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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슬램덩크 극장판과 강풀의 무빙 20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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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9-25 13:24:05

지난주에 뒤늦게 무빙을 보기 시작해 주말에 20부까지 시청했습니다. 

마침 금요일에 게시판에 프랑켄 님께서 강풀이 슬램덩크에 대한 평가에 대한 글을 올려주셔서..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netflix&wr_id=312295&sca=&sfl=wr_subject&stx=%EC%8A%AC%EB%9E%A8%EB%8D%A9%ED%81%AC&sop=and&scrap_mode=

 

아... 맞다 그런 글이 있었지 싶어서 찾아봤습니다.  

거의 20년만에 읽어보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SNS같은 것이 없던 시절이어서, 웹툰으로 만화 작가들이 에세이처럼 하고싶은 말을 표현했고, 커뮤니티로 많이 전달 되었던 시절인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만화나 갖가지 잡다한 것들에 대한 분석이 흔하지만, 인터넷 초창기가 되고,  딴지일보류의 미시사 와 대중문화 분석이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PC통신 시절에도 있었겠지만). 

 

 

나중에는 연재하던 글을 모아서 책으로도 출간되었던 것 같습니다 

(책 출간이 2002년도이니까, 생각보다 더 오래전 만화군요) 

https://m.blog.naver.com/champ76/220741488813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아시다시피,  강력한 그림체의 작가입니다.

초보때에도 그림에는 천재성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고. 

솔직히 슬램덩크 초기에서는 그림이 완벽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림때문에 좋아한 것 같지도 않고)  이노우에 작가는 그림에 꽂혔는지.. 그림 쪽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더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eIpPn5prZh4

슬램덩크-> 베가본드로 넘어가더니,  장인(?) 같은 행보를 이어가면서 

작품수도 현저히 적어졌습니다. 과작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QGVZKfu29cM

 

반면, 강풀작가는 이번에 무빙이 잘되서인지,  인터뷰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엄청난 노력파더군요... 새벽 4시 작업실 출근... 

무빙 작업하는 기간동안은...  새벽 4시 출근 밤 12시까지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림에는 소질이 없는 것인지  슬램덩크를 교과서처럼 생각했지만, 강풀은 그림은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 대신 스토리로 극복해야 한다.  스토리와 서사개발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결국 강풀작가는 그의 말대로 서사가 있는 웹툰으로,   웹툰 1세대로 대 성공 했고. 

"영화같은 웹툰"이라는 평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작품을 많이 연재했고. 

그래서 많은 작품이  실사 영화화가 많이 되었지만, 번번히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오랫동안 영상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무빙도 웹툰으로 본지는  꽤 오래된 작품이었구요. 기억이 잘 안날 정도  

 

실패의 원인분석은 수많은 사람들이 수백 수천가지가 있었겠고, 저 또한 좋게 보지 않았습니다. 

냉정하게 웹툰이라는 매체로 공짜로 봤을 때는 재미있고 신선했던 내용이,  극장영화로 봤을 때는 진부한 영화로 비춰질 뿐이었습니다.  

영화화 된 강풀 웹툰을 보니, 강풀의 웹툰의 스토리나 연출 자체가 언젠가 어디선가 영화에서 본 듯한  클리셰의 모음이 아닌었나  싶기도 했습니다.  

 

강풀의 웹툰 자체가 영상화에는 잘 맞지 않고 웹툰세계에서나 통하는 작품세계인가보구나 생각했습니다.  

 

결국, 이러쿵 저러쿵 주변에서 이야기 할 수있지만, 가장 괴로운 것은 본인일테고.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많이 고민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 이번에 나온 슬램덩크 더 퍼스트 극장판은 다케히코 이노우에 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믹스로는 완벽한  슬램덩크를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영상화 했을 때의 발생할 수 있는 어색함과 문제점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연구했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점프 1화 연재 분량이 경기 시간으로 는 10초~15초에 불과...한데  그 안에 수많은 대사와 상황.... 

기존 TV애니메이션처럼 끝도 없는 코트를 달려가면서 대사를 할 수도 없는거고.... 

결국 이노우에는 그 답게 작품을 리얼리티한 느낌으로 완전 재구성해서 극장판에 맞게 뜯어 고쳤습니다. 

가장 명승부인 산왕전이라 하더라도, 리얼 타임으로 진행한다면. 고등학교 농구시합....  전반 20분 후반 20분.....에 불과합니다.   변덕규의 무깎기 쇼 같은 명장면도 아쉽지만, 실제 농구시합에 있을 수 없는 이피소드들은 들어 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극장판 러닝 타임을 위해 경기 시간 사이를 메울 수 있는 필러는 다른 그 무엇.....  

거기에  송태섭의 전사로 메워버립니다. 

 

결국 만화를 영화에 맞추는 방식을 택한것입니다.... 

