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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수리남 봤습니다(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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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9-27 17:54:40

수리남 이틀에 걸쳐서 정주행했습니다.

 

수리남 보고나서 든 생각은 이 작품이 명작이나 수작급은 아니지만 일단 보면 몰입감도 있고 시간도 잘가는 범죄오락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구 반대편 남아메리카의 소국 수리남에서 한국인이 마약왕을 하고 수리남 정재계를 구워삶았다는 거짓말같고 극적인 실화도 분명 한몫하는거 같습니다.

 

제가 1,2화/3~6화 이렇게 나누어서 봤는데 1화 2화는 전체적인 인물 소개 상황 소개 등 빌드업이 많아서 수리남 관람 첫날은 지루하다기보다는 요즘 작품들은 거두절미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게 추세인데 윤종빈 감독이 드라마로 찍어서 인물들의 상황이나 전사를 좀더 보여주고 싶어했나... 싶었습니다. 수리남 보고난후 윤종빈 감독 인터뷰보니 본인도 1~2화가 다소 늘어지는걸 인지하고 있었던 모양이더군요.

 

하지만 3화부터는 본격적으로 몰아부치고 엄청난 반전이 있는 5화 정도에서 또 텐션이 올라가고 그 상태에서 드라마는 끝납니다. 무리없이 쭉쭉 볼수 있습니다.

 

순전히 제 느낌이지만 윤종빈 감독은 수리남이 범죄느와르물의 외피를 쓰고있지만 결국 하고싶었던 말은 전작 범죄와의 전쟁과는 다른 한국의 아버지상을 그리고 싶었던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범전의 최익현 수리남의 강인구 모두 본인이 힘들게 살았기에 본인 가족들 특히 자식들에게는 이런 험한 꼴 안보게 하려고 열심히 살아가고 자식의 교육에도 신경쓰는 전형적인 한국의 아버지상입니다.

 

다만 최익현은 그걸 위해 온갖 나쁘고 더러운 짓을 하면서 우리 아버지네들은 다 이렇게 살아왔다고 일종의 합리화를 한다면 강인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어떠한 선은 넘지않으려고 부단히 애를 쓰고 극중 전요환에게 그냥 붙어먹을까 생각하다가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양심 그리고 가족들에게 떳떳한 남편 아버지가 되기위해 그러한 갈등에서 자신을 제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 생각에는 윤종빈 감독이 범전을 통해 한국적 아버지상을 부정적으로 그린데에 대한 일종의 미안함으로 이번에는 한국의 아버지상의 긍정적인 면을 극대화시킨게 아닌가 싶었네요.

 

배우들의 연기들은 대체적으로 다 좋았습니다. 여러군데서 유연석 배우의 연기를 지적하는 걸 많이 봤는데 저는 괜찮았습니다. 조직의 브레인이지만 왠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잡다한 일까지도 하고 말투에서도 본인이 엘리트이고 나 이런 사람이다 라는 뭔가 있어보이고 싶어하는 유학파 인텔리의 느낌을 강조하지만 실상은 허당이고 결국에는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데이빗 박의 유약하고 재수없는 느낌을 유연석이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건축학 개론에 나왔던 그러한 비열하고 재수없는 연기도 유연석이 잘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 수리남에서도 전 좋았습니다.

 

오히려 주인공 강인구를 맡은 하정우 연기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역시 주연급이라 그런지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혹자는 강인구가 특수요원도 아니고 민간인이 그러한 사지에 내몰렸는데 그렇게 태연하고 뻔뻔한게 말이되냐는 말을 하는 것도 봤는데 뭐 실화는 국정원 협력자 K씨가 더 대담한 양반이라 그걸 감안하고라도 좀 인물이 평면적이었습니다. 

