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분노조절하기...
뉴스를 보면 언제나 스트레스가 쌓이죠.
그래서 가급적 뉴스를 안 보고 사는 편입니다. 정신건강에 별로 좋지 않고 일일이 화를 내다보면 세상이 비정상인지 혹은 내가 비정상인지 헷갈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모두가 다들 그런가 봅니다.
1.
토요일 대학 동아리 송년회가 있었습니다. 주로 80년대 후반학번들로 1~2년 선배 내지는 동기들 위주의 편한 모임이죠....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1년 위 선배가 있었는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입니다. 머, 이사까지 가느냐 마느냐의 이슈로 지금 갈 때까지 가 있는 느낌입니다...
초반에는 일과 가정(주로 애들교육뮨제, 와이프와의 트러불 등)에 대한 토로로 점잖게 시작한 불평이 술자리가 길어지니 경제적 여유에 대한 자랑(비싼 자전거, 자주 다니는 술집 이야기 등)에서 사회전반에 대한 불평으로 이어지더니 막판에는 자기가 이번에 승진을 못하는 것이 학벌 때문이라면서 학교를 욕하네요...이거 대학동문 모임인데 학교를 욕하니 거참... (학벌에 대한 세탁을 위해 대학원은 연대, 서울대 등을 나왔는데 당연히 거기서는 껴 주지 않으니 여기 나와서 어울리고 있으면서 왜 학교 욕을 하는 걸까요?)
혼자만 목소리를 높이는게 진작부터 맘에 들지 않았던 저는 짜증이 나서 "학벌 문제는 동문모임인 이 자리에서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짧게 한마디 했다가 우는 아이 뺨 때려준 격으로 이후 언쟁이 벌어져 결국 귀찮은 자리를 피해서 일찍 귀가하고 말았네요.... 사실은 저도 속에 무언가 부글부글 끓는 분노를 간직하면서 살아가는지라 한바탕 하고 싶었지만 송년회 자리에서 (비록 1년차이이긴 하지만) 선배와 싸우기 싫어 그냥 피한 것이고 그것은 다음날 술 깨 보니 참 잘한 행동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
서울에 거주하는 집이 노원구 모 여대앞에 거주해서 (가족은 상해에 있으니) 커피숍에 가서 커피와 베이글로 아침을 떼우면서 놀려구 하는데... 넓은 커피숍 이 층에는 저와 어떤 처자 둘 밖에 없었습니다. 조금 이른 오전이었으니까요....
조금 굳은 베이글 한 입 물고, 뜨거운 커피 한 모금 후루룩 마셨는데....5미터 밖에 앉아 있는 처자가
"저기요... 쩝쩝 거리지 말고 후루룩 거리지 말고 먹어 주세요" 다짜고짜 태클이 들어오네요...
제가 아내와 딸 둘 즉 여자 셋과 살면서 나름의 남자로서 갖춰야 할 매너는 신경써서 지키면서 산다고 생각하고 단 한번도 음식먹는 것을 가지고 큰 소리로 먹는다고 누군가에게 타박을 당해본적은 없는지라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반사적으로 "미안합니다" 했지요...
잠시후에 똑같은 상황이 한번 더 벌어졌습니다.... ㅠ.ㅠ
두번째 사과를 하고 나니... 더 이상 베이글을 못 먹겠더군요....
커피도 못 마셨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게 커피숍에 음악소리가 매우 크게 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나에게 음식먹는 소리를 지적하던 여자의 핸드폰은 쉴새없이 카톡 올림이 나는 겁니다...
적어도 내가 베이글 먹고 커피마시는 소리보다 큰 소리인데 왜 나만 지적을 받는 걸까?
그리고 이게 내가 사과를 해야 할 정도의 문제인걸까??
새삼 여자의 얼굴을 보니 아주 신경질적으로 보였고 무언가 화가 나 있는 듯 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화를 내려던 것을 포기했습니다. 저 여자는 무언가 지금 분노에 차 있고 그 분노를 발출할 대상을 찾고 있던 것이고. 그게 하필 나였던 것이고 내가 여기서 맞서면 싸움 밖에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여자와 맕다툼을 하기가 싫었습니다....
이것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잘 참은 것 같습니다...
세상이 각박하다보니 사람들이 무언가 분노에 차 있습니다..
연말인데 좀 많이 안타깝습니다...
제 개인이라도 신나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화가나도 잘 참고 억지로라도 웃어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글쓰기 |
저도 근처사는데요 ^0^ 나이가 들어갈수록 참을성은 많아지는듯합니다 특히 어린사람들에게는 더욱 할말을.아끼면서 살아야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