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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게]  "가여운 것들"을 보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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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3-18 20:10:08

감독, 등장 배우이외에는 

아무런 줄거리에 대한 정보 없이   

"가여운 것들"을 봤습니다.  

 

요즘 영화중에서 

이 정도 유명한 배우가 과감한 노출을 한 영화를 

본 적이 있었나 싶었는데요.

 

사실, 섹스신이라고 하기도, 베드신이라고 하기도 뭐한 

묘한 노출 장면과 고어한 장면들이  

영화의  분위기를 비범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다른 영화도 더 봐야겠네요..  

 

 

관객입장에서 개성이 강한  캐릭터는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연기하기가 쉬운게 아닐까? 어렴풋이 생각해 본적이 있는데... 

 

엠마스톤이 연기한 벨라는, 단순한 광녀(?) 같은 캐릭터가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캐릭터인데, 

그게, 영화 속에서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처음에 이상했던 걸음걸이, 말투가  후반에 가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으니까요. 

논란은 있었지만, 영화제 수상도 납득이 갑니다......  

(작정하고 만든 듯)  

 

"프랑켄슈타인"이나 팀버튼 영화를 연상시키는 초반 분위기는 

외부세상으로 나가면 화려한 색감의 화면으로 변화하는데요.  

기가막힌 의상이나 미술이나 소품 등이 굉장히 볼만했다는 생각입니다. 

배경이 되는 시대는 대략 빅토리아 시대인 것 같지만, 

갑자기 엠마스톤이 입고나온 짧은 길이의 미니드레스를 보니 

"저 시대에 저런건 없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 상공을 날아다니는  비행 트램(?),

스팀펑크풍의 괴상한 유람선을 보니... 아 이건 가상의 평행 세계로 봐야 되나보다 

생각했습니다. 

  

엠마스톤은 크루엘라때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괴상한 의상 소화력이 훌륭하군요.  


 

영화를 보면서 여러 영화들이 생각났는데. 

주인공 벨라가 남자였다면 

"시계 태엽장치 오렌지" 비슷할 느낌일 것 같다는 생각도,   

영화를 조금 말랑말랑하게 만들면 

 "마이 페어 레이디"와 비슷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분 리뷰를 보니, 

"피노키오"도 생각난다는  말씀도 해주셨는데

 공감이 가는군요.  

 

성인의 몸에 아기의 뇌를 이식한다는

설정을 듣고 

설마 내용이 그쪽으로 갈 예정인가?

싶었는데,  이야기는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빨리 육체관계쪽으로 향합니다.    

 

벨라는 자연스럽게 육체적 쾌락을 발견하고, 

사회적 억압이나 편견에 구애받지 않고 

순수한 성적 쾌락을 탐닉하기 시작하는데요.  

 

처음에는 아기수준의 지적능력이었던 벨라는 

생각했던 것보다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지적으로 성장하게 되어 

결국 "하나님" 윌렘 데포 만큼은 아니어도 극중의 남성 인물들(마크 러팔로, 라마유세프)을 압도하는 존재로 성장합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가 남성중심 사회의 억압으로 부터 해방된 여성의 모습을 그리기 위한 영화인지..  

아니면 여성이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해방(?)되었을 때에 대한 남성들의 두려움에 대한 영화인지  헷갈렸습니다.     

 

내용을 보면, 벨라의 해방과 성장이지만... 

영화를 보는 제 시선은 마치 맥스의 시선처럼.. 

벨라가 어떻게 될것인가를 몰래 관찰하고 있는 거 같았습니다.  

 

특히 성적으로 자유롭게 해방된 벨라가 자연스럽게  파리의 유곽에서 생활하게 된 흐름이 무엇을 의미 하는지 알 수 없었는데요. 

 

 이게 성적으로 방종하게 되면 결국 파멸한다는 뜻인지.. (이것은 마크 러팔로의 시선일지도..) 

 아니면 유곽생활마저도 편견 없이, 받아들인다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쪽이던.. 벨라는 손님들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거나 쾌락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벨라를 찾아오는 남성들은 다들 정신적, 육체적으로 결핍이 있는 남성들로, 

 벨라는 손님들을 문진을 하거나 관찰을 하는 등  벨라의 개인적 의학 연구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유곽에서 만난 동료 여성 투아넷과 정신적 육체적으로 유대관계를 맺으며. 친구이자 최초의 동등한 파트너가 됩니다.  여자 포주와의 관계도 미묘 한데..  이 두사람의 존재 의미를  잘 모르겠네요. 

 

 

 파리에 있으면서  벨라는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하는데요. 

 언어의 습득도 빠르고, 대학 해부학 수업도 청강하는등 굉장한 지적 능력의 성장도 보여줍니다. 

 

파리에서 런던으로 돌아온 이 후의 벨라의 태도는 달라지고, 

자신있게 본인  스스로의 의지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이 후의 사건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윌렘 데포가) 본인에게 행한 범죄행위를 듣고도, 

별다른  다른 반발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도 좀 이해하기 어려웠고 

  

무엇 때문에 전남편과 함께 돌아갔는지,  

남편으로부터 탈출한 것이 주제 의식과 관련해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 


벨라가 이제는  스스로 판단하고,  때로는 강력하게 저항한다는 뜻인가? 라고   생각하기엔... 

전 남편이 벨라에게 시도하려는 행동은 너무나도 잔혹한 신체위해 행위여서...  

(원작에서는 벨라가 전 남편을 따라가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영화를 보고나니 원작이 궁금해져 찾아보니, 

 

원작자인  앨러스데어 그레이는 1936년생으로 2019년에 사망했는데, 

"가여운 것들"의 원작은 1992년에 썼다고 하는군요.   

