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카터, 정병길 감독의 의도 분석 (feat. 폐목욕탕 누드걸)
카터 평점은 중간층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는 액션의 새로운 시도를 도입한 미친 작품일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이건 게임이지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저는 전자쪽이지만 두 의견 모두 존중하고요.
카터는 강점과 약점이 뚜렷한 영화입니다.
액션이 퍼레이드처럼 연결되는데 대사나 다른 연기도 액션을 위한 보조역처럼 느껴지죠.
매운 맛 액션이 계속 이어지만 후반부에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정도는 알 텐데 왜 액션으로 몰빵했을까요?
저는 카터를 '정병길감독의 액션 포트폴리오'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들이 취업할때 자신의 작품 포트폴리오를 제출합니다.
정병길감독도 이번 카터를 통해 자신의 액선 포트폴리오를 영화 제작사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작비 300억으로 이정도 작품을 만들었는데 나에게 2천억을 준다면 어떤 작품이 나올 것 같음?'이라는 질문이죠.
카터와 대치점에 있는 영화가 그레이 맨입니다.
그레이 맨은 액선영화가 갖추어야할 것은 다 가지고 있고 기본은 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학생으로 치면 B+ 이상은 다 받고 육각형 인재인데 특별히 잘하는 과목은 없어서 특징없는 학생같습니다.
카터는 다른 과목은 꽝인데 수학경시대회에 가면 입상하는 외골수같습니다.
미국의 대형 영화 제작사려면 어느 감독을 선호할까요?
저라면 카터의 정병길감독을 택할 것 같습니다.
부족한 시나리오는 유명 시나리오 전문 작가를 붙여주고, 연출을 커버할 수 있는 스탭을 붙여주고,
CG는 예산을 더 투입하면 되죠.
개인적으로 첨보 스릴러물은 본 얼티메이텀에서 정점을 찍었고 그 이후 본 시리즈에 비견할 수 있는 작품은 나오지 않았다고 봅니다. 본 시리즈에서 보여준 새로운 액션을 능가하는 작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본 시리즈 외에 들 수 있는 작품은 사실적인 총기 액션이라는 새로운 액션을 보여준 존 윅 정도가 있겠네요.
(그런데 존 윅에서 악녀 바이크 격투 오마주가 있었죠.)
꾸준히 수준있는 작품을 내고 있는 톰형의 미션 임파서블도 있겠고요.
정병길감독의 액션의 신기원을 몰고왔던 이들 작품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레이 맨 아무리 굴려봐야 새로운 것 못 보여줍니다.
정병길감독 연출에 약점은 분명히 있지만 새로운 액션 장르를 보여줄 수는 있는거죠.
폐목욕탕에서 뜬금없이 등장한 나체녀.
이 장면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총들고 쏠 것처럼 분위기 잡다가 맥거핀도 아니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만 했는데요.
그런데 카메라 워크를 보면 나체녀 정면에서 위로 올라갔다가 주원 뒤로 이동해서 다시 두 사람 위로 올라갑니다. 그 장면만 본다면 카메라 워크를 통해 에로티시즘을 표현헌거죠.
그 장면을 끝으로 롱테이크 액션씬이 연결되고요.
정병길감독이 '나 이것도 할 줄 안다.'고 자랑하려고 넣은 씬 같습니다.
포트폴리오 중의 하나가 되는거죠.
정병길감독의 의도가 맞아떨이진다면 미국 대형 제작사의 눈도장을 찍고 새로운 액션 작품에 기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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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애초에 초기평을 보고 아무 생각없이 봤는데 확실히 본인의 강점만을 나열한 영화였습니다.
제작사의 입김이 들어간 초기작부터 지금까지의 필모를 보면 갈수록 본인이 추구하는 바를 극단적으로 연출하는데
제대로 된 각본가와 기타 여건만 받쳐주면 가능성은 점쳐볼만하다고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