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소소한잡담] 가게앞에 환하게 핀 할머니와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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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9 11:51:28
2012년 겨울, 서울에서 이사온 우리부부를 기웃 거리시기 시작한 앞집할머니께서
불쑥 말을 건내시더군요.
"우리집 앞에 그 나무는 장사하느라 큰차 들어오고 나가는거 불편하니 베어버렬껴.
신경쓰지 말어"
무슨 말씀인지 몰라 다시 여쭤 봤더니 할머니 집앞에 있는 목련 나무 가지가
아래로 많이 내려와 있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차가 드나드는데 불편하니 나무를 베어 버리시겠다는 말씀이셨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냐고, 그냥 그렇게 내버려 두셔도 된다고,
가지 치기 조금하면 괜찮을 꺼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이
"그 한철 꽃볼라고, 꽃떨어지면 지저분하고 가을에 낙엽 때문에 지랄이여.
이참에 사악 베뿌리게"
저는 거듭 괜찮다고 말씀드렸고 꽃이 지고 낙엽이지면 제가 쓸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할머니가 꽃처럼 웃으시더군요.
이후 할머니랑 같이 틈틈히 지는 꽃과 낙엽을 쓸어 주었는데
아무리 한철이라지만 참 예쁘네요.
님의 서명
살아있는자 깃발을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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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4-03-29 12:23:06
세종시라고 편입되었지만, 연기군 하면 '조치원'이 있어 더 익숙한 곳이네요. 대학 입학을 위해 시골스러웠던(?) 역사에 처음 내렸을 때의 기억도 새록새록.
2014-03-29 12:11:50
확실히 큰차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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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는 곳이 어디신가요? 익숙한 말투가 보이네요. '~껴.' 충청도 청주 사는 이가 댓글 답니다. 목련 이쁘고 정말 봄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