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몬더그린 현상과 정치적 해석
몬더그린 또는 몬데그린(Mondegreen) 현상이란게 있습니다. 누구의 특정 발음이 듣는 사람에게 다른 발음처럼 들리는 현상이고 주로 음향이 좋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노래 가사가 잘 들리지 않을 때, 외국어 발음을 들을 때 종종 일어 날 수 있으며, 낮은 음질의 녹음을 재생할 때 음성이 뭉개져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https://namu.wiki/w/%EB%AA%AC%EB%8D%94%EA%B7%B8%EB%A6%B0
국내에선 특정 단어나 문구에 자막을 입혀 재생하면 그 자막대로 들리는 듯한 '바베큐 효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윤통의 뉴욕 발언은 분명 그러한 경우입니다. 시끄러운 음악과 많은 소음을 배경으로 카메라 마이크가 해당 발언을 픽업 했는데 그 원본이 뭉개져 있습니다. 특정 자막을 입혀 처음 보도한 MBC, 뒤 따른 주요 언론, 이걸 그대로 보도한 외신, sns 댓글, 뒤늦은 대통령실 해명, 이후 계속되는 논란이 모두 이로부터 출발합니다.
저는 당초 MBC 자막인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를 전제로 그 발언의 맥락을 찾아 보고 나름 해석하여 그렇다면 윤통은 그 글로벌펀드 재정공약 행사장에서 세계에 공약했던 한국 1억불 기여분의 달성 여부를 우려하여 '(대한민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해주면 바이든은 (내가 다음 보기에) 쪽팔려서 어떡하나?'로 이해하는게 타당하다고 했습니다.
이후 노이즈 제거 버전, 느린 버전, 소리 키운 버전도 여럿 올라오고 했는데 그 때 그 때 다르게 들리더군요. 결론적으로 뒷 부분의 '바이든(은)' 인지 '날리면(은)/난리면(은)/말리면(은)' 인지 무관하게, 앞 부분의 '국회'은 한국인이 통상적으로 이해하고 쓰는 '(대한민국) 국회'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러니 윤통이 비속어를 사용한 대상이 아무 배경 설명 없이 '미국 의회' 라고 처음부터 결론 짓어 내보내고, 나중에는 친절하게 윤통이 하지도 않은 '(미국) 국회'라는 자막 해설을 곁들여 정기 뉴스 시간에 보도한 MBC는 전형적인 ㄱㄹㄱ의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괄호 안 같은 사용례는 어느 누구도 합리적으로 문제 제기하지 않을 정도로 자명한 경우에만 써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후반부 '바이든' 여부는 그렇게 자막 입혀 그렇게 단정적으로 보도하기 보다는 최소 의문형으로 가는게 더 바람직했다고 생각됩니다.
요약하여 지금 아래 두 가지 버전과 해석으로 대충 좁혀진 것 같습니다. 서로들 인용하면서도 조금씩 틀린 경우가 있더군요.
[야당]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여당] '(대한민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말리믄 쪽팔려서 어떡하나?'
여기에 대해서 여러 평론가도 몬더그린식 입장을 취했고, 음향 전문가들도 기술적으로 어느 한 쪽으로 결론 내릴 수 없다고 하는 쪽으로 결론 내리는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mPC10JZWJ9E
이제는 해당 발언이 양 진영의 정치적 공방으로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지금 같은 엄중한 시국에서 몬더그린 효과의 가장 소모적인 사례로 꼽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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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쉴드를 계속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노이즈 제거 버전을 들어봐도 더욱 명확해지는데다가, 영상 자체도 이미 인터넷에서 모두가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구질구질하고 궁색한 변명과 감싸기는 전혀 먹히지 않고 도움도 안됩니다... 그냥 현실을 인정하고 지지자로서 아무리 그래도 이건 잘못했다, 반성하고 사과해야한다 한마디 하는게 그렇게 어려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