라고 단정짓기는 또 좀 그래보여요.

아무튼, 

어찌되었건간에,

작가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는 점은 명확해보입니다. 

그게 이 소설에서 보여지는 독창성의 실체라고 생각해요.

최소한, 말초적인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라 뚜렷한 주제의식 하에서 일관되게 쓰여졌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WR
2024-04-15 16:17:06

아스트랄파와님이 쓰신 글 지금 읽어보았습니다.

소설을 끝까지 다 보고 쓰신 글이라 많이 흥미롭네요.

그 글을 읽으면서 생각났는데, 중국을 옹호한다는 생각을 한 이유 중에 하나가 유엔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면벽자 3인을 선발하고 그들에게 모든 걸 맡긴다는 점이었어요. 또 자유주의와 휴머니즘에 대한 신뢰도 약한 것 같고요.

물론 제가 '현대 중국을 옹호한다'고 한 것은 훨씬 더 퉁쳐서 한 말이긴 하지만....

과연 이 이야기가 어디로 향할지 궁금해집니다.

Updated at 2024-04-15 16:54:34

그 부분을 큰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조금만 언급하자면,

원작에서는 주인공을 포함해서 면벽자가 4명 선발됩니다.

미국 국무장관, 테러리스트 출신 남미 대통령, 뇌과학자, 주인공 이렇게 4명이에요.

드라마에서는 한명이 줄었던데,

아마도 작가의 전작에서 작가의 창작으로 등장한 과학적 개념과 관련된 전략을 세운 사람을 빼버린것 같아요. 내용상으로도 사족에 가깝고 면벽자로서도 제일 쓸모없는 역할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미국인이라는게, 작가가 중국인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ㅋㅋ)

그리고 핵무기에 집착하는 남미사람을 중국인으로 대체한것 같습니다.

근데 인류가 면벽자에게만 몰빵한건 아닙니다.

자체적으로 당연히 방위계획을 수립하는데, 이와는 별도로 면벽프로젝트를 진행한거죠

실제로 다른 면벽자 3명이 엄청나게 많은 돈과 자원을 소모하긴 하는데

이게 상당부분 정규 방위계획과 공통된 부분이 있고, 각국의 이해관계와도 맞았기 때문에 진행이 가능했다는 묘사가 등장합니다. 

2시즌이 나올지, 나온다면 어떤 형태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면벽자들은 통편집되어 몇줄의 대사로 정리되어버릴 가능성이 높아보여요. 나머지 면벽자들의 실질적인 역할은-원작에서는 나름 상세히 나오지만- 사실상 미미합니다.

원작의 큰 줄거리를 따라가게 된다면,

2시즌에서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하게 될 인물은 주인공(사울이었죠?)과 진청의 남자친구인 해군장교가 될겁니다. 어찌보면 주인공보다도 그 해군이 더 중요한 인물이기도 해요.

자유주의와 휴머니즘...에 관해서는

신뢰라고 표현할만한 여지조차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그따위 말랑말랑한 걸로 이 험한 우주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어? ㅋㅋㅋ"라는 냉소적인 입장에 가까워요. 적어도 극중에 나오는 모습은 그렇습니다.

2024-04-15 17:27:04

면벽자는 지자에 어떻게 인류가 맞설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적인 부분이고,

그보다 3권에서 빠르게 문명이 어떻게 발전하는지에 대한 부분, 그리고 어두운 숲의 개념안에서 인류의 생존을 고찰하는 염세적인 부분, 청신이라는 인물을 작가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여러가지가 중국인이라는 것을 묘하게 납득하게 만들어준달까요.

 

 소설을 3부까지 다 읽어보시기를 일단 권합니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라는 것에서 좋은 작품이라고는 생각해요.

