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 ◀ 해피 투게더 (春光乍洩,춘광사설) ▶
https://www.youtube.com/watch?v=f0Dh6Jdc18c
1997년작 <해피투게더> 입니다. 왕가위 감독의 여러 작품 중 좋아하는 영화를 꼽으라면 <중경삼림>과 <해피투게더>를 꼽는데요, 언제 봐도 스타일리쉬하고 재밌는 중경삼림과 달리 해피투게더는 당시 나이엔 너무 어려워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몇번을 다시 보게 되는 바람에 좋아진 영화입니다. 가뜩이나 세상에서 소외 된 두 주인공이 아르헨티나라는 이국에 뚝 떨어져있는듯한 모습에 연민이 느껴졌달까.. 왕가위 감독의 다른 영화들도 좋아하지만 해피투게더는 유독 더 외롭고 처량하게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좋은 영화인줄 알면서도 손이 덜갔던 영화입니다. 최근에 왕가위 블루레이 박스셋이 다시 발매돼 수록된 작품들을 둘러보니 해피투게더와 중경삼림 외의 영화들은 천천히 모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유통기한이 만년으로 된 통조림 사은품을 포기하고 ㅠ 이렇게 해피투게더를 먼저 손에 넣게 됐습니다.
아웃케이스입니다. 왕가위감독 작품들은 이렇게 금색 띠? 를 둘러 통일된 디자인으로 나왔던데 영화 표지와 어울리고 중국느낌이 나서 ? 나쁘지 않았습니다. (엘리트케이스의 x색 띠지는 대부분 싫어하시는걸로 ㅋ..) 여러 좋은 사진들이 있었겠지만 젊은시절의 양조위와 장국영의 얼굴이 담겨있는 이 사진이 좋네요. 양조위의 눈빛은 언제나 깊고 절절해 스틸사진 한장에서도 분위기를 잡아주는것 같습니다.
아웃케이스 뒷면의 디자인도 맘에 들었는데요 인물이 없는 쓸쓸한 밤거리에 주요 장면들이 액자형식으로 들어가있습니다. 폰트 색상이 조명탓에 잘 나오지 않았는데 청록색으로 되어있어 해피투게더 하면 생각나는 녹색빛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 제작년월은 2014년 7월로 되어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나왔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최근에 발매된 블루레이었다는것에 놀랐습니다 ㅎ 구하기 전엔 몰랐는데 구하려하니 참 매물이 없어서 엄청 오래전에 나왔나보다 생각만 했었거든요. 찾아보니 특가로도 올라온적이 있던데 어째 찾으려니까 싹 없어졌 .. ㅠ_ㅠ
스파인은 금색 띠지가 1/3을 차지하고 있고 제목이 정중앙에 인쇄돼있습니다. 청소년 관람 불가라는 마크도 보이고요 한글로 해피투게더라는 제목도 들어가있습니다. 금색 띠지에 왕가위 콜렉션이라 써져있어서 묘하게 다른 작품들을 구해 옆에 꽃아둬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폰트도 얄쌍하니 감각적으로 잘 들어간것 같습니다.
엘리트케이스를 꺼내봤습니다. 어딘가 옥상같은곳에서 두 주인공이 포옹을 하고 있는 장면이네요. 장국영과 양조위 두 배우 모두 엄청난 포스를 가진 배우들이지만 해피투게서에서는 항상 난닝구 ㅋ 에 다 늘어난 팬티, 혹은 런닝셔츠도 없이 후줄근하게 입고 나오는 장면들이 많았었죠. 기껏 차려입은 옷도 외국인 노동자의 느낌이 물씬 났고.. 그래서 더욱 배역과 혼연일체로 영화를 볼 수 있었던것 같아요. 표지에도 이렇게 후줄근하게 입고 심지어 양 손까지 다친채라 세상에 두사람밖에 기댈곳이 없는듯한 느낌을 절절하게 주는것 같습니다.
