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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웬즈데이. 다들 하시는 호평에 숟가락 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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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11-30 11:47:55

- 기획이야 너무나 명료하죠. 한동안 나왔던 해리포터 클론들을 재현해보자. 그러고보니 아담스 패밀리 딸내미가 괴짜 아닌가? 걔를 기숙학교에 입학시키면 어떨까? 아싸리 학교도 그런 곳으로 만들어 버리자!

 

- 웬즈데이 아담스를 따로 떼어서 만드는 시도는 2010년 초반에도 있었습니다. TV 시리즈인지 웹드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Adult Wednesday Addams'란 쇼가 있었죠. 이 쇼는 판타지라기 보다는 웬즈데이의 시니시즘을 기반으로 만든 블랙코메디였지만요. 웬즈데이가 활용도(?)가 좋은 캐릭터라는 방증이랄까요. 그러니 해리 포터 클론에 갖다 놓는 시도도 할 법하죠. 그래서 나온게 넷플의 [웬즈데이]입니다.

 

- 그런데 진짜 양질의 클론입니다. 좀 오버해서 말하자면, 성인들 보기에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보다 더 나아보일 정도입니다. 시즌 드라마라 시간도 넉넉하니, 급하지 않게 이것저것 차분히 다루고 가고요.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신입생이라 어리바리한 해리 포터와는 달리 웬즈데이는 네버모어로 전학 오는 이유 자체가 이전에 거하게 사고를 쳐서입니다. 이미 미스터리에 돌입할 자세가 되어 있죠. 그냥 거침없이 갑니다.

 

- 사건의 전개가 여러 단계로 나뉘면서 점진적으로 커가는 분위기도 좋습니다. 왜 8부작이나 했을까 싶었는데 당위성은 충분합니다. 참고로 어제 4회까지만 보려고 했던 계획이었는데 그냥 8부작 달렸습니다. (아이고 졸려라... ㅠㅜ )

 

- 주의 사항. 지금까지 나왔던 모든 '아담스 패밀리' 관련 영상 중에서 제일 성인용입니다. 사람들이 마구 죽어나가고, 나름의 복잡한 추리들이 있으며, 잔인한 장면도 좀 있습니다. 

 

- 4회까지가 팀 버튼 연출이고 빛을 발하지만, 다른 감독들이 맡은 나머지 4회차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야기의 해결이 이뤄지는 과정이라 서스펜스는 후반부가 더합니다. 4회쯤 가면 멈추기가 힘듭니다 (아이고 졸려... ㅠㅜ)

 

- 배우들 매력, 일부 배우간의 케미가 폭발합니다. 누구하나 뒤떨어지는 배우가 없네요. 학생역 배우들은 아마 이후 몸값이 오를거 같아요. 면도날처럼 으스스하고 위험해 보이는 비앙카부터 전형적인 너드인 유진. 훈남으로 안소니-테리우스 포지션을 잡는 타일러-제이비어 까지 다들 제몫을 합니다. 이 드라마도 발암캐가 없습니다. (아 요즘 이렇게 발암캐 없는 드라마가 왜이리 좋은지.) 물론 학생 배우들간에 최정점은 웬즈데이와 이니드죠. 특히 이니드는 그냥 사이드킥 개그캐로 매김하기 쉬운 포지션인데, 막판의 활약과 엔딩때는 감동까지 안겨주더군요. 지금 중간쯤 달리고 있는 지인도 이니드 얘기밖에 안하더군요. ㅋㅋ

 

- 성인 배우들도 좋네요. 캐서린 제타 존스는 정말 나이가 얼굴에 보이지만, 모티시아 분위기는 잘내고요 (사실 저 캐릭터가 분위기로 먹고 들어가는 지라), 크리스티나 리치는 자기가 연기했던 인기 캐릭터를 바라보는 감회도 새로웠을텐데 매릴린 선생 역으로 잘했습니다. 보안관과 고메즈 아담스도 굿.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웬 크리스티. 매번 판타지 물에서 거구의 대모 스타일만 보다가 이런 학원물(근데 이것도 판타지??)에서 이렇게 기품있고 세련된 모습을 보니 너무 반갑네요. 연기도 호연이었고요.

 

- 스코어 음악이나 가끔 사용되는 노래들도 적절합니다. SNS 시대의 아담스 패밀리 이야기다보니까 그 괴리감의 느낌이 더 진하면서 묘한 아이러니를 안겨주고요.

