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다 보니 이베이나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빈티지 기기들을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학생이라 큰 지름은 어려워서 야금 야금 수리 안 된 것들을 모으고 있는데… 빈티지 제품만의 매력이 있고 개인적으로 미니멀한 요즘 제품들은 비싸기도 하고 마음이 잘 안 가네요.

1. 듀얼 1264 턴테이블
2. 파이오니아 sx-990
3. KLH model 32
4. Advent Prodigy
5. 마란츠 m-cr503

듀얼 턴테이블은 고딩때부터 항상 가지고 싶어했는데 몇달 전에 저렴한 매물이 올라와서 구매했습니다. 잘 돌고 스탠턴 d61이라는 70년대 카트리지가 달려 있고요. 설명서랑 보증서까지 다 있더라고요. 근데 스튜어핌펠이라는 고무가 닳아서 자동 기능이 안되서 또 교체..를 해서 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45rpm이 안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벨트 교체랑 전반적인 윤활과 청소가 한번 더 필요할 것 같네요. 그래도 수십년 세월이지만 내부가 너무 깔끔해서 놀랐습니다 우하하

파이오니아 리시버는 오늘 어디서 공짜로 업어온 건데 내부가 먼지로 뒤덮혀 있었습니다. 청소 대충 해서 유럽식 스피커 단자라 그냥 야매로 선을 끼워 넣었는데 스피커에는 전원이 들어오긴 하더라고요. Aux나 포노 단자에 별 짓을 해도 소리는 안 나오고.. 일단 스피커 단자에 변환 젠더를 사서 되나 다시 테스트 해보고, dexoit으로 단자를 다 세정해보고 어떤지 봐야 할 것 같은데.. 캐패시터가 잔고장이 많다는 말이 많더라고요. 땜질 경험은 없어서 누구한테 부탁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수고가 과연 합당할지 고민이네요

요건 엣지랑 크로스오버 다 상태가 괜찮은 구닥다리 klh인데요. 헨리크로스 일당들 다 회사 나간 상황에서 나온 모델이라 예전만큼은 못하지만 따뜻한 소리를 잘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요즘 나오는 중급기 북쉘프보다 더 소리가 좋아요. 매우 흡족합니다. 근데 냥이가 스트레칭 용으로 써서 그릴에 구멍이… 아주 한대 날려주고 싶은데 얘가 멀 알겠어 싶어서 그냥 참습니다 (사실 절대 한대 때릴 마음 하나도 없어요!!!)

어드밴트 프로지디는 80년 말에 젠센 이하에 회사가 있을 때 나온 제품이에요. 위아래 원목으로 만들어진… 같이 나온 모델 중에 베이비 어드밴트 2가 유명합니다. 이건 8인치 우퍼에 같은 트위터가 장착된 거구요. 근데 이건 우퍼가 오리지널이 아니라서 소리가 좀 구리네요. 오리지널 매물이 올라오면 사서 수리하고픈데 되팔렘들이 어이없는 가격에 올려서 별 관심이… klh 스탠드로 사용중입니다.

마란츠 mcr503은 한국에서 가져온 기기인데 이건 중나에서 10만원에 건진 올인원 시스템입니다. 50w로 출력도 꽤 괜찮은? ㅋ 여기서 중요포인트는 아이팟 연결이 되서 아이패드를 꽂으면 dac랑 걍 한방에 해결됩니다. 스포티파이 쓰면 아예 다른 폰에서 컨트롤도 가능.. 마란츠다운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제품이네요.

뭐 남들한테 돈 꽤들였어.. 소리 죽이지?ㅋ 하는 것 보다 찾기 힘든 요런 빈티지들을 공략해서 올 소리 좋은걸 ㅋ 듣는 게 기분이 좋아지네요. 한국에서는 극소수가 이런 걸 예전에는 누렸겠구나 싶고.. 아빠께서 헐 대단이라고 하십니다. 제가 산 적 없는 시대에 나온 물건들을 쓰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좀 수리해야할 게 많다보니 걱정이지만 이렇게 글 쓰다보니 뿌듯합니다.