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DP에서 좋은 정보를 얻어서, 서브우퍼 방진매트를 만들었습니다.
매일 자기 전에 클리앙과 DVD프라임 눈팅하는게 낙인 회원입니다.
밤에 클리앙에 글올렸는데, DP에도 약간 수정해서 올려봅니다.
긴장되다 보니 평소와 다르게 궁서체로 작성했습니다.
DP는 회원가입한지 15년은 넘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 시골 전원주택에서 살던 때, 방 하나에 저렴한 프로젝터와 5.1 채널 세팅해서 DVD 보던 시절에 타이틀 정보 얻느라고 자주 방문했었습니다.
DP에서 좋은 정보 얻어서, 서브우퍼 방진매트를 만들었기 때문에 창피하지만 자랑글을 올려 보려고 합니다.
작년에 내 쇼핑몰을 해보고 싶어서 상경해서 작은 사무실 구하고 회사차려서 주말부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친동생이 오빠가 더 늦기 전에 자기 것 했으면 좋겠다고 차려준 회사입니다. 고맙다 동생아 T T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생활비 버느라고 내 쇼핑몰은 제대로 운영도 못 하고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투자해준 동생에게도 미안하고, 제 나이를 생각하니 이제는 더 늦으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예전부터 만들어 보고 싶던 제품이 있어서, 몇 달을 고생해서 완성하고 며칠 전부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얼마전 첫 고객이 전화 주시고 구매하셨는데, 클리앙과 DVD프라임 회원이셨습니다.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보라고 권유하셔서 고민고민하다가 글을 올립니다.(심장이 터질 것 같습니다)
그간 사업적 뻘짓을 많이해서 집안 살림이 좋지는 않았습니다(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매번 엄중한 시기에 새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은 10년 넘은 47인치 TV에 동생에게 얻은 TV 살때 껴준 저렴이 사운드바를 연결해서 소소한 AV라이프를 즐겼습니다.
그런데 여자저차 좋은 기회가 생겨서 전에 비해 많이 큰 TV를 구매하고, DP 회원님으로 추정되는 분에게 미개봉 990C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비싼 돈 주고 사운드바를 구매했는데, 볼륨을 못 올리니 가족들한테 돈 아깝다는 구박을 받았습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거실에서 넷플릭스나 블루레이(DVD 시절부터 늘상 구매하는 레퍼런스 타이틀 몇 장이 끝)를 감상하는데, 서브우퍼가 열일하면 볼륨을 줄이고, 보이스가 안 들리면 볼륨을 다시 올리는 뭔가 불편하고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볼륨 조절 귀찮아서 서브우퍼만 볼륨을 낮추니, 저음만 줄였는데도 소리가 전체적으로 빈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서브우퍼의 제대로 된 활용을 위해서 진동을 잡아준다는 저렴한 제품부터 가격이 꽤 나가는 제품까지 열심히 당근해서 경험해 봤지만, 관리소 전화는 계속 오고 효과는 거의 없었습니다.
아파트에 살면서 더 이상 이웃주민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없어서 미친 듯이 조사한 결과 아이빅의 제진마운트와 타이카의 알파겔이 최고라는 정보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구조상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결국 원목 상판으로 제진마운트를 고정하고 그 위에 알파겔을 올리는 방법으로 해결했습니다.
별것도 아닌 것 같은데, 아이디어를 구현해 줄 목공소를 찾아 인천을 헤매고, 제대로 맞는 나사(제진마운트용 M6 규격은 동네 철물점 다 뒤졌는데도 없더군요)를 찾아 구로를 뒤지고, 하판의 고무받침(일반 오디오용 받침은 나사 규격이 안맞아서)을 찾아서 종로를 뒤지고, 예쁘게 보이겠다고 적동에칭플레이트(로고는 AI가 짱) 잘하는 곳을 찾다가 양산까지…
처음 만들어 보는 거라, 부품들이 제대로 맞고 동작 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월넛 원목 상판과 하판은 제작 가격이 후덜덜 합니다.
조금이라도 깎아보려고 했는데, 직접 가서 만드는 것을 지켜보니 장인이 한땀 한땀 깎아내고 다듬는 걸 보고 말도 못 꺼냈습니다.
만들어 주시는 대표님께서 대량제작은 CNC로 하는 게 좋을 거라 하셨지만, 얼마나 팔릴지도 모르고 도움 주신 것도 있고 해서 당분간은 그냥 수작업으로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월넛중에서도 최상등급으로 만드니 비싸긴 해도 정말 예쁘고 좋습니다.
상하판을 아크릴로 했을 때는 서브우퍼와 어울리지 않아서 포기, 알루미늄(예전 파코즈 마우스패드가 생각나서)으로 가공해서 하드 아노다이징까지 했더니 비용이… T T 오래된 기본템인 대리석이나 오석은 라돈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되서 처음부터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재료별로 제진 테스트를 해보니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상하판 두께도 여러 가지로 해봤는데 현재 구조가 디자인도 좋습니다.
주변에 귀 호강에 돈 좀 썼던 분들 조언까지 받아 가면서 시간과 열정과 돈을 갈아넣었습니다.
타이카 알파겔은 국내 정식수입사(?)에서 구매하느라고 가격이 너무 비싸서 기본제공도 못 하고 추가 옵션으로 넣었습니다.
혹시 일본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아시는 분 게시면 정보 좀 부탁드립니다.
아이빅 제진마운트는 몇백 개 구매해도 개당 몇백 원 정도밖에 저렴하지 않습니다.
후딱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모든게 더 어렵고 모든게 더 비싸며 모든게 더 오래 걸렸습니다.
회원님들 보면 물건 제작하시는 전문가 분들도 많으시던데, 존경합니다.
오랜만에 글을 길게 썼더니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 생각났습니다.
완성된 제품을 집에 들고 가서, 저음 테스트 음원을 틀어놓고 아이들한테 서브우퍼와 상판, 하판에 손 올려놓고 비교시켰더니 깜짝 놀라는 표정에 얼마나 기쁘던지…
게다가 제작 원가를 듣고 더욱더 깜짝 놀라는 집사람의 표정은 덤…
이걸 이 가격에 누가 사냐고 하지만, 사운드바 볼륨 높이고 위와 뒤에서 쏟아지는 소리를 들으니 만족해하십니다.
물론 바닥을 통해서 전달되는 진동만 줄여주는 거라, 볼륨 높이려면 창을 다 닫아야 하지만 이웃주민 항의 없이 제대로 된 영화감상 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글만 올리기 그래서, 로고 지운 사진 첨부합니다.
엄한 시기에 엄한 짓을 해서 가족들 걱정이 태산이지만, DVD프라임 회원님들의 좋은 기운 받아서 화이팅 해보겠습니다.
두서없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알루미늄 CNC 업체 소개해주실 분 계실까요?
어느 정도 자리잡으면 알루미늄으로 두툼하게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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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고급스럽게 잘 만드셨네요.
알루미늄은 많이 두껍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알루미늄이라고 해도 두꺼워지만 많이 무거워지는데 대안으로 방음/흡음 효과가 있는 발포 알루미늄이나 발포 알루미늄 복합체도 좋은 소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