 

- 떡법으로 끝나는 시즌 1? 전혀 아닙니다. 거의 해리포터 수준으로 한 권이 끝나는 이야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시즌에 얽매이는 거 싫어하시는 분들도 걱정말고 보셔도 될 듯 합니다.

 

- 살짝 걱정되는 점. 웬즈데이가 전학생인 탓에 첫 시즌은 범인의 후보군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죠. 그런데, 모든 사건이 해결되고 나니 이제 웬즈데이 곁에도 나름 헤르미온느나 론같은 포지션의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시즌 2가 이런 추리 플롯이라면 용의자 선상에서 제외된 사람들이 좀 많아졌다는 뜻이죠. 하지만 뭐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니, 걱정은 그때 가서... (게다가 시즌 2가 네버모어를 배경으로 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 영어가 유창한건 아닌데, 자막이 정말 찰지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저만의 생각은 아니었군요. DP 보니 다른 분들도 같은 생각을. 명품 드라마에 걸맞는 자막 작업 해주신 번역가님. 수고하셨습니다.

 

 -  그동안 넷플에서 양질의 시즌 드라마나 리미티드 시리즈는 많았죠. 하지만 진짜 울림과 잔상이 진했던 쇼를 들자면 [퀸즈 갬빗]이었고 이후에도 이런 느낌을 주는 시리즈는 별로 없었습니다. 사람 맘이 다 똑같은지 [퀸즈 갬빗]은 시청률과 여러 수상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죠. 그런데 [웬즈데이]가 오랜만에 그런 울림과 잔상을 주네요. 시청률 대박과 내년 에미나 골든 글로브에서 성과가 있을 것을 감히 예견해 봅니다.  오랜만에 진짜 제대로 나온 넷플 드라마입니다.

 

 

 

아래는 스포일러 단상. 절대로 읽지 마세요.!!

 

 

 

 

 

 

PS 1: 씽이 칼 맞았을때 진짜 얼마나 조마조마하던지. 그 와중에 웬즈데이의 명대사  "너 죽으면 죽여버릴꺼야"

PS 2: 윔스 교장 선생님도 너무 불쌍. 결국은 웬즈데이를 믿어준 사람인데요. 시즌 2에서도 교장으로 나오셔서 좀 툭탁툭탁하면 좋겠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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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2-11-30 11:37:19

저도 별 생각없이 주말에 켰다가 밤새고 지금까지 후유증이...시즌2가 기대됩니다. 

 

정말 간만에 넷플릭스다운(?) 드라마였어요.

WR
2022-11-30 11:41:33

그래도 주말에 보셨군요. 저는 왜 이런 애매한 화요일 밤에 봤을까요 ㅠㅜ  3시간 자고 출근 ㅠㅜ

1
2022-11-30 11:43:38

다음주 휴무때 달려야겠습니다.

퀸즈갬빗처럼 빠져들정도면야 믿고봐도 되겠군요 

WR
1
2022-11-30 11:45:39

드라마로만 일관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시간은 오히려 더 잘갑니다. 

1
2022-11-30 11:48:29

92년 아담스 패밀리 팬이어서 

크리스티나 리치가 나온다는 소식때문에라도 꼭 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여러 호평들이 더욱 기대를 높여주네요  

1
2022-11-30 11:58:33

배은미 번역가님 고맙습니다

WR
2022-11-30 11:59:57

배은미님이요? 기억하겠습니다. SNS 있으시면 팔로우 하고 싶을 정도로 고퀄 자막이었어요.

Updated at 2022-11-30 13:08:46

각 회차의 메인 엔딩 크레딧이 지나면 자막으로 번역가 이름이 뜹니다

1
Updated at 2022-11-30 12:13:24

시즌 2 가 나온다면 네버모어 학교 여름캠핑 같은 걸로 나오면 어떨까 싶긴 하네요

미국드라마나 영화 보면 여름캠핑은 무조건 가는거 같던데

거기서 다른학교 학생들과 엮이면 새로운 등장인물 많이 나올거 같구요

WR
2022-11-30 13:22:35

거기에 이니드가 좀 활약도 해주고...

1
2022-11-30 16:55:21

후반 4회차도 나쁘지 않다는데 공감합니다. 오히려 사건의 실마리가 하나씩 풀려가면서 서스펜스는 더 하죠. 시니컬한 웬즈데이와 발랄한 이니드의 조합만큼이나 기숙사 씬의 칼라 대비가 너무 인상적이더군요. 정말 간만에 웰메이드 드라마를 본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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