하정우가 실제인물 K씨의 죽음에 내몰리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블러핑하고 대담한 실제 모습을 참고로 했다고 하면 할말은 없는데 그거는 그렇다고 쳐도 이래저래 아쉬웠습니다. 하정우 연기가 언제부턴가 비슷비슷하다라는 말은 많이 들어왔지만 그래도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갔는데 수리남은 작품 평과는 별개로 본인이 매너리즘에 빠진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최근 하정우의 프로포폴 사건이후로 찍은 작품이라 본인의 상황때문에 연기에 제대로 집중을 못한건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네요.

 

황정민도 하정우처럼 어디서 본듯한 연기를 합니다. 정청+박성배를 섞어놓은 듯한 기시감을 극 여러군데에서 발견했습니다. 

황정민도 하정우처럼 이제 식상하다 라는 비판을 많이 받고 황정민 본인도 본인을 그린 영화 '인질'에서도 대사로 써먹을만큼 인지하고 있는듯 합니다. 분명 식상하다는 비판은 맞지만 동시에 느낀건 레시피는 비슷비슷하지만 그래도 맛은 증명이 돼서 찾아갈때마다 맛있는 동네 맛집처럼 황정민 이런 연기도 식상하지만 이런 느와르 장르에는 찰떡깥이 들어맞는 것도, 극 몰입감을 살려주는 것도 어쩔수없이 동의할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황정민 연기의 기시감과 식상함에는 동감하지만 수리남 보면서 느낀건 이제는 황정민 이런 연기는 일종의 장르로 인정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네요.

 

이 작품의 큰 수확은 조우진 배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물론 조우진 배우가 만년 기대주도 아니고 이미 7년전 내부자들에서 센세이션한 연기를 보여준후 주조연급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앞서말한 황정민 하정우가 본인들 연기에 일종의 '쪼'가 있다면 조우진은 그런 쪼가 없지는 않은데 미묘하게 다르고 그걸 티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같은 악역이라도 비열한 대기업 상무부터 밑바닥 조선족 깡패까지 스펙트럼이 참 넓음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특히 히트맨이나 특수요원같이 조우진 배우가 다소 마른 체형이나 가냘픈 얼굴이나 이미지나 그러한 피지컬이 중시되는 역에 전혀 어울리는 모습이 아닌데 저번 강철비 북한 요원 맡았을때도 느꼈지만 막상 극에 들어가면 그런 마르고 가냘픈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정도로 극에 위화감은커녕 오히려 잘 어울린다는 걸 많이 느꼈네요. 그만큼 연기를 잘한다는 것이겠죠. 다들 이 장면에서 놀라셨겠지만 전요환의 오른팔이자 조선족 깡패 변기태에서 국정원 요원이자 특전사 대위 김희원으로 조선족 사투리에서 표준어로 목소리 싹 바뀌는 장면은 이 수리남의 명장면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조우진 배우가 사회적 물의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한동안 주조연급 남자배우 풀에서는 조우진을 능가할 남배우가 없을것이라 생각해요.

 

넷플릭스 공무원 박해수는 저번 오겜때도 느꼈지만 발성이 참 좋다보니 목소리에도 신뢰감이 생겨서 서울대 나온 인텔리나 검사 국정원 요원 등 공무원/화이트칼라 역을 많이 맡게되는거 같습니다. 극중 사업가 구상만으로 변장할때도 약간의 떨림과 어색함마저도 잘 연기하더군요.

 

그리고 조연이지만 전요환의 오른팔이자 광신도 이상준 역 맡은 배우도 눈길이 가더군요. 마스크가 전형적인 미남은 아닌데 매력있었는데 작년에 전 여친과 사생활 논란때문에 극중 비중이 축소된걸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음주운전 마약 등 사회적 물의까지 일으킨건 아니기에 좀 쉬다가 복귀는 할수있을듯한데 복귀하면 욕은 좀 먹을지언정 연기나 특이한 마스크때문에 스크린에서는 좀 종종 볼수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아주 짧은 비중이었지만 광신도 여자 권사 역을 맡은 이봉련 배우도 눈에 띄었구요. 이봉련 배우 비중도 조금만 높았으면 어떘을까 싶었습니다. 잠깐잠깐 나오지만 연기가 이봉련 배우를 더보고 싶더라구요.


