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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로기완씨, 지금부터 너한테 반말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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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5 14:52:06

 소설 "로기완을 만나다"는... 영상화가 힘든 작품인데... 그도 그럴것이 사실 소설의 주요 내용은,

로기완에 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로기완을 만나러 가는 화자의 자아성찰,이 거의 소설의 절반을 차지한다.

화자가 생면부지의 로기완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되고, 그를 만나러 멀리 떠나고, 그의 삶을 읽고(로기완의 일기를 통해서), 나중에 결국 에필로그에서 (책의 겨우 2페이지 남짓한 분량) 그를 만나는 내용은 굉장히 정적이고, 대부분 화자와, 화자가 추측한 로기완의 심리묘사로 점철 되어있다.

영화 로기완이 나온다고 했을때 가장 궁금했던건 어떤 식으로 소설을 각색했을까 였는데...

 

이 영화의 각색은... "소설을 이렇게 각색하면 영화가 이렇게 망합니다." 하는 걸 제대로 보여준다.

그것도 참신하게 망친것도 아니라, 너무나도 정석적이고 교과서적으로 말아먹기 때문에,

진심으로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서

"나라면 어떻게 각색을 할까?" "나라면 어떻게 시나리오를 쓸까?" 를 생각하면 아주 훌륭한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기론 감독이 직접 각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설의 정적이고, 완급이 거의 없는 무난한 이야기를 영화로 볼 사람이 없다는 걸 파악했거나,

투자를 받지 못하라고 생각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원작에도 없는 마리라는 한국여자 캐릭터와 갱스터인 마리의 남자친구, 사설 사격 도박이라는 소재를 끌어왔다.

조선족 위장해서 공장에서 일하고, 다른 조선족 여성에게 배신을 당한다는 내용도 소설엔 없다. 

왜냐하면 영화 초반 20분이 사실 소설내용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소설에선 주변의 도움을 받아 난민심사를 잘 받고 난민의 지위를 얻는게 로기완 이야기의 거의 90% 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는 기여코, 한국 여자랑 로맨스도 집어넣고, 총격전 비스무리한 것도 집어넣고, 불법 사격도박의 짜릿함을 집어넣으려는 바보같은 짓을 한다.

그것도 모자라서, 조선족에 대한 불신도 한스푼 넣는다. 

 

초반 20분 동안의 신파가 끝나면 갑자기 영화의 오리지널 설정이 나오는데,

애초에 자기 지갑을 훔쳐간 여자(왜 그게 한국인인지는 모르겠다. 한국 순혈주의?)에게 로기완이 왜 매력을 느끼는지도, 나중에 밥까지 차려주는지도, 여자에게 손 대는 그런 남자(지금 마리의 남자친구) 만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지 도대체가 알수가 없다. 

진짜 단순하게 , 로기완도 남자고, 마리라는 여자가 끝내주게 예뻐서 그랬다,라면

오케이. 이해할수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마리가 로기완(송중기)에게 끌렸으면 끌렸지, 반대상황은 납득이 힘들다.

마리는 영화내내, 그냥 중2병을 겪고 있는 철없는 20대 여자로 보인다. 손버릇 나쁘고 마약에 손대는 그런 여자다. 고난의 행군을 피해 탈북한 로기완이 빠질 여성이 아닌것이다.

 

이렇게 산으로 각본이 가느니, 차라리 원작 소설을 따라하는게 나을 뻔했다.

원작 소설을 보면 매우 짧게 나오긴 하지만,

로기완은 난민지위를 획득하고 매달 지원금도 받고, 직업도 얻는다.

이제 화장실에서 자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러던 차에 로기완은 베트남 여성을 만나게 된다. 

그 베트남 여성은 불법입국자였다. 로기완과 그녀는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불법입국자로 베트남으로 추방될 위기에 놓이고, 로기완은 그녀를 빼내고 자기의 모든 돈을 주고 영국으로 피신시킨다.

그리고 돈을 모은 로기완은 자신의 난민지위를 버리고 영국으로 그녀를 찾아 떠난다. 

그렇게 힘들게 얻은 난민지위를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버리는 것이다.

로기완에게 중요한 것은 어디서 사느냐가 아니라 누구랑 사느냐 였기 때문이다.

 

어차피 넷플릭스에서 방영할 것이었다면, 베트남 국민여배우를 섭외해서 원작대로 전개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왜 탈북민이 꼭 남한 여자랑 이어지는 순혈주의를 따랐을까?

탈북민은 왜 남한사람의 도움없이는 난민도 되지 못하는 (마리와 마리의 아버지가 직업도 소개시켜주고, 변호사도 구해주고 구치소에서도 빼주는)  존재로 그렸을까?

탈북민이, 자기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베트남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원작을 버리고 택한게

갱단의 총격씬과 조선족의 배신 같은 클리쉐 였을까?

 

인터뷰를 보니, 이 시나리오는 이미 송중기가 몇년전에 한번 거절한 시나리오라고 한다.

시나리오에서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 있어서라고 본인이 직접 이야기했는데...

두번째도 그냥 거절하지 그랬어....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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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4-03-05 15:02:43

소설의 정확한 내용이 그런 것 이었군요... 소설이 훨씬 좋네요....괜히 창작과비평에서 상을 받은게 아니었군요. 참 좀 더 찾아보니 타국에서 만난 연인은 베트남인이 아니라, 필리핀 불법체류자 라이카라 하는군요. 

WR
2024-03-05 15:03:03

아. 필리핀이었나요. 읽은지 오래되어서 헷갈렸나봅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

2
2024-03-05 15:03:04

화란도 그렇고 로기완도 그렇고 송준기가 열심히 하기는 하지만 굳이 왜 이런 수준의 영화들에 출연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괜찮은 시나리오도 많이 들어 올텐데 너무 연기 변신에 집착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차기작은 좀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나면 좋겠습니다.

2024-03-05 15:59:06

몇년전에 한번 거절한 시나리오 인데

 또 들어오니 또 거절하기 미안해 내치지 못한 모양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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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5 16:02:24

송중기가 거절한 시나리오가 수백편일거 같은데? 거절하기 미안해서 출연한거 같지는 않네요 (그냥 제 생각입니다)

2024-03-05 19:04:26


촬영하느라

고생 많이 하셨을것 같은데.

저도 좀 아쉬운 부분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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