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잡담] 새벽에 글삭튀된 디피 정체성 익명 글
요즘에는 새벽반 출석부도 없고 해서 1시 넘어가면 거의 글 리젠이 없다시피 하는 프차인데, 웬일로 새벽 3시에 정체성 담론 글이 있길래 클릭해 봤습니다. 내용은 대략 디피가 더이상은 영화나 AV에 관한 전문적인 담론도 지식도 없는, 언젠가 고여 사라질 커뮤니티다 정도의 라떼 글이었는데 아주 보기 좋게 낚여서 댓글을 달았네요.
성격이 모난지라 이래저래 비꼬는 댓글을 달았는데, 생각해 보면 글쓴이가 언급했던 "전문적인 지식 없이, 가벼운 단상만 늘어놓는" 사람이 바로 저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디피에서 몇 번 이야기한 바가 있지만, 전 뉴비 때 지금은 활동을 안 하시는 DMG10 님이라는 분의 글을 많이 보면서 디피 활동의 청사진을 그렸습니다. 여기저기 오프라인 매장을 다니며 신작 DVD를 깔끔한 사진과 함께 소개하시던 모습에 '나도 언젠가 저렇게 멋지고 유익한 글 목록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며 눈치를 살피던 시절이었죠. 식견이 있으면서도 누구나 알기 쉽고 재밌게 쓰여진 글들이었어요. 사진은 전부 삭제됐지만 이따금 그 글들을 다시 찾아보곤 하네요.
디피에 가입했던 고딩 때나 지금이나 제대로 된 홈시어터 기기 하나 마련하지 못해서 화질이나 음향에 관한 지식은 디피 리뷰에 의존하는 편이고(전문 용어들도 그때그때 찾아보기 바빠요. ) 그나마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그에 관련한 리뷰는 지양하는 편입니다. 제대로 된 지식을 전달해야 한다는 자격지심에서 발로한 행동이지만, 쓰고 보니 "왜 영화/물리 매체 전문 커뮤니티라고 반드시 전문적인 담론만 오가야 하나?"라고 반박했던 제 댓글에 모순되는 생각이었네요.
아침에 일어나 글이 삭제된 걸 보고 허탈하긴 했지만, 또 이렇게 옛 디피를 추억하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쓰고 보니 x글이네요. 다들 오후 업무 얼른 마치시고 즐거운 불금/주말 되시길.
www.youtube.com/channel/UClkCGE3vCQievVRnj-CapqQ
글쓰기 |
그런 글이 있었던가요? 새벽 2시쯤 잠들었던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