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청국장 VS 나또(낫또?) (2)
청국장 과 낫토에 대한 글의 2편 내용입니다.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25245770&sca=&sfl=wr_subject&stx=%EB%82%AB%EB%98%90&sop=and&scrap_mode=
낫토와 청국장의 차이가 궁금해져서
제조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영상을 찾아서 비교했습니다.
8년전에 방송했던 JTBC의 방송이 있더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4lISkYsDFM
일본 시골에서 전통 방식으로 낫토를 만드는 모습
https://www.youtube.com/watch?v=U2vI9GvBDa8&list=PL5qRfk4DowRBZGEKD3IozsE0ayNPZCepU&index=6
한국에서 직접 청국장을 만드시는 분의 제조과정
삶은 콩을 짚으로 발효한다는 과정은 똑같지만,
청국장은 대량의 콩을 이용해 장기 보존하기 위해서 소금으로 간을 하고
일본은 소금을 넣지 않고 단기 섭취한다는 점이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눈여겨 본 것은.
콩과 볏짚과 접촉하는 면적인데요.
청국장을 만들때, 콩은 볏짚과도 접촉하지만, 외부 공기와 접촉하는 면적이 넓습니다.
메주를 만들때도 그렇구요.
대기중의 다른 균들과도 접촉하여 오묘한(?) 냄새와 깊은 풍미를 낼 수 있는것
그런데 낫토는 볏짚으로 발효콩을 감싸서 다른 균이 접촉하지 않도록 외부공기가 차단해서.
볏짚에서 발생하는균과 주로 접촉하게 됩니다.
발효기간도 짧구요.
[청국장 제조과정]
간을 하고 띄우기 전 과정의 청국장
일본의 낫토 제조 과정
전통 제조과정으로 만든 짚 낫토
전통과정으로 만든 낫토와, 1차 발효가 끝난 상태의 청국장은 색깔도 그렇고 상당히 많이 닮았습니다.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비주얼상 왠지 짚으로 발효한 낫토 맛은 청국장 처럼 좀더 꼬릿꼬릿할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냄새도 날 것 같구요.
하지만 우리가 현재 익숙하게 접하는 일본 낫토의 모습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일본 낫토은 언제부터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서 판매하게 된 것이고 짚 낫토와 용기낫토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낫토를 일본에서 먹기 시작한 기원에 대한 문헌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낫토로 추정되는 음식에 대한 내용이라, 현재 먹는 낫토와 똑같은 음식인지 아닌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또한 1년 내내 먹는 음식도 아니라, 9월 이후에 만들어 먹는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에도시대(1600년대)에 이르러서는 에도(동경)에서 "낫또, 낫또 " 외치면서 낫토를 판매하는 장사꾼들이 생겼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며, 이때 부터 서민들의 식탁에 주요한 음식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만, 낫또를 사먹는 것은 에도(지금의 도쿄)와 교토 같은 인구가 많고 상업이 발달한 대도시였으며,
그 외의 지역에서는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합니다 .
게다가, 오사카를 포함한 칸사이 지방에서는 낫토를 전혀 먹지 않았다고 하여,
2차대전 당시 징집되었던 오사카 출신 군인조차 군대에서 배식으로 낫토를 처음 접했다고 전해집니다.
지금도 간사이에서는 낫토를 싫어해서 먹지 않는 사람이 꽤 많다고 합니다.
낫토가 교토에서 발상하여 일본 전국에 전승되었다는 설에 따른 낫토의 전승 루트로
주로, 내륙지방입니다.
간사이 지방에서는 풍부한 해산물 등 단백질 자원이 풍부했기 때문에 낫토를 먹을 필요가 없다는 설 등
여러 설들이 존재하는데요.
그만큼 현재에는 낫토가 전국적으로 일본의 식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기 까지에는, 재래적 방법으로 볏짚을 이용해서 콩을 발효하던 방식을 탈피한
근대적 낫토 제조 공법이 개발 되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근대 미생물학이 일본으로 전래된 것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세명의 미생물 학자가 등장하는데요.
1) 야바 키쿠지 박사 : 1894년 낫토에서 미생물 최초 분리 발견
1894년(메이지 27년), 농과대학(현 도쿄대학)에서 낫토에서 미생물을 분리하여 일본화학회지에 낫토균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최초의 미생물학자입니다. 다만, 이때 분리되는 것은 4종류의 균이며, 여분의 균도 혼합되어 있었습니다.
2) 사와무라 박사 : 1905년(메이지 38년) 낫토균 단독 추출
낫토균을 단독으로 추출하여, Bacillus natto SAWAMURA라고 명명
3) 半澤洵(한자와 준) 박사 : 1918년 배양 낫토균을 이용한 낫토 제조법 개발 보급
한자와 박사는 1918년(다이쇼 7년)에 청결한 경목(얇은 목판) 용기에 끓인 콩을 넣어 순수 배양한 낫토균을 심는 반자와식 개량 낫토 제조법을 보고 퍼졌습니다.또, 순수 배양한 낫토균(종균)의 영포를 시작해, 낫토를 제조해 「대학 낫토」로서 판매도 실시했습니다
결국, 한자와 박사가 만든 종균을 이용하면 짚을 이용하지 않고도 위생적인 방법으로
낫토를 만들수 있었는데. 배양을 위해서 얇은 나무로 만든 상자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예전 만두집이나 횟집에서 사용하던 나무 도시락을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생산방식이 개선되고, 낫토 용기도 소량화 됨에 따라 좀 더 효율적인 생산과 판매가 가능해져 낫토는 매일 매일 가정에 배달할 수 있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낫토 제조, 판매일에, 여성과 어린이까지 뛰어들게 되었고,
일본에서 유학하던 조선학생들도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이 낫토배달일을 많이 했다고
당시 신문에 나와있습니다.