2024-04-15 16:53:17

일단 넷플 삼체는 정말 재미나게봤습니다  인트로 음악도 너무 잘만든거같아요 

2024-04-15 16:56:38

작가가 말한 의도가 아니라면 그냥 sf장르 그대로는 보는게 나은거 같아요. 여러가지 상황에 다 맞춰서 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고 원래 즐길수 있는 재미도 반감될수 있어 보입니다. 너무 과도하게 의심?궁금?외곡등 생각하면 피곤해 져서 드라마나 영화는 의도한거 이상으로 보지 않는 편입니다. ^^

2024-04-15 17:33:42

서울의봄 보고
알고보니 전두광이 잘했다는 내용아닌가요....
라는 사람도 있었죠^^

2024-04-15 17:50:20

중국어 판 소설에서는 문혁에 비판적인 내용으로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워 문혁 관련 내용이 시작 부분에서 중간으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문판 으로 번역하면서 작가의 원래 의도대로 처음으로 옮겼는데 넷플릭스는 영문 판을 따라서 처음에 등장하네요. 뮨혁에 비판적인 내용은 중국에서 나올 수 없다는 전제로 해석하셔서 그렇게 이해하신 것 아닌가 하네요.

Updated at 2024-04-15 18:22:43

원작은 보신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 듯이, 류츠신이 문학적 완성도가 높은 작가는 아닌 게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원작은 좋아하고 드라마의 남은 시즌을 기대하는 이유는... 정말 SF장르를 좋아하고 많이 읽고 접한 사람으로서,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호불호를 떠나 자꾸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원작은 안 읽으셨으면 뭐를 예측하든 다 예측 또는 기대를 못 따라가지 않을까... 라고 감히 말해봅니다. 

3
2024-04-15 18:58:06

 작가가 중국의 사회 체제 속에서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애초부터 정치적인 의도로 작품을 썼다고 말하면 지나친 비약이죠.


본문에서 말씀하신 핵심 논거는 이를테면 스타트렉의 '프라임 디렉티브'와도 통하는 말입니다. 어떤 사회가 불합리한 체제를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거나 심지어 죽어가고 있더라도 '페더레이션'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절대원칙이죠. 실제로 스타트렉 에피소드 중에 프라임 디렉티브를 어겼다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들이 여럿 있기도 합니다. 


현실에 빗대어 말하면, 구한말 조선의 시스템이 엉망진창이었을지라도 일본이 조선을 개화시키겠답시고 조선을 점령한 것은 프라임 디렉티브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죠. 미국이 중동에서 해온 짓거리 또한 마찬가지이고, 사실은 중국이 하는 짓도 다르지 않죠. 프라임 디렉티브 위반을 좀 더 친숙한 용어로 바꾸면 바로 '제국주의'입니다.


2024-04-15 20:17:00

프라임 디렉티브 위반이 제국주의와 같은 의미라는건 흥미로우면서 설득력있는 시각이자 비유네요
제가 모자라서 그런지 본문의 논거가 프라임 디렉트브와 통하는 부분은 어째서 그런가요?

2024-04-16 09:32:03

아, 어디까지나 "지금의 체제가 문제가 있지만 우리가 해결해 가야 한다" 까지입니다. 외교관계가 성립된 이상 어느 정도의 외교적 간섭까지 프라임 디렉티브 위반이라고 할 수는 없겠죠.

WR
Updated at 2024-04-16 14:19:43

아.. 작가가 중국 체제 옹호를 의도한다기보다, 드라마가 보여주는 윤리적 태도와 정치관이랄까 가치관이 그렇다는 얘기였습니다. 심판일호 작전, 면벽자, 계단프로젝트 등에서 줄곳 약자의 희생과 강자의 권력을 당연시하는 것 같았거든요.

2024-04-16 09:35:34

그건 그렇죠. 저는 그냥 읽으면서 사고방식이 고루하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2024-04-16 08:49:39

저도 간만에 완주했네요. 

미드 프렌즈 같기도 하고 긴장감이 좀 없는데 그래도 원작이 탄탄해서 그런지 재미있어요.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