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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cgv 회원시사로 본 스턴트맨(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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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2:13:55

 

 

시사회로 본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스턴트맨]이다. 할리우드 기대작으론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3만장 대규모 전국 시사회로 시사회 문턱이 낮아진 덕분에 cgv 회원시사로 인근 상영관에서 편하게 국내 개봉 3주 전에 먼저 볼 수 있었다. 할리우드 상업 영화를 떠나 이 정도 규모의 일반 시사 자체가 드문데 유니버설이 자신 있나 보다. 작년 파업 영향으로 2022년 촬영 당시부터 정해진 2024년 3월 기대작에서 성수기 포문을 여는 5월의 오락 영화로 선보이게 됐다. 두 달 전 SXSW에서 첫 공개됐을 때 액션 오락 영화로 받은 호평이 영화사를 고무시킨 것 같다. 2024년 3월 1일에서 5월 3일로 미국 개봉이 연기되면서 통상 수요일 개봉하는 국내도 5월 1일로 개봉일이 조정됐다. SXSW 공개는 2024년 3월 12일이다. 


영화 버전의 국내 제목도 원제 [The Fall Guy]가 아닌 원작 드라마의 KBS2 방영명인 [스턴트맨]을 썼는데 국내에서 방영한지 40년도 넘은 원작 드라마의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드라마 작명 영향이 깊어 보이진 않는다. 직역하면 애매해지고 '더 폴 가이'보단 제목 자체로는 흔한 [스턴트맨]이 작품 전달엔 더 적당해 보여 1982년 시즌 1의 절반만 방영한 KBS2의 방영명을 이은 것 같다. 


KBS2 외화 시리즈는 1982년 하반기에 잠깐 방영하고 말아서 그런가 방영 기록도 잘 안 나오는데 1982년 9월 20일부터 12월 6일까지 매주 월요일 편성으로 석 달간 12회로 방영됐다. 시즌 1의 에피소드가 23편인데 그중 절반만 들였다. 원작 드라마가 간간이 추억의 외화로 회자되긴 하나 다른 외화 고전들에 비해 국내 인지도가 떨어지는 건 시즌 1에서 절반 분량인 12편만 방영됐고 그것도 VIR 보급률이 떨어지던 1982년 방영이라 KBS2 방영 기록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도 작용된 것이리라. 


원작인 미국 ABC 드라마는 1982년 5월 5일부터 1986년 5월 2일까지 총 5개 시즌으로 113개의 에피소드를 내보내며 1980년대 초중반의 미드로 인기를 누렸다. 2개월 개봉을 연기한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영화는 동명 원작 드라마의 종영일 다음 날인 5월 3일이 미국 개봉일로 잡혀 뭔가 새로운 출발점 같은 연결고리로 절묘해진다. 


라이언 고슬링, 에밀리 블런트 두 주연 배우 영향과 상업 영화 기획으로 제작되는 액션 오락물의 호감으로 관심을 가진 작품인데 기대만큼 오락성이 충족돼 만족스럽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시사회와 공격적인 홍보로 유니버설이 자신 있게 지원한 이유를 알겠다. 만들다 만 것 같은 국내 포스터 카피대로 액션, 사랑, 웃음이 오락 영화의 쾌감과 속도로 장면 곳곳에서 골고루 터진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호주를 배경으로 스턴트맨이 작업하는 극중 대규모 오락 영화까지 시원하게 펼쳐진 화면과 빼곡히 채운 사운드트랙 배치, 진동을 내는 액션의 짜릿한 속도까지 각종 특수관을 만족시키는 요소들로 풍성해서 특수관 재관람 욕구도 일으킨다. 


