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모델] 처음으로 웨더링을 해 보았으나 우주 공역에서 날씨란 것이 존재하지 않음을 뒤늦게 깨닫고 현자 타임이 왔습니다.
https://youtu.be/CYRixuBgzIw?t=6
기라 줄루 폭죽 구경하실 분은 재생해 주셔요.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이것 저것 복잡한 심정이 드는 요즘입니다만, 그럴 때는 역시 뻘짓거리 보고서 작성이 제격입니다.
오늘의 뻘짓 보고는, hguc 등급의 건프라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므로, 전에 만든 녹색 폭죽에 웨더링 작업이란 것을 해 보았습니다.
준비물: 문교 파스텔, 면봉, 손 소독용 에탄올, 아크릴 물감, 미술용 붓, 군제 건담마커 은색, 포항 출신인지 알 수 없는 영일 락커 무광 투명, 불규칙하게 잡아 뜯은 스펀지 등입니다.
면봉에 적당한 암갈색 파스텔을 문질 문질 해서 패널 라인과 움푹 파인 부분을 따라 칠해 줍니다. 그러면 명암 도색 비슷하게 됩니다. 그리곤 영일 락커 무광 투명을 뿌려서 파스텔이 지워 지지 않도록 해 줍니다.
다음으로 적당히 고동색과 검은색 아크릴 물감으로 녹을 표현합니다. 붓으로 해도 되고, 불규칙하게 찢어진 스펀지로 실실 문때 주어도 됩니다. 과하면 알콜로 지우면 되니까요.
그리고 특별한 마감 필요 없이 군제 건담마커 은색을 붓에 뭍혀 프라의 모서리 부분마다 드라이 브러싱 해 줍니다. 이하는 결과물입니다. 먼저 상체입니다.
스커트의 흰 띠에 상당히 공을 들였는데, 사진으로는 잘 잡히지 않습니다.
하악~~ 하악~~ 등짝을 보자 등짝을....
저 지휘관용 헬멧에는 0.3mm 프라판을 잘라 붙여 주었습니다. 뭔가 미국의 여성 전용 술집에서 일하는 남성 스트립 댄서 같아 보여 맘에 듭니다.
그건 그렇고 저는 지휘관을 싫어하니 사병용 헬멧으로 바꾸겠습니다.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 금속의 질감이 좀 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경우는 집의 진열장에 넣어 놓으면 나름대로 맘에 듭니다. 다음으로 하체를 보겠습니다.
고관절 부분은 프로포션 조정과 가동성 확보를 위해 스텐 심을 박아 전체 5mm정도 좌 우로 연장 했습니다. 안 그러면 뭐랄까 좀 부실해 보입니다. 다리도 잘 안 찢어지고....
그렇다고 좌우로만 뚱뚱해지기는 또 싫어서 발목 관절에도 같은 방법으로 4mm 정도 연장이 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키도 좀 커지고 발목의 가동성도 더 좋아졌습니다.
다음은 왼팔, 차례로 오른팔입니다.
하필 방패를 꼈다 뺐다 하는 자리에 하얀 동그라미가 있어, 애써 도색해 놓은 게 자꾸 벗겨져 화딱지가 나서 마감제로 무려 '순간 접착제'를 사용했습니다.
다음은 오른팔입니다.
어깨 스파이크 부분의 경이로운 질감을 보시죠.
이것이 제가 다이땡 아크릴 물감 '폴 세잔' 을 찬양하는 이유입니다. 이 찌메리트 코팅에 버금가는 우둘투둘한 질감!!
이 질감은 스펀지 도색으로 얻을 수 있음을 참고해 주십시오. (생 노가다임)
이 킷에는 편손과 무장손밖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쥔 주먹손을 하나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음은 무기 악세서리들입니다.(몹시 거추장스럽고 허리 가동을 방해합니다. 특히 저 1회용 바주카 비슷한 저거.)
빔 엑스 사진을 빼먹었습니다. 달X넷 같은 데 들어 가시면 될 거 같습니다.(사실 빔 파츠가 너무 완구 같아서 저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음은 방패입니다.
적당히 지저분한가요?
이상의 부품들을 조합해 보면 아래처럼 됩니다.
배터리 가져오는 걸 잊어서 눈깔 발광 샷은 못 찍었습니다.
긴 뻘글 읽어 주셔서 몹시 감사 드립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치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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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멋집니다. 마치 근접전을 많이 치루면서 마찰이나 외부 충격으로 인한 타격으로 이리 저리 닳은 질감이 물씬 나네요. 어렸을 때 도색 좀 해보겠다고 아카데미 과학의 에나멜 사서 이리 저리 만지다가 신나만 먼저 떨어져서 에나멜이 굳어버려 몇번 써보지도 못하고 버리고 타미야 사의 에나멜은 제가 감당할 수 없는 가격대에 있어 꿈도 못 꾸던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
진심 멋집니다. 수고하셨어요. 우주공간 따위 물리역학을 누가 생각하겠어요? 이렇게 멋진 작품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