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메이킹 다큐를 보니 더 답답한 오비완
두달 쉬다가 디플 재결제 하니 라이트 & 매직과 이게 올라와 있더군요. 본편의 문제점들은 이미 많이 느끼고 공유된 상태라 그들이 뭐라고 하나 한번 봤습니다. 좋은건 유안과 헤이든이 나와 17년만에 다시 연기하는 전설적인 캐릭터들의 소감을 나누던 장면들은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언제 만드냐던 프리퀄이 이젠 20년이 넘어가는 고전이군요. 새파란 젊은이였던 헤이든의 중년 모습은 또다른 망작 토르4 다큐에 나온 나탈리 포트먼의 주름과 함께 아직도 적응이 안됩니다.
이젠 나오면 눈감거나 건너뛰고 싶은 KK 할매마녀는 다행히 얼마 안나왔고 감독이란 인간은 뭐라하나 궁금해서 봤는데 자기 아버지가 영화를 좋아해서 어릴때 아시아 액션물을 참 많이 봤다며 GIF로까지 박제된 반란군 여자가 헬멧을 툭 치자 정신 못차리고 쓰러지던 스톰 트루퍼 촬영장면을 넣어놨더군요. 이쯤되면 한 개인의 착각이 아니라 루카스필름 전체가 되돌리기 힘들 정도로 망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루카스 시절에도 연출에 이런저런 비판은 있었지만 작품의 기술적인 퀄리티가 떨어지진 않았잖아요. TV 에피소드 한두편 연출하던 사람에게 스타워즈 세계관 핵심 인물들 이야기를 맡겼더니 결국 허접한 밑천만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위에 말한 씬만 아니라 여기저기 세계 최상급이던 스탭들이 만들었다고 믿기 힘든 장면들이 속출합니다. 시작부터 전직 제다이가 아장아장 도망가는 꼬마 레아를 못잡아 잃어버리고 광선검에 몸이 관통당하고도 잘 살아 돌아다니고, 그것도 두명이나, 얼핏 봐도 티가 안날 수가 없는 탁 트인 행어에서 코트 안에 레아 숨기고 어설프게 걸어가는데 안들키는 장면 등등 관객 수준을 초딩으로 아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라스트 제다이에서 아시아 여성 캐릭터를 그따위로 묘사해 배우 경력에까지 피해를 줄 정도였으면 이번 흑인 여성 셋째 자매는 공감이 가게 그려져야 하는데 점점 겉돌다가 마지막회에선 빼도 아무 상관없는 씬으로 러닝 타임만 잡아먹고 말더군요. 깨작깨작 광선검으로 튕겨내는 씬은 밈이 된듯하고요. 이쯤되면 PC가 아니라 고도의 안티같기도 하네요. 도망가다 실신하는 루크는 멍청하고 레아만 똑똑하게 그려진 것도 기분 탓일까요?
이 문제 투성이 시리즈에 호흡기를 대준건 추억팔이 베이더와 오비완의 대결인데 그마저도 에피소드3의 깔끔한 대결에 사족일 뿐 둘은 에피소드4까지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입니다. 안도르는 전작들이 워낙 바닥을 쳐놔서 액션씬만로도 눈길을 잡던데 과연 어떨지 기대는 안하지만 우려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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