1980년대 초중반 인기리에 방영된 액션 코미디 드라마 각색으로 의도한 극 전반의 복고 정서가 향수를 자극하지만 마냥 옛 정서에 의존하지 않는다. 주인공 스턴트맨이 겪는 누명과 위기의 역경에는 오늘날의 발달된 촬영 기술을 악용한 딥페이크 사기가 결정타이다. 촬영감독 출신인 과거 여자친구가 장편 데뷔작으로 작업하는 영화는 코믹스를 풍자한 '메탈스톰'이라는 유치한 SF로 감독 자신도 완성도를 비웃고 있다. 


영화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턴트맨이라는 영화 뒤 숨은 오래된 직업과 관련하여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고 그 안에서 주인공이 갖는 직업적 소명과 긍지를 장르 전복적으로 재치 있게 풀어냈다. 수많은 영화 인용과 촬영 과정의 고충과 농담은 [플레이어]스러운 영화 속 영화로 풍자의 공감대를 낳는다. 멜로와 코미디와 액션의 균형에서 할리우드 대자본과 인력이 빚어낸 오락 영화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 고민은 있지만 고뇌는 없는 각 문제의 해결 방식이 액션 오락 영화의 황금기였던 1980~1990년대 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는 속도로 쉴 새 없이 터져 나와 킬링타임 온도를 화끈하게 가열시킨다. 


조금이라도 지체하지 않고 액션, 코미디, 멜로에 극중극을 통한 비틀기로 빠르게 밟아나가는데 대체로 의도한 농담들이 먹히면서 웃음 짓게 되는 장면이 많다. 감독이 스턴트맨 출신이라 그런가 극 전반을 지배하는 스턴트맨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비애를 사실적인 그림으로 녹여낸듯싶다. 데이빗 레이치는 전작 [불릿 트레인]에서 과부하로 잃었던 액션의 속도를 되찾았다.    


다만 배우 명성에 대한 예의로 조연 비중을 줄 수 없었다면 특별 출연으로 분류해 에밀리 블런트 비중을 축소하는 게 극에 더 좋은 방향이 됐을 것이다. 원제나 국내 제목이나 주인공 콜드를 지칭하는 뜻이고 사건의 발단부터 전개까지 남자 주인공 중심의 전개인데도 굳이 라이언 고슬링, 에밀리 블런트 남녀 투톱으로 과욕을 부려서 에밀리 블런트 비중이 억지스럽다. 역할상으론 조연인데도 무리하게 주연 분량으로 늘려 배역 크기를 의식한다. 


길게 나오는 카체이싱 장면만 해도 에밀리 블런트의 가라오케 노래 부르는 모습을 카체이싱 내내 교차시켜서 더 나갈 수도 있는 액션의 속도감을 갉아먹는다. 카체이싱 장면뿐만 아니라 에밀리 블런트와 라이언 고슬링이 떨어져 있는 장면들에서도 계약 의무 수행처럼 분할 화면 등을 동원해서 에밀리 블런트의 분량 채우기로 급급하다. 에밀리 블런트 분량을 떠나 작품이 의도한 남녀 투톱은 실패다. 113편으로 마무리된 5개 시즌 원작 드라마의 영향인지 영화의 2시간 전개는 드라마 에피소드 대여섯 개를 추린 구성처럼 이야기의 이야기로 전개되는데 이렇기에 주변 인물의 역할을 2시간 영화 속도로 어느 정도는 쳐낼 필요가 있었다. 


장르 전복적인 성질로 재미있게 뭉쳐진 재구성이지만 드라마 각색에 따른 에피소드 나열이 뒤죽박죽으로 엉켜 산만할 때가 있다. 그러나 1980~1990년대 미국 드라마와 할리우드 오락 영화에서 쉽게 보이던 그 대책 없던 낙관주의와 낭만적 활기의 재현이 풍요로운 오락으로 정감을 빚어낸다. 신나게 때려 부수는 오락 영화의 재미와 향수로 관객을 인도하고 있어 영화는 킬링타임 팝콘 무비로 제 역할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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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24-04-17 17:39:26

CGV VIP 18년차인데 한번도 회원시사에 당첨된 적이 없는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도 이 영화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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