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미드나이트 스카이. 멋진 영화네요.
SF단편소설을 읽는 느낌의 영화 입니다.
조지 클루니가 감독한 영화 중에 '굿 나잇 앤드 굿 럭'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미국이 반공의 광기에 휩싸였던 매카시 열풍 때 이에 맞섰던 TV저널리스트의 실화 이야기입니다. 박진감 넘치는 영화일줄 알았는데 뜻밖에 흑백톤에 무척 차분한 소품 영화여서 오히려 더 인상 깊었습니다. 스토리를 보여주기보다는 마치 기록영화처럼 대화와 TV클립으로 진행되는 영화여서 언뜻 다큐멘터리 같기도 한 느낌이었습니다.
미드나이트 스카이도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비티의 세계관과 SF적 종말론으로 만든 굿 나잇 앤 굿럭이라고나 할까요. 박진감 넘치는 지구 종말론 SF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인류의 이주를 차분하게 묘사하는 수채화 혹은 브이로그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비티나 인터스텔라 같은 스케일을 기대했던 분들은 실망할 수 있겠네요. 저도 앞부분에선 그랬습니다. 최소한(?) 그래비티 같은 아슬아슬한 우주탐험이나 인터스텔라 처럼 과학적인 인사이트가 있는 종말론 이야기일 것 같은 예고편 때문에 더 그랬겠죠. 살짝 기대하고 보다가 무척 느리고 불친절한 서사 때문에 당황했습니다.
스토리도 길지 않습니다. 이야기만 전달하려 했다면 30분 정도의 단편영화로 찍었어도 충분했을 정도입니다. 구구절절 설명해주지도 않습니다. 인류가 왜 지구를 떠나는지, 주인공은 무엇을 위해 남았는지, 우주선은 어떤 성취를 이뤘는지 등등등 영화를 다 보고 나도 명확하게 알수가 없습니다. SF종말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서, 그러니까 문명에대한 비관과 미지의 우주 속에서 겪는 방황, 새로운 정착 가능성 등을 보여줄 뿐입니다.
그런 종말적인 세계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습을 관조하는 영화입니다. 인터스탤라 같은 영화가 보고싶었다는 욕구를 포기하니 오히려 더 몰입하며 볼 수 있었네요. 꼭 종말론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지만 우리의 이성과 지성이 이끄는대로 성실하게 대처하며 현재를 견뎌내는 것이 삶이니까요.
마지막에 살짝 반전이 있는데 그것도 여운을 남기네요.
조지 클루니 참 멋진 사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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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엄청 괜찮게 봤습니다.
사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가족영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