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베터 콜 사울 시즌6 갈수록 힘이 빠지는 느낌입니다.

더 극적이고 스펙터클한 이야기로 끝맺을 수도 있었고 각본가 입장에서도 그게 훨씬 편리한 길이었겠죠. 마이크와 거스 vs 랄로의 마지막 결투, 그 속에 휘말리는 지미와 킴, 얼마나 재밌겠습니까.
하지만 빈스 길리건은 그런 길을 선택하지 않고 애써 돌아갑니다. 다들 재미없는 파트라 이야기하던 흑백 톤의 브배 이후 지미의 모습을, 아무 의미없는 것처럼 보이는 플롯으로 한 화를 통채로 소모해가며 보여줍니다. 그것도 시리즈의 결말이 고작 3-4화 남은 시점에서 말이죠. 저는 이 에피소드들도 매우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지만, 대중적인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명백합니다. 하지만 브레이킹 배드-베터 콜 사울의 15년 가까이 되는 대장정을,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어찌보면 고리타분하기 그지없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를 마무리짓기 위해선 이게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아마도 거의 확실히, 거스와 마이크는 더이상 등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9화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마무리지어졌습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마이크는 베르너 치글러를 죽이며 선을 넘고 말았고, 그의 도덕적 세계관은 붕괴됐죠. 랄로와 하워드의 뒷처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마이크의 모습이 등장하는 순간, 이미 선택의 결말은 보여진 것입니다. 더이상의 뒷이야기는 구차할 뿐이죠. 거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어찌보면 허무하게 느껴지던 하워드와 랄로의 퇴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시리즈는 오랫동안 정들었던 캐릭터들을 떠나보내는 데에 주저함이 없습니다. 그들 각자의 사소한 선택들에서 비롯된 결과를 시니컬하게 비추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예상되는 이 이야기의 결말이 더욱 안타까운 것이죠.

킴을 안죽이고 퇴장시켜서 얼마나 다행인지...
앞으로 마무리는 어떻게 할지 초 기대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