아무튼 이 작품 앞에서도 말했지만 수작 명작은 아니지만 충분히 재밌게 볼수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범죄느와르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이만한 작품이 없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작년 모가디슈도 그랬지만 수리남도 작품 상황보다 현실이 더 극적이더군요. 모가디슈 실제 상황도 그대로 연출했으면 작위적이다 개연성없다고 욕먹을까봐 류승완 감독이 현실보다 순화되고 건조한 상황으로 만들었다는데 수리남도 윤종빈 감독이 너무 영화같이 만든거 아니냐 개연성없다 소리 들을까봐 뺀 설정도 있다하니 요즘 느끼는 건 현실이 영화드라마보다 더 극적이다라는 걸 많이 느끼게 됩니다.

 

그릐고 다른 여담이지만 2화 단체마약씬에서 황정민 옆에서 필로폰이 담긴 술을 마시는 한국의 시미켄 민도윤 배우가 나옵니다. 그 옆에 이름은 모르지만 다른 남자 에로배우도 나오는 걸 알아보는 것도 일종의 큰재미입니다. 아마 한국에로영화 종종 보시는 분들은 바로 알아채실수 있을 겁니다(저는 바로 알아봤다는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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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2-09-27 13:00:54

분석글 대부분이 합당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내용이네요.

 

박해수는 넷플릭스 공무원 소리 들을정도로 나름대로 넷플릭스 제작 드라마중에서 꽤 괜찮은 드라마에 연달아 출연하니까

 

해외 유튜버들이 스퀴드께임 상우~ 라고 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더군요.

 

 


WR
2022-09-27 14:07:00

박해수는 마스크도 마스크고 단순히 잘생긴걸 떠나 신뢰감이 가는 얼굴과 목소리에 연기력도 검증이 됐으니 많이 찾는거겠죠.

Updated at 2022-09-27 14:07:29

박해수 하면 역시.....................   밥은 잘 잡샷어? ㅋ

WR
1
2022-09-27 14:05:57

맞습니다ㅋㅋ찰진 대사더군요. 윤감독이 한국인 특유의 안부물을때 밥먹고다니냐 식으로 물어보는걸 모티브로 했다는데 오겜에서 ㅅㅂ기훈이형 처럼 밈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022-09-27 14:17:57

저는 업어치기 한판이 인상적인...
소시적엔 2단까지 취득했었는데 사회생화루하다보니 이젠 허리아파서 꿈도 못꾸는 나이가 되었네요.
업어치기. 빗당겨치기. 안다리 등등 몇거지가 나오죠.

WR
2022-09-27 15:25:17

그냥 하정우가 싸움잘했다는 설정이면 너무 먼치킨아니냐 얘기나왔을텐데 엘리트 유도선출이었으니 수긍하게되더라구요

2
2022-09-27 15:07:16

소위 쪼가 있는 연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배우들이 그 역할에서 거의 100% 역량을 발휘했고.. 조우진은 역량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드는 급이었고 그랬습니다. 마무리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근래 본 드라마 중에서는 가장 긴장감 유지를 잘 하면서도 과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최근에 서울대작전 보고 나서 더더욱 느낀 건, 아무리 좋은 배우를 갖다 놔도 연출의 밀도가 없으면 연기도 무너진다는 것인데요, 그 반대의 케이스가 수리남이 아닐까 싶습니다.

WR
2022-09-27 15:26:44

연출의 밀도라... 동감합니다. 서울대작전은 제가 보지않아서 어떤 얘기는 못하겠지만 윤종빈 감독은 확실히 남자배우들을 어떻게 써야하고 디렉팅해야하는지 잘 아는 감독같아요.

2022-09-27 23:08:23

공감이 많이 되는 감상기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추천~ ^^

WR
2022-09-28 13:26:13

공감되셨다니 저야말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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