낫토 판매의 변천
낫토가 지금과 같은 패키지로 판매가 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 대 부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때 부터 낫토를 스티로폼으로 된 용기에 담아 냉장 체인을 거쳐서 유통이 되었기 때문에, 수퍼마켓에서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이 때부터 낫토 제조 공장의 수가 줄어들고, 메이저 낫토 제조사들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된 낫토를 공급함에 따라서 시장도 커지게 되었구요.
1972년에는 지금과 같은 폴리스티렌제 용기에 낫토를 담아 판매를 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개별 용기에 삶은 콩을 담고 거기에 낫토균을 주입한 후 공장에서 출고, 유통중에 용기안에서 낫토균이 발효가 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일제시대 신문 기사를 낫토라는 키워드로 살펴봤습니다만,
낫토에 대해서 나온 기사는 일본 고학시절의 회상에서만 언급될 뿐...
그 때마다 낫토라는 음식에 대해서 해설을 단 것을 보면
일제 시대에도 낫토는 우리 식탁에 흔하게 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반면, 두부는 일본에서 비슷한 시기에 두부 제조 기계와 탄산 칼슘을 이용한 제조법이 개발되자,
일본 업자들이 대거 우리나라로 몰려와서 경쟁적으로 두부공장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업주들을 상대로 두부 배달원들이 노동쟁의를 발생했다는 기록 또한 남아 있습니다.
참고 : 일제강점기 두부 제조와 판매 및 소비양상에 관한 연구* (박유미, 2020)
당시에 일본정부에서 내세우던 "위생"이라는 아젠다 하에, 기존 조선의 재래식 제법의 식품산업에, 일본발 식품공업이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 식품이 한국 식생활에 자리잡게 된 음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낫토는 한국에서 전혀 대중화 되지 않았다는 것을 볼 때에, 당시에 낫토는 대체재도 너무 많고, 매력적이지 않은 일본 식재료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낫토라는 음식은, 전문적인 제조업자들이 생기고, 획기적인 생산 방식을 개발하면서부터 대중화된 식품입니다. .
역으로 생각하면, 상품화가 되지 않았다면 로컬 푸드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꽤나 전통식품처럼 보여지지만, 초기 식품산업의 산물이자, 미생물 연구의 결과물 이라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청국장은 시판 제품이 개발 된 것은 근래의 일이고
그 전까지도 전통 생산 방식으로 우리 식생활과 함께 해왔습니다.
솔직히 어렸을 때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청국장 끓이는 냄새를 처음 맡았을 때에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분뇨수거차가 왔나? 싶은 느낌?
70년대 들어와서 청국장도 낫토를 연구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많이 있었고.
그 결과물도 여럿 있었습니다.
종균을 배양해서 만든 가루 청국장
80년대에 청국장 다시다가 있었나요?
하지만, 청국장은 아무리 냄새를 없앤다 하여도, 먹기위해서는 찌개를 끓여 한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생청국장이란?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청국장을 시제품한 상품중에
농촌 진층청에서 개발한 균주를 사용해서 만들었다는
"생 청국장" 이라는 제품군이 있는데요.
제조 공정을 보면, 짚에서 추출한 바실러스 균을 주입해서 만들었다면...
낫토랑 똑 같은게 아닌가? 싶은데..
이게 낫토와 무슨 차이일까? 맛은 차이가 있을까 궁금합니다...
아마도 낫토라는 이름에 부담을 가지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생청국장" 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풀무원에서 만든 상품이 있는데요.
이건 또 다른 제품입니다.
이건 낫토같은 제품이 아니라 청국장을 끓여먹는 제품인데요.
같은 이름으로 다른 컨셉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 좀 이상한데.
아마도 많이 팔리는 제품들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네요.
낫토와 청국장에 대한 기사를 살펴보다 생각한 것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낫토","청국장"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는 100% 믿어도 좋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낫토의 연구 개발 과정을 보면
낫토균을 연구해서 배양에 성공한 한자와 교수의 경우, 연구실 운영을 목적으로 직접 만들어 팔기도 했고
대학낫토( 대학 옥수수 등등의 원조가 아닐까 합니다.) 라는 이름으로 제품도 판매하고, 배양균을 업체에 공급하기도 했는데요.
"낫토"라는 잡지를 만들기도 해서, 낫토의 영양과 낫토균의 유익성에 대한 내용을 알리는데에도 노력을 했습니다.
요즘도 낫토에 대해서 끊임 없이 효능에 대한 연구 조사가 나오는 것은
과연 순수한 학문적인 연구인건지.. 일본 전통 식품의 효능을 연구해서 전통 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은 것인지 헷갈립니다.
게다가, 낫토의 과다 섭취시 부작용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은데요.
하루 섭취량은 1팩(40 - 50g 정도 [6] )이 적당량이기 때문에, 과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과식하면 부인과 질환 이나 통풍 등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글쓰기 |
개인적으로 청국장을 선호하는데 간편포장된게 낫또가 유일해서 아쉽지만 1일 1개 먹으려고 노력중이구요. 발효식품이라 장내미생물에 좋다고 보고 먹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