 

저는..... 강풀도 이런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라면 영화라는 플랫폼에 맞게 각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불필요한 묘사장면은 들어 내고 좀 더 함축적인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무빙이 나오기 전까지는요. 

 

일단은 말씀하셨던 좋은 점에 모두  공감하며 봤습니다.  

생각보다 제작기간이 굉장히 길었던 것 같더군요. 그래서인가 배우들의 호흡도 좋았던 것 같아요.   

일단은 캐스팅이 너무  훌륭한 것 같습니다.  

특히 조인성 한효주는....  이래서 조인성 조인성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봉석역의 배우도 너무 귀엽고..  얼굴이 초능력이라는 고윤정 배우도 외모뿐 아니라 본인의 매력까지 어필할 수 있는 역할이라 본인에게 굉장히 터닝포인트가 될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불만에도 모두 공감하며 봤습니다. 

 

초반... 중반... 심지어는 작품 후반에 이르러 까지.. 

많은 분들이 하시는 불만에 너무 공감했습니다. 

극 전개가 너무 느려서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TV에서 하는 드라마도 본적이 없는데다가.. 

OTT에서 하는 시리즈도 완주한 작품은,  퀸즈갬빗, 오징어게임, 더글로리, 사냥개들, 디피(시즌1) 정도거든요. 전부 호흡이 빠르고 자극적인 작품이에요.. 

몇몇 장면에서는 1.5배가 없어서 너무나 답답해 하는 제 자신을 느꼈습니다...

이 신은 너무 긴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후반 전투에서 구룡포가 수세에 몰려 쓰러져있을때 ... 

나도 모르게..... 구룡포의 과거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구룡포에 대한 이상한 믿음이 가슴속에 차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안에 구룡포의 캐릭터가 빌드업(?) 이 되어있더군요...   

요즘 영화를 봤을 때의 느낌과는 다른 종류의 느낌이었어요.. 

 

아...이건 웹툰을 시리즈화를 한게 아니고, 시리즈를 웹툰화 하고 싶었던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웹툰이 생기면서 기존의 코믹스와 컷이나  챕터 구성이 다양해 졌 듯. 

 강풀이 본인 원작 웹툰을 직접 OTT 시리즈로 만들면서, 웹툰에서 보여줬던  캐릭터 빌드업과 서사구성을 그 느낌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 강풀의 스토리와 서사는 천재적이거나 엄청나게 새롭거나 스마트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어찌보면 어디서 본 듯 한 내용을 우직하게 엮어서 묵직하고 집요하게 전달하는 느낌이에요.. 

 딱 강풀 그림체 같은 느낌입니다.  

생각해보니, 다른 시리즈에 비해서 20부작이라는게 굉장히 긴거더군요... 

그런데, 신기하게.... 중도 포기 않고 꾸역꾸역 보게 되는 것도 신기하더군요.... 

 

그 또한 웹툰을 볼때와 느낌이 비슷했어요. 보고 나서의 느낌도. 

분명 더 글로리도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느낌이 달라요... 

더글로리의 배역은 드라마 주인공 같은데... 

조인성, 한효주, 고윤정은 만화 주인공들 같은 느낌이 듭니다.... (뭔 소리래?)  

   

 

어떻게 보면, 여러편의 영상화 실패를 통해서.. 이런 방식의 시리즈를 만들기 힘들었을 텐데.. 

그래서 한참동안 영상화가 되지 않았던건가 생각도 하게되는군요.  

결국은 본인의 생각대로 관철시키고 흥행에도 성공했으니.... 노력이 보답을 받는구나 생각이 들고.. 

 

성공을 위해서는 저 정도 열심히 해야겠군나 생각이 드는군요..  

 

방식은 다르지만..  물론 이노우에 다케히코도 대단하구요... 

 

무빙은  본인의 만화 원작의  "원형을 유지" 하면서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성공한 보기드문 사례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 군요.... 

 보통 만화 원작이 성공한 작품들은 "올드보이" 처럼 원작을 모티브로 가져오고 많이 각색한 경우가 많았는데요.....  

 

 

슬램덩크 극장판 2편은 나올 것인가?...  감독의 살아온 길을 봐서는 한번 보여준 쇼를 두번 보여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강풀작가는 성향상 계속 새벽 4시에 작업실로 가서 뭔가를 만들것 같군요...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시리즈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요? 

 

P.S.  쓰다보니.. 강풀 작가나 이노우에 작가에 대해 많이 아는 것 처럼 쓴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사실 잘은 모릅니다...  더 잘 아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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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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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9-25 12:32:43

이노우에와 강풀 둘 다 서사를 쌓아올리는 데 집중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는 거 같습니다.

이노우에는 아쉬울 거 없는 작가가 마지막 선물을 정성스레 준비해준 느낌이고 강풀 작가는 이야기를 더 풀고 싶은 이야기꾼이구나 싶어요.

