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약스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사랑스러운 드라마'인가
드라마의 오프닝은 사랑스럽고 귀여운 음악으로 우영우가 하루를 시작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영우 캐릭터는 자폐인이지만 적당히 개그와 귀염움이 섞여 있어서 부담없이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jHBlqvoboA
그런데 그가 관여하는 재판들은 완전히 전쟁입니다. 별의별 인간들이 이상하고, 무시무시하고, 구린 문제들을 들고와서 법정에 섭니다. 이게 대부분 실제 사건에서 가져온 거라고 하더군요.
이때 우영우가 일하는 "한바다"라는 대형로펌의 특징상, 우영우가 반드시 정의의 편이 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그는 가끔씩 악당들을 변호하기도 하고, 이 사건들은 대체로 이기건 지건 찜찜한 느낌을 남기고 끝나죠. 11화에서 그가 변호했던 사람처럼, 다른 비밀이 있었고 재판 승리 후 완전히 돌변해서 예상치 못한 쪽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12화가 가장 인상깊더군요. 회사 구조조정으로 해고당해야 했던 여성들을 보여주면서 이들을 우영우가 변호하는가 싶더니만 그 정반대편을 변호하더군요. 당연히 대형로펌에 있는 변호사라면 그런 사건들에서 어떤 편에 서게 될지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정해지죠.
그런 묘한 불협화음이 이 드라마의 특징이자 강점인 것 같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이지만 소속은 강자의 편인 대형로펌이라는 모순말이죠.
저는 첫 몇 화만 보고 이미 오래 전에 감상을 중단한 일본드라마들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본에서 무슨 핸디캡이나 특수한 능력이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다루는 드라마들은 아주 흔하고, 대체로 이것들은 에피소드별로 그 핸디캡이나 능력을 이용해서, 혹은 극복해서 순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그리고 항상 뭔가 '교훈'이 나옵니다. 우영우가 뭔가 깨닳음을 얻을 때 고래가 점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것도 일드스럽습니다.
그런데 확실히 우영우는 그런 흔한 일드와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네요. 예측 불가능하고, 교훈과는 좀 거리가 있으며 도덕적으로 모호한 지점이 있는 문제를 다룹니다. 오징어 게임이 나왔을 때에도 일본에 흔한 서바이벌류 드라마인줄 알았는데 완전히 다른 전개를 보여준 것 처럼 말이죠.
그래서 드라마의 스토리는 귀엽거나 사랑스럽지가 않고 아주 현실적입니다. 오프닝의 귀여운 모습들은 마치 고도로 지능적인 페이크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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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특히 12화의 엔딩, 그리고 그 앞의 몇몇 에피소드에서도 주인공이 꼭 승리하지 않는 다는 것, 또는 선한 편 혹은 약자로 그려지는 쪽이 이기지 않는 다는 점에서 매우 냉정하다고 느꼈고 이게 이 드라마의 판타지스러움과 무척 잘 조화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게 한드의 장점이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