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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로봇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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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7:01:48

처음에 이 작품이 개봉한다고 했을때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기대는 각종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으로 무장한 요즘 애니메이션 답지 않게 2D 애니메이션이라는게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예고편이나 각종 스틸에서 나온 등장인물들이 참 귀엽고 정겨웠다는 점이였고 걱정은 이 영화가 대사가 없는 무성영화 스타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요즘같은 시대에 30분이나 1시간도 아니고 1시간 40여분의 러닝타임 내내 대사도 없이 영화를 진행시킨다는게 과연? 보다가 지루해서 졸거나 그러지 않을까?라는 부분이 같이 공존했습니다.

 

영화를 보고난 느낌은 대사가 없는 무성영화 스타일로 간게 오히려 좋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최근 몇년 사이 영화를 볼때 대사량이 많은 영화나 특히 대사들에 영화의 핵심정보들이 담겨있을때는 국내영화는 대사들에 집중하느라, 외국영화는 자막 따라가느라 급급해서 다른 부분을 놓칠때도 있었고 영화 자체가 보는 동안 잠시 세상과의 소통은 차단하고 자신의 온 감각기관을 총동원해서 보는 일이다보니 많은 정보량을 담은 대사가 담긴 영화들은 좀 피곤하거나 내가 대사나 자막을 놓친 부분이 있지 않나 싶어서 예민해질때도 있었는데 이 로봇 드림은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대사가 없으니 대신에 영화 본연의 영상미라든지 극 중 캐릭터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라든지, 아니면 영화 삽입곡이라든지 다른 부분에 집중할수 있어서 뭐랄까 덜 피곤한 부분도 있고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부분에 집중할수 있어서 그런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예전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느낀 점이지만 확실히 2D 애니메이션의 강점이 이 로봇 드림이라는 작품에서도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제가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에 미세하게 발을 걸치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로봇 드림의 단순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유치할수도 있지만 사랑스러운 그림체에 매료될수 밖에 없었고 극중 캐릭터들도 빌런이 없다보니 감정소모없이 웃음지으며 볼수 있었습니다.(물론 굳이 따지면 빌런 캐릭터가 있긴하지만 그마저도 좀 우스꽝스럽게 그리거나 일말의 양심은 있는 캐릭터로 그리긴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스토리 자체는 한줄로 설명할수 있을만큼 뻔한 이야기이고 단순하지만 바로 그런 점이 이 영화가 세대나 성별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통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대사가 없으니 주인공인 도그와 로봇의 절절한 감정이 표정이나 음악을 통해서 더 잘 전달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때로는 백마디 말보다 표정이 더 감정을 잘 전달해주기도 하니까요.

 

영화는 극 중 개와 로봇의 상상장면이 끊임없이 나오고 '만약 ~~더라면'식의 상상이 많은데 그러한 점에서 라라랜드가 떠오르기도 하고 엇갈린 인연이라는 측면에서 최근 관람한 패스트 라이브즈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로봇 드림 패스트 라이브즈 모두 배경이 뉴욕이네요. 처음에는 상상인지 모르고 드디어 만난건가?라는 생각이 들다가 그러한 상상이 반복되면서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때 느끼는 안타까움과 슬픔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봤을때는 로봇과 개의 우정영화이고 왠지 이런저런 역경을 겪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건 아니었습니다. 물론 각자의 감상에 따라 친구 사이 연인 사이 부모 자식 사이 등 여러관계로 볼수 있겠지만 제가 봤을때는 로맨스 영화에 더 가까운 영화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만남과 헤어짐 끊임없는 상상과 안타까운 엇갈림 그리고 수용까지 연인과의 사랑과 이별에 대입해보면 딱 들어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독 인터뷰를 보니 세상을 떠난 친구를 생각하며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지만요.

 

이 영화를 보고나니 엄청난 영화다 명작이다 이런 정도는 아니지만 좋은 영화를 봤다라는 정도의 생각이었는데 엉엉 오열하는 슬픔이라기보다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은은하게 스며드는 그런 감정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게다가 로봇도 최첨단 로봇 느낌이 아닌 오즈의 마법사같은데서 나오는 깡통 로봇 느낌이고 보면볼수록 사랑스럽고 귀여운 그림체도 한몫하구요. 그리고 이 영화의 메인 테마곡이라고 할수있는 september라는 음악이 그동안 광고나 여러 매체에서 주제곡으로 많이 들어봤던 곡인데 이 영화에서만큼 잘 쓰이면서 묘하게 슬픔을 자아낼수도 있다는 걸 이 영화를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그림체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그림체인데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나 내용은 오히려 성인들이 공감할만한 지점이 큰거 같고 september뿐만 아니라 올드팝 느낌나는 ost들 때문이라도 성인들이 보면 더 좋아할만한 작품같습니다. 시간이 날지 안날지는 모르지만 극중 내용 주제 이런거 다 떠나서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움 귀여움때문이라도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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