이 작품을 썼을 때 당시 56세

그의 작품중 상업적으로는 가장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데뷔작이자 그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번역되어 소개된 유일한 작품은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라나크(전 4권)

 시계태엽장치 오렌지의 작가가 "라나크" 발표후 앨러스대에 그레이를 가르켜  스코틀랜드 최고의 작가라고 했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시계태엽 장치 오렌지와도 비슷한 공통점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그런데, 생각보다도 영화화 과정에서 원작에 손을 댄 부분이 많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영화의 내용으로 원작의 내용을 판단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른사람들은 이 영화의 주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찾아봤습니다.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04631 

 

시네 21에서는  평론가들 사이에 "가여운 것들"의 주제의식이  페미니즘이냐.. 아니면 오히려  

여성혐오냐 하는 논란이 있다고 하는군요....... 

 이 영화를 남성 작가와 남성감독의 인식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은,  

작품에 제작자이기도 하고 깊이 관여한  엠마 스톤의 성취를 지우는 일이다 라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91년 작 델마와 루이스에 대해서도  미국에서는  개봉 후 

델마와 루이스는  페미니즘 영화가 아니다  남녀만 전복된 버디무비다. 라는 의견이 제시되어 일부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93년 개봉 당시 페미니즘 영화로 주로 알려져있지만)   

 

 

해외에도 비슷한 관점의 리뷰가 있는지 더 찾아보니 

마찬가지로, 일부 비평가들이  "가여운 것들"은  페미니즘 영화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가여운 것들"은 미디어가 페미니즘을 (엉뚱한 방향으로) 받아들인 한 예로 보는 전혀 반대의 시각도 있습니다.  

 

https://www.tuftsdaily.com/article/2024/03/public-cinemy-no-1-the-problem-with-poor-things  

 

 왜 남성의 섹슈얼리티는 전적으로 바람직한 것을 추구하는 것으로 묘사되는 반면,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누구에게나 어떤 것과도 일어날 수 있는 영혼 없는 로봇 행위로 묘사되는 걸까요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중심이 될 때 왜 매력은 뒷전으로 밀려나나요? 여성의 쾌락에 대한 이러한 초상은 지난 10년 동안 싹텄던 인셀 철학 유형의 씨앗이 아닌가 ? ' 여성이 성적으로  해방되었다면 왜  나와 섹스를 하지 않는가 ? '   

 

  

솔직히,  약간 뜨끔한 생각도 드는 것이.... 

"여성의 성적 쾌락과 해방"이라는 주제는 엉뚱하게도... 

남성으로 하여금 성적인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동의할 수 밖에 없긴 하군요.  


그런데... 

원작서평 기사를  읽어보니 원작 소설의 배경은 

성적인 억압과 자유에 대한 내용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빅토리아 시대부터 1945년 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영화에서 잠깐 스쳐지나가는 정도로 나오는 1910년대의 사회주의 혁명이나,

 2차대전 당시 제국주의에 의해 고통받는 식민지의 현실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고.. 

 

 

가여운 것들 원작 서평 : 

영화 〈가여운 것들〉의 원작 소설 《가여운 것들》:
프랑켄슈타인의 급진적 재구성

https://ws.or.kr/article/32377

기사의 내용 중 흥미로운 것은 

또한 "가여운 것들"과 함께 프랑켄슈타인 원작 소설의 작가가 메리셸리라는 여성작가였고,  

그의 어머니가 최초의 여성 운동가라는 사실 또한 "가여운 것들"과 "프랑켄 슈타인"의 작품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군요..

 

프랑켄슈타인도 

 

원작을 읽어보면 단순한 괴물이야기가 아니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기회가 되는대로 원작을 좀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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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4-03-18 22: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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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2024-03-19 08:34:10

말씀하신대로 해석하는 것이 영화 흐름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것 같네요.
저도 말씀하신 것 같은 결말을 예측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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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9 00:43:47

가여운 것들은 저는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정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화라 생각해요.

제가 주로 봤던 것은 에덴에서 추방된 혹은 스스로 벗어난 비너스/이브의 서사였지만,
영화 중반부쯤 빈민촌을 보고 세상의 부조리를 깨닫고 성장하고 고뇌하는 모습은 부다(부처)의 서사이기도 합니다.
어느 분은 지능에 천착해서 벨라의 이야기를 인공지능의 성장과 그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을 묘사한 것으로 보기도 하더군요.

어쨌든 영화의 중심적인 소재는 창조된 피조물과 창조주, 그리고 그 주변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영화가 그런 측면에서 잘 만들어진 영화인 것이라 생각해요.
정답은 없을 수 있지만 다양한 해석 속에서 우리의 삶 자체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
그것이 예술작품의 가장 큰 효용이라고 핟나면, 이 영화는 놀라운 성취에 가 닿아 있는 거겠지요.

물론 좋은 원전들이 많은 영향을 줬을 겁니다.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시고 답을 구하고 싶으신지 이해하지만, 저는 이런 맥락에서 스스로 답을 찾으시면 가장 좋은 답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게 또 영화를 즐기게 하는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WR
2024-03-19 01:03:55

저도 원작을 아직 읽어보지 않은 상태이긴 합니다만... 

원작은  영화에서 잘 드러나있지 않은 내용들이 더 있는 듯 합니다.(제국주의 시대의 비판도 있는 듯 하구요)  

원작처럼 벨라가 통통튀는 캐릭터가 아니라고도 하고. 

영화에서는 지능발달과 성적본능에 치중하고 있어서, 사회에 대한 인식부분은 곁다리로 지나간 측면이 있는데. 

(그래도, 빈민가 통곡장면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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