글 처음 삽입했던 사진이 엘리트케이스 뒷면의 표지입니다. 짧은 영화소개와 배우들의 이름, 스탭들의 이름이 인쇄되어있고 각종 정보들이 표시되어있습니다. 98분짜리 영화였다니 생각보다 짧은 영화였네요. 어릴때 봤을땐 무슨 내용인지 파악을 잘 못해 어렵게만 느껴져 더 영화가 길게 느껴졌던것 같은데 말이죠 ㅋ
아웃케이스 스파인과 동일한 디자인의 엘리트케이스 스파인입니다. 여기서 드디어 문제의 똥색 띠지가 나오는군요 ㅋ ... 확실히 금박일때는 멋지게 느껴지는데 구리구리한 구리색은 디자인을 해치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최대한 금색에 가까운 색상으로 선택한것 같은데 많은분들이 안좋게 생각하시는 바로 그 띠지이지요. 새로 출시된 왕가위 블루레이 박스셋에서는 이 띠지가 드디어 없어진것 같더군요. 디자인도 아주 좋게 나와서 혹했지만.. 역시 전 모든 왕가위영화를 다 모으기 보다는 좋아하는 왕가위의 영화만 모으고싶은 생각이 들어서 예전 케이스도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모든 왕가위 블루레이들이 새 버전으로 재출시 된다면 그건 또 심각하게 고민될 문제가 되겠지만요 ㅋㅋ
생각을 해보니 이번에 재출시된 엘리트케이스는 색상이 블랙이었던듯 합니다. 파란색 엘리트케이스는 만들어줘서 갖고는 있지만 투명이나 블랙을 좋아하는지라 블랙색상의 엘리트케이스로 재출시된 새버전의 블루레이가 맘에 들긴 했는데.. 사실 가격도 좋고 디자인도 좋게 나왔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박스셋의 붉은 아웃케이스가 맘에 들지 않아서 조금 더 고민을 했던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최적의 소장본은 예전 왕가위박스셋 아웃케이스에 이번에 새로나온 블랙엘리트 케이스들을 꽃아놓는것일듯 합니다. 하지만 두개를 다 사자면 가격이 ㄷㄷ 투명 엘리트케이스로라도 한번 바꿔볼까 생각중입니다 ㅋ 디스크 프린팅은 그냥 무난한듯? 심심한듯? 싶고 디스크를 꺼내게 되면 두 배우의 춤추는 장면이 정적인 느낌으로 인쇄되어있습니다.
https://youtu.be/z976Wp0FKjk
<해피투게더 메인화면 영상>
메인화면입니다. 디자인이 참 좋네요. 해피투게더 하면 생각나는 명곡 happy together이 흐르면서 흑백 영상으로 감각적인 뮤비가 빠른 속도로 편집되어있습니다. 딱 이런 느낌의 메인화면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기대보다 더 멋진 메인화면이 들어가있어서 좋았습니다. 디스크를 플레이했을때 멋진 메인타이틀이 나오면 두근두근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ㅎㅎ 메뉴는 간단하게 4개밖에 없습니다. 영화보기 / 장면선택 / 설정 / 예고편.. 그러니까 스페셜피쳐가 없는것입니다 ! ㅠ_ㅠ 그래도 영화 본편 자체가 워낙 좋기도 하고 .. 예고편이 의외로 sd 화질이 아닌 16:9 고화질로 들어가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만 사실 해피투게더의 진정한 스페셜피쳐라 할 수 있는 제로디그리의 존재를 알고있는 이상 수록이 되지 않았다는게 아쉽습니다 ㅠㅠ 제로디그리가 실려있는 홍콩 dvd라도 구해서 보고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dvd도 구하기 힘들어서 원 ..
설정도 매우 단촐합니다. 오디오는 중국어 1가지만 선택할 수 있고 자막도 한국어와 영어가 전부입니다. 화질관련 포스팅을 위해 영화를 잠시 플레이해봤는데 느낀 소감은 .. 굉장히 선명한데 노이즈가 거친?!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몇달전 화제가 됐던 올드보이가 이런 느낌일까? 싶었는데요. 전 사진을 찍을때도 이런 노이즈 가득한 빈티지 화면을 좋아하는지라 영화의 느낌에 크게 보탬이 되는 노이즈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오래된 영화이기도 하고 이 화질 정도면 최선이 아닐까 생각이 됐습니다. 영화가 화질이 안좋으면서 노이즈가 가득하면 그건 그냥 나쁜 화질이지만.. 해피투게더는 정말 좋은 화질이면서도 노이즈가 많아 아주 감각적인 기분이 들었어요. 워낙 왕가위 감독 영화의 색채나 촬영 기법도 독특해서 그런지 노이즈까지 합쳐지니까 정말 느낌이 좋았습니다 ㅎ
사춘기시절 좋았던 기억의 영화를 날림으로 보고싶지 않아 아직 감상에 최적화된 ㅋ 날을 잡고는 있는데 아무래도 어렸을때 보던것과 다르게 이제는 많이 이해도 되고 숨은 감정들을 캐치해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중경삼림도 언제 좋은 기회가 되서 저 같이 꽃아두라고 속삭이는 금색띠지 옆에 같이 둘 수 있으면 좋겠네요 ㅎ 항상 어딘가 결핍되어보이던 장국영이 유독 더 (본인의 성정체성을 연기한 영화라 그랬는지) 슬퍼보였고 깊은 눈빛의 양조위는 유독 더 쓸쓸해 보였던 .. 퍼렇게 쏟아지던 이구아수 폭포가 기억에 깊이 남아있는 명작 <해피투게더>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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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작하지 않은 왕가위 컬렉션.. 뽐이 오는 리뷰 잘 보았습니다. 조만간 작품 하나 선택해서 감상해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