다만 슬램덩크 때도 느꼈고 이번 무빙 때도 느꼈지만 속도감이나 액션을 중시하시는 분들은 이런 빌드업(서사 쌓기)을 대체로 싫어하는 모양입니다.
액션과 클라이막스에 당위성을 부여해주는 딱 그정도로만 필요로 하는구나 싶어요.

제 입장에서는 그렇게 명분쌓기용으로 서사를 쌓은 캐릭터는 결국 양산형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저도 중년이고 보면 이런 것도 결국은 낡은 스타일이겠습니다만...

WR
1
2023-09-25 12:34:35

일본에서는..... 

일단 메가 히트작이 나오면.... 

작품을 안 그려도 되는 풍토가 된 걸까요?  

도리야마 선생때부터 그렇게 된건가요? 만화가의 수입의 단위가 달라지게 되면서 그렇게 된것 같기도 하고.. 

물론 작가 성향따라 다르겠지만.... 

아주 예전 토키와장(?) 선생님들은 거의 돌아가실때까지 어마어마하게 작품을 그리셨는데..  그때 분들이 대단한 것 같아요.  

이런 진득한 서사 자체가.. 만화의 서사라고 생각합니다. 

만화는 사실 분량이나 회차에 별로 구애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슬램덩크에서 1회에 경기 10초 15초 분량이고. 단행본 한권이 단 몇분인데도 뭐라 그러는 사람은 없잖아요..    

2023-09-25 12:41:04

일본 만화는 애초에 상품성이 더 중시되니까요.
원피스가 처음부터 지금 같은 어마어마한 길이로 기획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다만 이노우에 선생은 인기 따라서 연재를 계속 해야만 하는 그 흐름에 타지 않은 거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한국 웹툰의 장점도 생활툰 장르를 제외하면 기승전결이 분명한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2
2023-09-25 12:29:11

 초반에 아 또 북한에 국정원나오네 지겹다 그랬는데 진행하면서 별로 신경안쓰게 됐구요 가끔 전개가 늘어지고 오글거려서 휴대폰을 자주 집어들게 되더라구요  특히 번개맨나올때마다 한숨나오더라는 ... 근데 좀 지칠만하면 몰아치는 연출이 있어서 계속 보게되고 뽕도 차오르고 20화가 길게 안느껴지더라구요 잼있게 봤습니다 후속작 엄청 기대되요   

WR
Updated at 2023-09-25 12:39:40

북한을 메인 빌런으로 설정한 것이.... 

웹툰 연재했던 10년 전이랑 지금이랑 또 온도차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번개맨은....  

좀 아쉽지만..... 생각보다는 세대를 이어주는 추억의 아이템은 아닌 것 같아요....

번개맨을 그렇게 좋아했던 애들도.. 지금와서 번개맨을 찾지는 않거든요......  

파워레인저랑 가면라이더와는 또 다른 것 같아요. 

어른이 되고 나서 추억할 수 있는 요소가 좀 부족한 듯. 

 

2023-09-25 17:33:58

그러네요 무빙웹툰이나올 당시면 내성이 없을때니 괜찮을법했네요  그나저나 슬램덩크 다시 꺼내서 봐야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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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5 13:23:19

 강풀이니까 통했고 강풀 작가가 직접 참여해서 일일이 다 신경쓰니 통했다고 봅니다만 일반적인 방식은 아니고 오래걸리는 방식이니 더 힘들어지는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차기작 나올때까지 몇년 걸리냐가 화두일 정도로요 인기있을때 확확 몰아쳐야 하는 속도도 중요한데 ㅠㅠ

WR
2023-09-25 13:25:26

현재 성공이 어느 정도 성공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원래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을 예측했었는지.. 

뭐 국내 성공도 감지덕지한 상황이었었겠지만요.. 


1
2023-09-25 14:32:12

수축과 이완의 장인 강풀...
변함없는... 예측 가능한 강풀인데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WR
2023-09-25 18:48:03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라고 다소 폄하한 것 같기도 한데요.. 

천재이고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좋지만, 우직하게 쌓아올린 만화식 서사를

영상물에서 볼 수 있던 것은 뭔가 그리운 것을 경험하는 느낌이었어요. 

작년에 봤던 탑건 매버릭이 이상하게 생각나기도 하고

 

1
2023-09-25 15:15:17

간만에 정성스런 글 읽어보네요. 잘 봤습니다

WR
2023-09-25 18:42:51

쓰다보니.. 길어졌어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
2023-09-25 22:15:57

 슬램덩크는 실사화 하면 그림과 실사의 갭이 부정적으로 작용해서 집중을 못할거 같은데 강풀은 정 반대죠. 솔직히 그림은 정말 못그리고 그림으로 캐릭터의 개성도 거의 부각시키지 못하니까 반대로 실사화 하면 그 단점이 배우로 플러스 효과를 내면서 효과가 극대화 되는거 같습니다. 강풀 만화중에 그림 보면 알아볼만한 캐릭터는 강풀 유니버스의 단골 손님인 양성식 정도 뿐이었던거 같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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