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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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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6년전 오늘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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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3-22 09:34:00
79년 12월에 나는 7살 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 가셨을때 엄청 울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때는 뭔지 몰라도 뭔가 울어야 되는 일로 느껴졌나보다. 하지만 내가 기억 하고 있지는 않다. 하긴 7살짜리 남자 아이가 울어야 되는 일은 중년이 되어서도 일일이 기억하기엔 너무 소소한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88올림픽은 지금도 또렸히 기억에 남아 있다. 아버지는 내가 그렇게 사자고 졸랐지만 사지 않으셨던 비디오를 단지 88올림픽 개회식을 녹화하기 위해 구입 하셨다. 아버지는 녹화된 올림픽 개회식을 두고 두고 돌려 보셨다.
 
그리고는 한참을 지나 군대에서 제대하자 IMF가 닥처왔다. 아버지는 당연히 평생 다니실것으로 생각했던 회사에서 속절없이 버려졌다. 성주참외가 그렇게 소출이 좋다며 고향으로 돌아가셔서 참외농사에 몇천만원을 투자 하셨지만 3년도 버티지 못하고 대구로 올라오셨고 다시는 정상적인 직업을 가지지 못하셨다.
 
그러자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씽씽 날기 시작했다. 아시아인 투수가 기교가 아니라 힘으로 메이저리그의 타자들을 윽발지르는 모습은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 했다.
 
"야 올림픽도 실시간으로 보고 메이저리그에서 우리나라 투수가 두자리 승수 올리는걸 보다니 대단해~"
 
하지만 블랙스완이라던가? 평균적으로 일어나기 힘든 확률의 일들이 계산상의 확률을 무시하고 너무 자주 일어 났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4강에 들고 박태완이 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금메달을 따고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트로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올해엔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며 무적일것 같았던 대통령이 순전히 시민들의 힘에 의해서 탄핵당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시간과 돈을 쪼개서 꾸역 꾸역 광장에 모여 들었다. 사건도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뭔가가 부서지지도 불타지도 않았고 피흘리는 사람도 목숨을 잃는 사람도 없었다.
 
우리가 기념하는 삼일절 민족대표 33인이 주도한 세계적인 그 시위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에 참여 하고 있다는걸 알고 있었을까?
 
위키백과에 따르면 3월 1일 부터 4월 30일까지 시위에 참여한 사람은 46만 3086명 정도이고 이는 그당시 우리나라 인구 1,676만8천400명 중 2.76%에 해당하는 인원이었다고 한다.
 
촛불집회는 서울 광화문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렸지만 전국 대도시에서 빠지지 않고 진행되었다. 토요일만 헤아려도 총 20번 주최측 추산 150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남한 인구가 오천만이 조금 넘으니까 결국 전 인구의 30%가까운 사람들이 이집회에 참여했다는 말이 된다.
 
누군가는 배후세력이 있다 주동세력이 있다 말하지만 그들이 말하는데로 우리나라를 혼란에 빠트리기를 원하는 세력이 이만큼의 인원을 동원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벌써 망했겠지
 
우리나라 최고 권력이 국민의 힘으로 탄핵 당했지만 기득권은 여전히 기세 등등하다.
 
탄핵이 결정된날 탄기국과 박사모가 주도한 집회는 3명이나 목숨을 잃는 초유의 폭력집회였지만 메이저 언론 어디에도 그 시위의 폭력성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박근혜 전대통령을 만들고 호가호위한 새누리당은 서로 이름을 바꾸고 둘로 나뉘어서 제완적 대통령제 운운하며 내각제로 권력을 나눠야 한다며 뻔뻔스럽게 버티고 있다.
 
큰 산불이 나면 불길을 잡아도 여기 저기 불씨가 숨어 있기 마련이다. 이 불길은 작은 바람에도 다시 커져서 산을 집어 삼킨다. 큰불을 껐다고 논공행상을 하고 있을때가 아니다.
 
더 나이먹어서 나는 내 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빠가 어떤 사람인줄 아냐. 월드컵 4강때 응원하고 김연아 경기 라이브로 보고 촛불로 지금의 탄탄한 민주주의의 토대를 만드는데 일조한 사람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비정상적인 정권에서 권력을 빼앗아와야 한다. 단지 정권을 빼앗아 오는것이 아니라 압도적인 지지로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
 
야권으로 분류되는 모든 후보들에게 묻고싶다
 
야권이 그런 각오가 되어 있는가? 그런 결의로 이번 대선에 뛰고 있는가?
https://chenjy.tistory.com/2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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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2 1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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